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bar/803604.html

[포토뉴스] 홍준표, 달랑 1시간 봉사·신고벗고 ‘장화 의전’ 눈총
등록 :2017-07-20 15:20 수정 :2017-07-20 17:50

정치BAR_
청와대 회동 불참하고 자원봉사 나선 홍준표 대표의 2시간

19일 청와대 상춘재에선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4당 대표의 오찬 회동이 있었습니다. 문 대통령이 정상 외교 성과를 설명하고, 여야4당 대표와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죠. 그런데 같은 시각 제1야당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의 한 시골된장 시범화 사업장을 찾았습니다. 김태흠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홍문표 사무총장 등 당직자들도 함께해 깨진 장독에서 삽으로 된장을 덜어내는 등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수해 피해로 고통받는 현장을 찾아 봉사활동을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홍 대표는 “청와대 들러리 회담에 참가하기보다는 수해현장을 찾는 것이 바른 길이라고 판단 했기 때문이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홍 대표가 1시간 남짓 봉사활동을 하고 자리를 뜬 것이 뒤늦게 알려져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또 작업 전에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장화를 신는 모습도 화제가 됐습니다.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여야4당 대표가 115분을 만나는 동안 홍 대표는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까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수해 지역을 찾아 장화를 신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수해 지역을 찾아 장화를 신고 있다. 연합뉴스

홍 대표는 이날 낮 12시15분께 충북 청주의 한 된장 농장에 도착했습니다. 애초 자유한국당의 ‘청주 수해지역 현장방문 및 자원봉사 계획안’은 오전11시30분에 도착해 낮12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점심식사와 현안 점검을 마친 뒤 저녁6시까지 자원봉사를 하기로 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오전 회의 일정으로 예정보다 45분 늦은 12시15분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홍 대표가 장화를 신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현장 관계자가 허리를 숙여 홍 대표에게 장화를 신겨주는 모습이었죠. 누리꾼들은 “오히려 홍 대표가 봉사를 받았다”고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19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수해 복구 자원 봉사를 위해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누리집
19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수해 복구 자원 봉사를 위해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누리집

늦게 도착한 홍 대표는 깨진 장독에서 삽으로 된장을 퍼내는 작업을 돕다가 오후 1시10분부터 40분간 점심식사를 했다고 합니다.

19일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자유한국당 누리집
19일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자유한국당 누리집

점심 식사를 마치고 오후 1시50분에 작업을 재개한 홍 대표는 수해지역 지원금 3000만원을 전달하고 2시15분께 현장을 떠났습니다. 결국 1시간 남짓 봉사활동을 한 셈입니다. 11시30분께 시작된 청와대 회동은 1시30분께 끝났습니다. 홍 대표가 현장을 떠날때쯤 각 정당 대표들은 회동 결과를 브리핑 하기 시작했습니다.

19일 홍준표 대표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수해 지역의 된장 논장 관계자들에게 3000만원의 폭우피해 지원금 전달했다. 자유한국당 누리집
19일 홍준표 대표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수해 지역의 된장 논장 관계자들에게 3000만원의 폭우피해 지원금 전달했다. 자유한국당 누리집

홍 대표는 수해 복구를 위해 ‘삽질’을 열심히 했습니다. 하지만 현장 소식을 전한 <뉴시스>는 현장 주민들이 “홍 대표의 방문이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볼멘 소리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뉴시스> 의 보도(靑영수회담 불참하고 수해 현장 간 洪…1시간 남짓 봉사)를 보면 한 주민들은 “이건 인재다. 해결책을 내놔야지 이렇게 보고 가는 광고성은 안 된다. 꾸며서 하는 건 안 된다”, “홍준표 대표가 온다고 여기저기 막아놔서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다. 온 이상 원인을 다 파악하고 해결하고 가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19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삽으로 된장과 흙을 퍼내고 있다. 자유한국당 누리집
19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삽으로 된장과 흙을 퍼내고 있다. 자유한국당 누리집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수해 지역 자원 봉사 활동중 땀을 흘리며 힘든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수해 지역 자원 봉사 활동중 땀을 흘리며 힘든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물론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등 당직자 200여명은 계획대로 오후 6시까지 봉사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홍 대표는 당 대표 일정이 따로 있었다고 하고요.

홍 대표는 봉사활동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봉사 활동 소회를 밝혔습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홍 대표는 더운 날씨에 땀을 흘렸지만 정치권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20일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삽질하는 것보다는 대통령을 만나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보여주기식 ‘쇼’일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논란은 홍 대표가 점심 식사를 위해 장화를 벗는 사진이 뒤늦게 공개되며 온라인 공간에서 다시 불거졌습니다. 장화를 신을 때와 비슷한 자세였기 때문입니다. 사진에는 보좌진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돗자리를 깐 뒤 허리를 숙여 홍 대표의 장화를 벗기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홍 대표는 한손에 식사를 들고 장화가 ‘벗겨지기’를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이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누리꾼은 “장화를 신고 벗을 때도 갑질이 몸에 배어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