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36680.html


‘고강도 거리두기’에도 부활절 현장 예배 강행한 교회들

등록 :2020-04-12 15:39 수정 :2020-04-12 16:07


사랑제일교회, 교회 안 600명·골목 등 밖 600명…1200명 모여

방역수칙 지킨다고 하지만 이미 ‘집회금지명령’ 위반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의 ‘신성모독’은 오해

하나님과 전 목사가 친해 ‘까불지마’할 수 있는 것”

온누리교회, 중랑구 서울씨티교회 등은 ‘승차예배’ 보기도

천주교는 영상 등 온라인 미사…“신앙 공동체 더 성숙해질 것”


12일 오전 부활절 예배를 진행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사랑제일교회 예배 영상 갈무리

12일 오전 부활절 예배를 진행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사랑제일교회 예배 영상 갈무리


부활절이라는 기독교의 축일을 맞은 12일 오전, 서울 곳곳의 교회들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현장예배를 강행했다.


이날 오전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는 서울시의 집회금지 명령에도 1200여명의 신자들로 가득찼다. 교회 예배당, 식당은 물론, 교회 앞 주차장, 공원, 골목까지 빽빽하게 신자들이 앉아 “아멘”을 외쳤다. 교회 쪽은 교회 앞 사거리 골목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교회 안에서 진행되는 예배 영상을 교회 밖 신도들에게도 전했다. 교회 밖에 설치된 의자에 앉은 신도들도 오전 11시부터 2시간 반 가량 진행된 예배 영상을 보며 ‘아멘’을 외치고, 찬송가를 불렀다. 교회 관계자들은 언론의 비판을 의식한듯 이날 30∼40대 이하의 젊은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혹시 기자냐, 기자면 출입할 수 없다. 기자들이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서 팔고 다닌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지난달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겨 서울시의 집회금지 명령을 받았지만 그 뒤로도 이날까지 3주째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 서울시는 이날 사랑제일교회에 예배당과 식당 등 교회 안에 600여명, 교회 뒤 주차장과 골목길 등 교회 밖에 600여명 등 모두 1200여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시와 성북구청 직원 등 100여명이 현장에 나와 집회금지를 통보하고 교회 안쪽 현장점검을 시도했지만, 이 교회 관계자들과 신도들은 출입을 거부하고 예배를 진행했다. 서울시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서울사랑교회 관계자들과 신도들에 대한 추가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2일 오전 부활절을 맞아 교회 앞 골목길에 좌석을 배치하며 현장예배를 준비하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채윤태 기자

12일 오전 부활절을 맞아 교회 앞 골목길에 좌석을 배치하며 현장예배를 준비하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채윤태 기자


이날 부활절 예배에 참석하는 모든 신자들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이름과 연락처, 주소 등을 기입한 방명록을 작성하고, 체온 검사를 받아야 입장할 수 있었다. 교회 쪽은 교회 안팎에 1∼2m 간격으로 좌석을 배치하고, 마스크를 쓸 것을 당부했다.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는 “하도 ‘좌파 언론’에서 우리를 고발하려고 해서, 이제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교회들 중엔 온라인 예배를 이어오다 이날 부활절을 맞아 현장 예배를 진행한 곳도 있었다. 서울 중랑구 금란교회는 부활절을 맞아 온라인 예배와 현장 예배를 함께 진행했다. 대신 이날 현장 예배에는 사전에 참석 허가를 받은 신도 800명만 참석할 수 있었다. 서초구 온누리 교회 등에선 주차장에서 라디오로 예배에 참여하는 ‘드라이브인’ 방식의 승차 예배를 진행했다.


한편 한국 천주교회는 이날 제주교구를 제외한 모든 교구에서 부활절 미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생중계된 서울 명동성당 미사에서 “미사를 봉헌하지 못하고 성체도 하지 못하는 힘든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신앙생활을 하시는 신자 여러분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며 “서로를 향한 사랑과 존경이 깊어지고 일상이 은총임을 깨달아 우리 신앙 공동체는 한층 더 성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성당 미사에도 참여를 자제해 염 추기경과 일부 사제, 수녀들만 참석했다. 현장 미사를 진행한 제주교구에서도 참석자들이 2m씩 거리를 두고 방역지침을 지켰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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