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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속 세서 구조 어렵다던 구조본부장 바다에 들어가지도 않아
세월호 선체수색 제대로 하고 있나?...“하루에 투입 인원이라고 해봐야 12~13명”
정웅재, 진도=윤정헌 기자  발행시간 2014-04-27 10:03:24 최종수정 2014-04-27 10:03:24

세월호가 침몰하고 열흘이 넘었으나 수색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실종자를 찾기 위한 선체 수색 작업은 과연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

26일 '민중의소리'가 선체수색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해양구조협회'와 유족들이 현장 투입을 해경에 요구해 25일부터 26일까지 선체수색에 참여했던 '해군특수전단(UDT) 동지회'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세월호 선체 수색 현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해경의 주장처럼 수색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것인지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

세월호 침몰, 기자브리핑 갖는김석균 해경청장
세월호 침몰, 기자브리핑 갖는김석균 해경청장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26일 오후 전남 진도 앞 바다 세월호 침몰 사고해역 수색에 투입된 '언딘 리베로' 바지선 위에서 수색 현황을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이날 오후 조류가 빨라져 구조작업은 잠시 중단됐다.ⓒ양지웅 기자
 
좌현쪽 수색 못하고 우현쪽만 수색
11일동안 선체의 3분의1 수색에 그쳐

UDT동지회와 한국수중환경연합회 잠수사 12명은 25일 사고 해역에 투입됐다. 앞서 UDT동지회 20명은 17일 후까(표면공기공급방식) 장비 2조를 챙겨서 현장을 찾아 해경에 투입을 요청했다. 후까 장비는 산소통을 메고 들어가는 스쿠버 방식보다 오래 수중 작업을 할 수 있고, 일명 머구리 방식보다는 행동하기 편해 수중 작업이 용이하다.

이들은 모두 UDT 출신으로 군에서 잠수를 했고, 이들 대부분이 현재도 수중공사 등 잠수 관련 일을 하는 베테랑들이었다. 이들은 목포에서 바지선을 동원할 수도 있다면서 해경에 바지선을 사고 지점으로 이동시켜도 되는지 문의했다. 그러나 해경은 "기다리라"는 답변만 했다. 구조 활동에 동참하려 했으나 수 일이 지나도 물에 한 번 못 들어가자 일부는 현장을 떠났다.

그러나 해경과 언딘 중심의 더딘 구조에 분노가 폭발한 실종자 가족들이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와 민간잠수사들의 현장 투입을 요구했고, UDT동지회는 진도를 찾은지 일주일여 만인 25일 사고해역에 투입됐다. 그러나 이들은 26일 사고해역에서 철수해야 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UDT동지회 간사로 현장에 투입됐던 김명기 씨는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 "25일 첫 투입돼서 4~5명의 잠수사가 물속에 모두 11번 들어가서 해경이 그동안 수심이 깊어서 수색하지 못한 4층 좌현쪽에 안전줄을 연결했다"고 말했다.

세월호는 16일 침몰 직후 전복돼 선미는 해저 바닥에 닿고 선수가 일부 부력에 의해 수면 위로 떠올라 있었다. 그러나 18일 낮 선수 마저 물속으로 잠기면서 세월호는 완전 침몰했고, 현재 좌현은 해저 바닥에 닿고 우현은 수면과 수평을 이룬채 가라앉아 있다. 우현은 수면아래 25미터 지점에 있고, 해저 바닥에 닿아 있는 좌현은 수면아래 40미터 지점에 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우현쪽 선수, 중앙, 선미 등에 연결된 6개의 가이드라인을 잡고 내려가 선체 수색을 하고 있다. 좌현 위치는 깊기도 하거니와 바닥에 닿아 있어 좌현쪽으로는 진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사고 발생 후 11일이나 지난 26일 현재 세월호 선체에 대한 수색은 주로 우현쪽을 중심으로 배 전체 면적의 3분의 1 정도만 이뤄진 상태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25일까지 세월호 선체의 32%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한 수색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해저 바닥에 닿아있는 좌현쪽 수색은 어려운 것일까? 실종자 수색 현장의 관계자들은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실종자들이 좌현 선미쪽에 다수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어렵더라고 해도 지지부진한 수색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좌현 수색이 관건인 것이다.

유속과 조류 등 바다속 환경, 그리고 잠수 시간과의 싸움이 걸림돌 이긴 하다. 진도에서 수색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황대식 한국구조해양협회 구조본부장은 26일 'jTBC'와 인터뷰에서 "수심이 자꾸 깊어지고 있고 (선체 안에) 여러가지 통로나 계단이라든지 미로를 헤쳐나가는 것처럼 더 들어가야 한다. (시간이 흐르면 남은) 잠수시간은 짧아질 수밖에 없어서 저희들이 걱정을 하고 있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본부장은 "(인도줄을 잡고) 수면에서 배(우현)까지 25미터 들어가서 우현 창을 통해 객실과 통로를 지나 좌현쪽 수색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 본부장은 이날 저녁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는 "선체 수색은 3분의 1 정도 했다. 우현쪽은 어느 정도 했고, 좌현쪽은 아직 수색을 못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정박해 있는 언딘 리베로 바지선
세월호 침몰, 정박해 있는 언딘 리베로 바지선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11일째인 26일 오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 해역에 수색작업을 위해 언딘 리베로 바지선이 정박해 있다.ⓒ양지웅 기자
 
해경은 브리핑에서 유속, 조류 등을 강조하면서 수색의 어려움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면서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김명기 씨는 "처음부터 인양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총력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수심이 깊어서 수색하지 않은 4층 좌현 선미쪽을 우리한테 맡겼다. 그래서 어제 4층 우현에서 왼쪽으로 가이드라인을 연결하고 거기서 다시 복도까지 가이드라인을 연결했다"면서 "오늘 선체로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현장에서 철수해야 했다"고 말했다. 구조 현장의 언딘 바지선에 학부모 대표 7~명이 와서 해경과 30분 가량 얘기를 하더니 자신들보고 나가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학부모 대표들이 무슨 이유로 이들에게 철수를 요구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은 그동안 더뎠던 작업 진도를 한 발 뺄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었는데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이들은 이날 오후 현장에서 철수했다. 이에따라 사고 해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잠수사들은 UDT, SSU, 해경, 언딘, 한국해양구조협회 소속만 남게 됐다. 이중 해경-한국해양구조협회-언딘은 유착관계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윤상 언딘 회장은 한국해양구조협회 부회장이고, 한국해양구조협회는 수난구호법에 근거해 2013년 창립된 법정법인으로 해양경찰청장의 통제 아래 있는 단체다. 그간 세월호 사고 현장에서는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은 인양업체 언딘이 해경의 비호 아래 민간잠수사들을 배제하고 구조작업을 좌지우지한다는 논란이 제기됐었다. 또 일각에서는 해경의 통제로 민간잠수사들이 배제되고, 언딘 중심으로 구조활동이 이뤄지는 것은 해경이 입단속을 할 수 있는 범위내로 구조활동 참여를 제한하는 것 아니겠냐는 분석을 내놨다.

언론에 집중적으로 등장해 유속, 조류로 구조 어렵다고 토로한 
한국해양구조협회 구조본부장은 바다에 들어가 보지도 않아
표면공급식 장비 갖춘 UDT동지회 20명 배제하더니
일주일 지나서 표면공급식 잠수사 별도로 모집해 10명 투입

실제 사건 초기에 민간잠수사 다수가 구조작업에서 배제된 가운데도 일부 민간잠수사들은 언딘에 픽업돼 언딘 소속 잠수부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민중의소리' 취재 결과 확인됐었다. 또 한국해양구조협회는 표면공급식 잠수활동이 가능한 심해잠수사, 산업잠수사를 별도로 모집해 25일 현장에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대식 한국해양구조협회 구조본부장은 "잠수사 10명을 25일 투입했다"고 말했다.

표면공급식 잠수장비(후까) 2조를 갖추고 구조 현장 투입을 요구했던 UDT 동지회가 해경으로부터 수일동안 "기다리라"는 말만 듣다가 유족들의 강력한 투입요청으로 겨우 현장에 투입된 것과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김윤상 언딘 회장이 한국해양구조협회 부회장이고, 협회가 해경청장의 통제를 받는 법정 법인이어서 일종의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한 민간잠수사는 "언딘-해경-한국해양구조협회가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황대식 본부장은 민간잠수사 배제, 언딘 구조작업 독점 논란 등에 대해 "언딘이 (언딘 소속 외의) 민간잠수사들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언딘은 기업에 불과하다. 해경에서 통제를 하긴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경의 통제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간 다이버들이 현장에 갔지만 조류에 떠내려 간다든지 인증샷만 찍는다든지"해서 구조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황대식 본부장도 일반 다이버 자격증 소지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심해잠수사나 산업잠수사 자격증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황 본부장은 "일반 다이버 자격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잠수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 구조본부장은 세월호 사고 후, 공중파 방송, 라디오 등 언론과 수십차례 인터뷰를 하면서 유속이 세고 조류 때문에 구조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세월호 선체 수색 하루에 몇 명이나 투입하나

황대식 본부장은 현재 구조활동과 관련해 "사고 해역은 물살이 세서 정조 타임이라고 해도 하루에 4번 정도 입수가 가능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월호에는 가이드라인이 6개 설치돼 있다. 6개를 다 활용한다면, 2인 1조로 한 번에 투입할 수 있는 인원이 12명이다. 이를 하루에 4번 한다면, 현재 최대치로 하루에 선체 수색에 나서는 잠수인력은 48명인 셈이다.

그러나 이 인원이 전부 선체 수색에 나서는지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5일부터 26일까지 선체수색 현장에 투입됐던 UDT동지회 김명기 씨는 "제가 본 건 후까(표면공기공급방식) 잠수사가 4개 라인에서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우현 수색을 다 끝내고 좌현 수색을 해야 하는 지금은 좌현이 수심 40미터 지점에 있기 때문에 스쿠버 방식을 쓰는 SSU나 UDT의 수색 한계 범위를 벗어나 있는 상황이다. UDT와 SSU는 보조 다이버 역할을 하고 있다. 장비를 매고 보트를 타고 있다가 사고가 나면 바다로 뛰어들어 잠수사를 구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선체 수색은 후까 방식을 쓰는 언딘의 잠수사들이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황대식 본부장은 "언딘과 한국해양구조협회 잠수사는 총원 37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에 투입되는 인원이라고 해봐야 12명에서 30명 사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경은 22일부터 24일까지가 조금기간으로 맹골수도의 유속이 가장 약해지는 때라, 이때 집중수색을 벌이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유속이 가장 느렸던 23일 그간 써오던 바지선 '2003 금호'를 빼고 민간인양업체인 '언딘'의 바지선 리베로로 교체하느라 8시간을 허비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결국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가 폭발했고,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는 사고 책임자인 청해진해운과 세월호 인양 계약을 맺고 현장에 투입된 언딘을 구조활동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구가 나오기도 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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