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71123221659733?s=tv_news


[인터뷰] "지열발전 물 주입-지진, 가능성 있는 것으로 보여"

손석희 입력 2017.11.23 22:16 수정 2017.11.23 23:38


"에너지 쌓인 단층에 물 주입됐다면 지진 발생 시기 앞당겨질 수도"

"움직임 있는 단층 지역에 지열발전·원전 건설 피해야"


■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20) / 진행 : 손석희


[앵커]


앞서 1부에서 포항 지진의 진앙이 논란이 된 지열발전소로부터 불과 500m 떨어진 곳으로 나온 보고서 내용을 전해드렸습니다. 진원의 깊이도 당초 9km라고 발표가 나왔는데 이 연구팀의 데이터를 보면 3.2km로 매우 얕다는 것이었지요. 이런 분석결과는 포항지진이 발생하기 불과 닷새 전인 11월 10일에 흥해분지에 설치한 임시 지진관측소 8개를 통해 나온 것인데, 이 연구를 진행한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김광희 교수를 연결해서 얘기를 좀 더 들어보겠습니다.


공교롭게도 오늘(23일) 기상청이 당초 발표에서 수정한 데이터를 내놨습니다. 이것은 저희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취재에 들어간 이후에 기상청에서 좀 급하게 데이터를 수정해서 내놨는데 일단 진앙의 위치가 지열발전소와 가까워져서 김 교수 연구결과에 더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김광희 교수님 나와계시지요.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안녕하세요. 부산대학교의 김광희입니다.]


[앵커]


먼저 이번 보고서는 어떻게 만들게 됐습니까?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작년이죠. 2016년 9월에 경주지진이 발생했고 그 연구의 일환으로 그 이후로 꾸준히 이동식 관측망을 운영을 해 오고 있었어요. 주로 경북, 울산 이 지역에 설치를 하고 운영을 하고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포항 분지 내에 흥해 지역에서 다수의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는 걸 우리가 알게 됐고요. 좀 더 자세한 데이터를 얻고자 지난 12월 10일에 포항 분지 내 흥해 지역에다가 8대의 임시 지진관측소를 설치를 하게 됐고 그리고 나서 지진이 발생하고 나서 저희가 그곳에 방문해서 3시간 동안의 자료를 걷어왔고요. 지진 발생 후 3시간 동안의 자료입니다. 며칠 동안의 자료가 아니라. 3시간 동안의 자료를 걷어왔고 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한 겁니다.]


[앵커]


혹시 3시간 동안의 그 상황만 조사한 것이 자료상 불리한 점이 있습니까? 다시 말하면 좀 더 긴 시간 조사를 했어야 한다든가 그런 건 아닌가요?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물론 긴 시간 동안의 자료가 추가가 된다면 조금 더 여진들이 어떻게 발생하고 있는지 혹은 지진이 발생하는 지역이 변경된 것은 아닌지, 확장된 것은 아닌지 이런 연구를 할 수는 있겠지만 본진의 단층, 혹은 본진에 관한 정보를 얻는 데에는 충분한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기상청이 오늘 지진 발생 위치를 급하게 수정해서 발표를 했습니다. 이것은 저희들이 취재에 들어간 이후에 나온 상황인데. 그런데 지금 김 교수님께서 내놓은 데이터와 원래 기상청이 그 당시에 내놓았던 데이터의 한 중간쯤으로 발표가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지열발전소하고 진앙은 1.1km떨어진 지점이고 진원은 6.9km로 지금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기존 9km보다 얕아지기는 했는데 김 교수님께서 내놓은 데이터보다는 더 깊습니다. 그러니까 기상청의 수정발표와도 여전히 차이가 나는 상황인 건 맞습니다. 이런 차이는 어떻게 봐야 합니까?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일단 답변을 드리기 전에 기상청에서 수정발표한 것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JTBC에서 취재를 했기 때문에 수정을 했다거나 아니면 제가 가지고 있는 발표하는 결과하고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수정한다든가 이런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지진의 관측자료가 많아지고 양이 좋아지면 우리가 추정을 하는 위치가 바뀔 수가 있거든요. 그럴 때는 수정발표를 할 수가 있겠죠.]


[앵커]


어떤 경우에든 수정발표는 여태까지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고 다른 지진이 일어났을 경우에도 수정발표는 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다른 나라에도 마찬가지고. 다만 시점상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질문을 드렸던 것인데 아무튼 알겠습니다. 그런데 김광희 교수의 최종보고서 결과에 따라서 기상청의 지진 발생 위치도 또다시 수정될 가능성이 그러면 있습니까?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그렇지는 않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사용하는 자료의 양과 질이 좋아짐에 따라서 결과가 좋아질 거라고 기대가 된다, 하면 그때 가서 바꿀 수 있는 것이겠죠. 사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외국의 경우에는 10번, 20번 바꿔서 발표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앵커]


김 교수 연구팀의 데이터의 정확도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러면?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저희가 운영하고 있는 지진관측소 8개는 모두 거의 단층 위에 있다고 봐도 될 정도로 아주 지진이 발생한 지역으로부터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오늘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몇 가지를 더 점검을 해 봤는데 지표상에서의 위치는 큰 오차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만 깊이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한 2km 내외의 오차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내놓으신 자료와 기상청에서 수정발표한 자료가 다 오차범위 내에서 겹칠 수도 있습니까, 혹시?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맞습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이 2개 모두가. 그리고 한 가지 더 덧붙이자고 하자면 우리가 지금 얘기하고 있는 지진의 규모가 한 5.4 정도 되잖아요. 이 정도의 지진 규모면 반지름이 한 2km 정도 되는 원에 해당하는 이런 단층 파열 면적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이 돼요. 그렇다고 하면 둘 다 단층 위에 있다 이렇게 봐야 하는 것이죠.]


[앵커]


제일 중요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김 교수 팀의 관측자료를 통해서 나온 진앙이 지열발전소에서, 아무튼 지금 불과 500m 거리로 나와 있기 때문에, 이것이 지열발전소와 이번 포항지진의 연관성이 더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됩니까?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우선 제가 발표를 할 때는 500m라고 발표를 했는데 조금 전에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니까 제가 거리를 잘못 잰 것 같아요. 그래서 한 600m 되는 것 같고요.]


[앵커]


600m요?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큰 차이는 아닙니다. 600m 정도 되는 것 같고요. 그리고 거리가 가까워졌다고 해서 연관성이 커졌다고 하기는 어려워요. 그렇지만 지열발전소와 지진과의 관련성을 말씀드리자면 지열발전소에서 물을 주입하는 시점에 지진이 발생했다, 그러면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또 물을 주입하지 않는 기간 동안에도 일단 유입된 물이 있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한다 그러면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소지진이든 큰 지진이든.]


[앵커]


업체 쪽에서는 두 달 전부터 작업은 중단됐다고 얘기를 한 바가 있고 그 이후에 물을 빼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물을 빼내는 작업도 혹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까?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사실 이러한 일들이 국내에서는 상당히 생소한 일이고 처음 겪는 일이어서 제가 정확히 이렇다, 저렇다라고 말씀드리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저희가 최근에 김성수 의원실을 통해서 얻은 자료에 따르면 이런 물 주입 시점에 미소지진이 발생했음을 확인을 했었고요. 그리고 부산대학교에서 확보한 자료에 의하면 물 주입을 하지 않던 기간에도, 중단한 기간에도 이 지역에서 미소지진이 발생했었음을 우리가 확인을 할 수가 있었어요. 아직은 뭐라고 결론을 내리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하고 조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사실 저희들도 이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굉장히 좀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습니다. 어떤 결론을 미리 정해 놓고 데이터를 거기에 맞춰갈 수는 없는 일이고요. 또 말씀 들어보니까 김광희 교수께서도 지금 말씀하신 방향이 굉장히 신중하게 말씀하시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반론이 있다는 건 아시죠. 그러니까 이른바 유발지진의 문제인데, 큰 지진이 작은 지진을 유발할 수 있지만, 그게 여진으로 나타나는 거겠죠. 작은 지진이 큰 지진을 유발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 예를 들면 연세대 홍태균 교수의 주장이기도 합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글쎄요.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물론.]


[앵커]


만약에 그걸 받아들이시면 이 지열발전소와 포항 지진과는 연관이 없는 것이 됩니다.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지역에서의 지금 우리가 의심하고 있는 사안, 확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고 의심하고 있는 사안은 작은 지진이 큰 지진을 유발했다, 이런 개념보다는 거의 지진이 발생할 정도로 쌓여 있는 에너지가 단층에 있는데 그 단층에 물이 주입이 되었으면 발생할 지진의 시기가 조금 당겨졌을 수도 있다는 그런 것이죠.]


[앵커]


알겠습니다. 하여간 모든 가능성은 열어놓고 생각할 필요는 있는 거니까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질문드릴 텐데 이거 조금 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열발전소는 어찌됐든 대체에너지입니다. 그래서 원전에 반대하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대체에너지에 찬성할 수밖에 없는 입장인데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유발했다고 자꾸 얘기를 하면 결국은 대체에너지를, 즉 탈핵을 하고 대체에너지로 가는 과정에 있어서 이게 뭔가 굉장히 부정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서 이 부분을 어떤 뭐라고 할까요. 의도적으로 나온 것은 아니겠지만 그 부분이 강조되는 것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그 가능성이 별로 없는데 왜 자꾸 있는 쪽으로 얘기하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거든요. 어떻게 받아들이실까요?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사실 저는 이런 질문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을 전혀 못했었고요. 너무 당황스러운 질문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지금 봐야 하는 내용은 우리가 사는 사회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느냐 문제를 가지고 얘기를 해야 되는 것이지 탈핵을 위한 정책은 옳고 탈핵이 아닌 정책은 틀리다, 이런 접근방식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앵커]


아니요. 그러니까 제가 옮겨서 질문을 드린 것인데 그건 이렇게 해석해도 되실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꼭 탈핵을 위해서 무엇을, 다른 걸 맞춰가자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지 않은 이런 정보가 계속 넘쳐남으로써 자칫 그러한 탈핵에 오히려 부정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 아니냐, 그런 우려입니다. 어찌 보면 순수한 우려일 수도 있습니다.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순수한 우려일 수도 있는데요. 여러 가지 정황들이 의심을 한 번 해 봐야 되는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이거 한 가지만 확인하고 끝내겠습니다. 지열발전소가, 이렇게 단층활동이 있는 곳에서 지열발전소를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죠?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그렇죠. 단층이 있는 곳에 지열발전소는, 프랙쳐라고 해서 공극이 있고 물이 통과될 수 있는 곳에 짓는 것은 맞는 건데 이렇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단층 지역에 지열발전소를 짓는 것은 아니죠.]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 지역의 지열발전소는 적절치 않다는 것이 김광희 교수나 저희 처음에 나오셨던 이진한 교수도 같은 생각이신 것 같은데 또 하나, 이런 지역에 역시 원전이 들어서 있는 것도 잘못된 것이죠? 맞습니까?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당연히 원전같이 이런 민감한 시설들은 안전한 곳에 위치를 해야 되고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단층은 반드시 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만 듣고 또 나중에 궁금한 점이 있으면 말씀을 듣겠습니다, 김 교수님. 고맙습니다.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감사합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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