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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제 책임이라면서 뭘 책임질지는 빠져…독선적”
각계 원탁회의 “대통령·청와대 잘못 함구…해경 해체 땜질처방, 국민들 넘어가지 않을 것”
입력 : 2014-05-19  16:42:45   노출 : 2014.05.19  17:03:18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밝힌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사회 원로들이 “참사가 제 책임이라면서 정작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내용은 빠진 독선적이며 반성없는 담화”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 주목된다.

사회 각계 원로들과 사회단체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대응 원탁회의’는 19일 오후 내놓은 논평에서 박 대통령의 담화문을 두고 “신속한 구조는 없고 철저한 통제만 있었던 한 달 여의 시간 후 나온 담화에는 철저한 원인진단이나 반성은 없고 신속한 출구전략만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아직 시신조차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이 진도 팽목항에 있는데도 박 대통령이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18명의 사랑하는 이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에게 신속한 구조를 위한 약속은 없었다”며 “해경을 독려하여 마지막 한 명이라도 수색하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이 ‘최종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한 대목에 대해 원탁회의는 “담화문 어디에도 대통령과 청와대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며 “해경, 해수부, 안전행정부의 문제점을 비교적 상세히 지적했지만 사고 당일 대통령 자신과 청와대의 무관심, 무책임, 무능에 대해서는 함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컨트롤타워의 문제도 발생했다고 하면서도 정작 문제를 일으킨 컨트롤 타워인 자신과 청와대가 여전히 빠져 있는 점도 도마에 올려졌다. 원탁회의는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는 반성과 사과는 없는 담화로서 대국민 담화의 기본 요건을 결여하고 있다”고 촌평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 눈물을 흘린 모습을 청와대가 촬영한 것. 사진=청와대
 
무엇보다 원탁회의는 박근혜 정권 스스로에게 ‘과적된’ 권한을 참사의 원인으로 들면서 “그러나 대통령과 정부가 스스로 무엇을 책임지려는 지는 아무 것도 드러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담화로 책임론을 무마하고 지방선거를 향해 탈출하고 싶었겠지만 국민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모든 아픔을 끝까지 함께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무분별한 규제완화가 이번 참사의 구조적 원인이 됐는데도 박 대통령이 내놓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공직사회 개혁’ 등 핵심정책이 되레 각종 규제완화책인 점에 대해 “사회 곳곳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처할 수 있으려면 공공성이 강화되고, 각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노동자들이 위험에 대처하고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공공부문에서부터 비정규직 단시간 근로의 확산을 억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경의 해체와 국가안전처 신설, 안전행정부 권한 축소,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및 국민을 위험케 하는 탐욕적 사익추구 배상책임 강화 등 대책을 두고 원탁회의는 “해경 해체니 국가안전처 신설이니 하는 대책들은 지금 당장 대통령에 의해 일방적으로 선포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 이 참사의 직접적 구조적 원인을 범국가적으로 성찰하는 과정에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토론해야 마땅한 것들”이라며 “‘땜질식 처방’은 하지 않겠다던 지난 국무회의에서의 다짐과도 상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이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언급한 것에 대해 원탁회의는 “이는 긍정적이지만 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선장, 일부승무원, 업체’ 등에 있다고 대통령 스스로 정죄한 뒤 각종 재발방지대책들마저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과, 국민-유가족이 참여하는 국민참여형 진상조사기구를 통해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되는 것이 과연 양립할 수 있는 지 의문”이라며 “설익은 대안을 장황하게 늘어놓기에 앞서 국민참여형 진상조사활동을 어떻게 진행할 지 구체적인 제안을 내놨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 자신이 이미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에 판관이나 된 것처럼 행세한 이번 담화문 자체가 스스로의 독선과 반성의 결핍을 드러내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특히 언론의 왜곡보도와 청와대와 KBS 사장의 외압 의혹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던 점을 두고 원탁회의는 “참사 이래로 피해자 가족들을 울렸던 언론의 왜곡보도에 청와대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이번 담화에는 언론에 관한 언급은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 대통령 자신과 정부 책임자들, 여당 정치인들의 막말로 인한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상처주기가 그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을 뿐 아니라 지난 17일과 18일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던 시민들 220여 명을 연행하고 강력한 사법처리를 공언하는 검경의 행태에 대해서도 언급을 회피했다고 원탁회의는 설명했다. 

이들은 “이런 태도는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며, 강경 대응을 통한 국민의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을 억제하겠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세월호 원탁회의는 지난 13일 백기완 선생 등 사회 원로들과 전국의 500여개 각계각층 시민사회단체들이 참가해 결성한 임시 연대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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