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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쉼터 소장 “원래 기자들은 이러는 건가” 토로

세상 떠난 마포쉼터 소장, 과도한 취재에 “밤새 초인종 누르고 문 쾅쾅 두드려… 원래 기자들은 이러는 건가”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승인 2020.06.07 21:41


경기도 파주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마포쉼터(평화의 우리집) 소장 A씨가 지인들에게 언론의 과한 취재에 괴로운 심정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지기 일주일 안팎 A씨는 평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취재로 알고 지내던 B기자에게 서네차례 전화를 걸어 언론사 취재 문제를 얘기했다.


B기자에 따르면 A씨는 “할머니와 같이 있는데 낮이고 밤이고 밤새 초인종을 눌러대고 문을 쾅쾅 두드리고 모르는 번호로 전화하고...(정원) 밖에 나갈 수도 없어요. 감시당하는 느낌이라 힘드네요”라고 토로했다.


마포쉼터에서 A씨는 길원옥 할머니와 지내고 있었다. 지난달 21일 검찰이 쉼터를 압수수색한 뒤 언론사 취재에 노출돼 심적 고통이 컸다는 것이다. A씨는 “원래 기자들이 이러는 건가”라며 언론사 취재에 괴로운 심정을 전달했다.


A씨는 “많은 매체의 카메라 기자들이 많이 와 있는 것 같다. 맞은편 건물에도 있는 것 같고, 그리고 죄를 짓지 않았는데도 마치 범죄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고 B기자는 전했다.


B기자는 “할머니가 계신 곳인데 압수수색까지 당하고 기자들이 괴롭히고 심적으로 많이 힘드셔서 소장님께서 전화한 것이었는데 도움을 많이 드리지 못했다”며 “제가 동료 기자에게 ‘이러면 안된다’, ‘인권침해하면서 취재하면 안 된다’고 말리기라도 했어야 했다”고 자책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A씨를 추모하는 글을 SNS에 올리면서 언론사의 취재 경쟁을 지적했다.


윤 의원은 “쉼터 초인종 소리 딩동 울릴 때마다 그들이(기자들이) 대문 밖에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에서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하고, 매일같이 압박감. 죄인도 아닌데 죄인의식 갖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로 괴롭힐 때마다 홀로 그것을 다 감당해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라고 썼다.


검찰의 압수수색에 고인이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검찰은 7일 오후 낸 입장문에서 “압수수색 당시 집행 관련 협의 등은 변호인과만 이뤄졌고 협의에 따라 지하실에서 실제 압수수색을 할 당시엔 고인이 그곳에 없었던 것으로 수사팀은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B기자는 “압수수색 당일 (A씨에게) 전화가 왔고 (A씨가) ‘압수수색 왔네요.(길원옥) 할머니 트라우마가 있어서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오면 놀라시는데 걱정이다’라고 말한 게 똑똑히 기억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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