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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가 살아온다 <7> 구지봉의 영욕

구지봉은 총면적 3천9백여평의 구릉성 산지로 옛날부터 길지로 통했다.

“김해의 동쪽(좌청룡)은 분산과 남산(南山)이고, 서쪽(우백호)은 임호산(林虎山)과 경운산(慶雲山), 남방(주작)은 강과 바다를 낀 평야, 북방(현무)은 구지봉입니다. 구지봉이 길지라는 것은 삼국유사에도 나옵니다.”

향토사 연구가 허명철(김해 금강병원장)씨의 말이다. 허씨는 구지봉의 순 우리말은 ‘개라봉’이며 광명의 성지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구지봉은 일제때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1930년대 일제는 도로개설을 구실로 허왕후릉과 이어진 구지봉의 거북 목부위를 댕강 잘라버렸다. 단순한 자연파괴가 아닌 지맥의 급소를 끊은 것이다.

마산으로 통하는 국도 14호선, 김해시 구산동 허왕후릉 옆의 2차선 도로가 문제의 현장이다. 이후 가락국 성지의 지맥을 이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김해시는 지난 1990~93년 잘린 거북의 목 부위에 토석을 덮는 식으로 간신히 연결했다.

구지봉 정상도 어수선하다. 1908년 ‘대가락국태조왕탄강지지’라는 비석이 세워지고 지난 76년 가락국 건국신화를 형상화한 ‘천강육란석조상’ 등이 만들어졌으나 역사적 매력은 별로 없다. 게다가 석조상 둘레에 조각된 9마리의 거북은 전래의 ‘10구(十龜)’ ‘십붕(十朋)’의 의미를 살려 10마리 거북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곳의 지석묘에도 보호펜스가 둘러져 모습이 볼썽사납다.

김해시는 구지봉의 기존 석조물과 비석,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원형을 살리는 방향으로 복원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지봉 원형복원은 지난 2001년 3월 구지봉이 사적 제429호로 지정될 때 붙은 조건이다.

전문가들은 “구지봉 복원의 핵심은 거북 목부분을 완전히 잇는 것”이라며 “폭넓은 의견수렴과 치밀한 고증을 거쳐 복원작업을 벌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제대 이영식 교수는 “지석묘의 보호펜스부터 걷어냈으면 좋겠다”며 “이번 복원사업이 역사경관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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