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0244

MB의 ‘자원외교’ 대국민 사기극, 조중동이 띄웠다
정권 출범 초기부터 자원외교 성과 부각…막대한 국부유출에 언론 책임 없나
입력 : 2014-11-25  21:35:56   노출 : 2014.11.26  11:00:28  조수경·금준경·장슬기 기자 | jsk@mediatoday.co.kr    
추정 손실액이 23조원, 부채는 최대 56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는 정부가 운을 띄우면 언론이 쏟아내는 홍보성 기사에 탄력을 받아 진행됐다. 막대한 국부가 유출된 것과 관련해 언론 또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07년 대선 때부터 ‘경제 대통령’ 이미지 쌓기에 치중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출범초기부터 자원외교에 공을 들였다. 신임 국무총리 역할은 ‘자원외교’라고 강조했을 정도다. 이를 부각시킨 언론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였다. 조선일보는 인수위 시절인 지난 2008년 1월 15일 <“새 총리는 세계 누비며 자원외교 할것”>이라는 기사를 1면 톱으로 배치했다. 중앙일보도 기사 <“총리는 세계 누비며 자원외교 해야”>를 3면에 배치했다. 

▲ 조선일보 2008년1월15일자 머리기사
 
이명박 정부의 적극적인 자원외교를 주문하는 기사도 적지 않다. 동아일보는 2008년 2월2일 사설 <총성 없는 자원전쟁 어디서 활로 찾을 건가?>에서 “차기 정부가 자원외교 강화를 위해 재외공관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들리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2월27일 머리기사 <에너지·자원 확보 MB식 경제 외교>에서 이 전 대통령의 자원외교를 부각했고, 조선일보는 3월21일자에서 기사 <동중국해 유전 개발 뛰어들어야> 등 3면 지면을 모두 유전 개발로 채워 자원외교의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자원외교를 둘러싼 정권과 언론의 유착은 정권 초기인 2008~2009년 내내 이어졌다. 정부가 이라크 쿠르드 원전 개발권을 따냈다고 홍보하면 조중동이 받아썼다. 조선일보는 2008년 6월26일자 2면에 기사 <초대형 원전개발권 따내>를 실었고, 중앙일보는 이 소식을 같은 날 경제면 1면 기사로 올렸다. 하지만 쿠르드 원전개발권은 2011년 사업성이 없어 실패로 결론이 나 4,400억 원의 손실을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 아랍에미리트를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012년 11월 21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알아인 알-라우다궁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칼리파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MB표 자원외교’의 허상은 2009년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2009년 2월 정부는 “이라크 바스라 인근 유전개발과 SOC 건설사업에 협력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라크 정부가 우리 측의 일방적 발표에 불만을 표시하며 두 달 뒤 해당 유전개발 사업 입찰에서 한국기업들을 배제했다. 스웨덴 에릭슨과의 협상에 대해서도 ”에릭슨이 한국에 5년간 15억 달러(2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에릭슨 회장은 이틀 뒤 ”이명박 대통령에게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오히려 자원외교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2009년 8월11일자 사설에서 “안이한 판단으로 방심하다 막판에 경쟁국에 뒤치기를 당하거나 부풀려 발표했던 협상결과가 뒤집혀 망신을 사기도 했다”면서도 “더 많은 외교 인력을 자원 보유국으로 돌리고, 광폭의 정보력과 교섭력,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통해 동원 가능한 자금을 과감하게 투입하는 결단력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원외교 실패의 대표적인 사례인 캐나다 유전개발업체 하베스트 인수 건도 비판 없는 언론의 장밋빛 전망 속에서 추진됐다. 2009년 10월 한국석유공사는 하베스트 사의 탐사·개발·생산 부문만 인수하기로 했으나 무리하게 정유 부문까지 4조5107억 원을 들어 인수했다. 결국 2조5000억 원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고, 결국 정유회사 ‘날’을 200억에 헐값 매각했다. 

하베스트 인수 당시 중앙일보는 2009년 12월24일 기업면 7면 기사 <한국석유공사, 페루·캐나다 업체 M&A 성공…글로벌 석유기업 발돋움>에서 이 소식을 전했다. 조선일보도 지면에서 이 소식을 전했다. 물론 적극적인 띄우기에 나선 건 아니었지만 문제점 역시 지적하지 않았다. 

 
▲ 중앙일보 2009년 12월24일자 기업면 7면 기사
 
고기영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2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캐나다 현지 언론에서조차 하베스트 인수를 비판하는 보도가 나왔고, 월스트리트저널에서도 ‘하베스트사에 신의 은총이 내렸다’고 비꼬는 보도를 했다. 한국 언론들도 하베스트 인수건의 문제점을 충분히 지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권의 무리한 추진과 비판 기능을 상실한 언론들의 무분별한 띄우기는 결국 막대한 국부유출로 이어졌다. 하베스트 건 뿐만 아니라 페루의 ‘사비야 페루’를 인수하면서 4,835억원을 지급했고, 유가변동에 대한 리스크 보전액으로 1,660억원 추가 지급했으나 현재 석유지분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캐나다 혼리버·웨스트컷 광구에도 9,503억원을 투자했으나 손실액이 7,11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멕시코 볼레오 동광개발에도 806억원을 투입했고, 각종 지급보증 등을 포함하면 현재까지 2조원 가까운 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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