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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구조작업 중인 해경에 ‘대통령 보고용 영상’ 집요하게 재촉
해경 함정 도착해서 세월호 전복될 때까지 현장영상 독촉
김백겸 기자 kbg@vop.co.kr 발행시간 2014-07-02 19:47:55 최종수정 2014-07-02 20:42:53

새누리당 세월호 국정조사 중단, 잊지 않겠다더니...
새누리당 세월호 국정조사 중단, 잊지 않겠다더니...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해양경찰청 기관보고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김광진 의원이 해경 녹취록을 왜곡했다며 김 의원이 자진사퇴할 때 까지 국정조사 잠정 중단을 선언하고 심재철 위원장까지 퇴장해 야당 의원과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 만 회의장을 지키는 가운데 퇴장한 윤재옥 의원의 자료에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혀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청와대가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해경에 ‘VIP(대통령)’에게 보고할 영상을 달라며 한 시간 가량 재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해경경찰청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여야 위원들에게 제출한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과 해경 상황실 간의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청와대는 해경과 세월호 사고 당일 오전 9시 20분부터 통화부터 영상을 요구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 4월 16일 오전 9시 20분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에서 해양경찰청 상황실로 직통전화를 통해 진행된 이 통화에서 청와대는 “어디 쪽인지 카메라 나오는 것은 아직 없지요?”라고 영상 송출이 가능한지 물었다. 이에 해경이 “예 아직 없습니다”고 답하자 청와대는 “바로 연락달라”고 말했다.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해양경찰청 상황실 핫라인 전화통화 녹취록 

4월 16일 오전 9시 20분

(전략)
청와대:어디 쪽인지 카메라 나오는 것은 아직 없지요?
해경:예 아직 없습니다. 예.
청와대:바로 연락주세요.
해경:예. 예.

이어 19분이 지난 오전 9시 39분 청와대는 다시 해경에 전화를 걸어 휴대전화 영상이라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청와대는 다시 해경에 현지 영상을 요구했고, 해경은 가장 먼저 출동한 해경 함정인 123호정에는 ENG영상 장비가 없다며 대신 모바일 영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VIP’에게 할 보고 때문이라며 휴대전화로 전송할 것을 요구했다.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해양경찰청 상황실 핫라인 전화통화 녹취록

4월 16일 오전 9시 39분

(전략)
청와대:예 파악중 현지영상 있습니까 혹시 나오는가?
해경:예
청와대:현지 영상 볼 수 있는 거 있습니까?
해경:저희 해가지고 지금
청와대:123(함)인가?
해경:예 그 배는 지금 해가지고 저희들 ENG영상은 없구요.
청와대:예
해경:자체 내부 모바일 영상은 있는데.
청와대:예, 그 영상 좀 이렇게 잠시 보내줄 수 있습니까?
해경:그게 보내기가 지금 좀
청와대:네?
해경:외부로 나가지가 아마 않을건데 함정이
청와대:그래요. 아니 그러면 여기 지금 VIP보고 때문에 그런데 영상으로 받으신 거 핸드폰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까?
해경:예. 그렇게 해가지고 전화번호.
(후략)

30분이 지난 오전 10시 9분 청와대는 다시 해경에 전화를 걸어 현지 영상을 요구한다.

청와대는 현지에서 카메라가 장착된 배가 연락이 안된다는 해경의 말에 사진이라도 빨리 보내달라고 재촉했다.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해양경찰청 상황실 핫라인 전화통화 녹취록

4월 16일 오전 10시 9분

(전략)
청와대:예 현지 영상 받아볼 수 있습니까? 아니면 사진이라도
해경:저희들 지금 확인하고 있는데 지금 50명을 지금 배가 함정이 이동중이라서 연락이 지금 잘 안되고 있습니다 **그쪽에서.
청와대:지금 TV화면에 나오는 거 자료영상이 나오고 있지요.
해경:예. 자료영상.
청와대:실시간 아니지요.
해경:예.
청와대:그 사진 한장이라도 있으면 빨리 보내주세요.
해경:예.

6분 뒤인 오전 10시 15분, 청와대는 해경에 영상 장비가 장착된 해경 함정이 언제 도착할지 확인한다. 청와대는 해경에게 영상 장비가 있는 배가 빨리 도착해야 된다면서 언제 도착하는지 그 자리에서 바로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해양경찰청 상황실 핫라인 전화통화 녹취록

4월 16일 오전 10시 15분

청와대:그 영상가지고 있는 해경 도착했어요?
해경:아직 도착 못했습니다.
청와대:몇분 남았어요?
해경:예, 지금.
청와대:그 배가 빨리 가야되는데.
해경:예 지금 아직 도착을 못했구요.
청와대:확인해봐요. 얼마남았어요? 지금 끊지말고.
해경:잠시만요.
청와대:네, 네.
해경:6마일 남았거든요.
청와대:6마일
해경:예 현재 6마일 남았고.
청와대:몇 호정입니까?
해경:P-57입니다.
청와대:P-57.
해경:속력 22노트로 가고 있으니까 한 15분, 20분안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청와대:20분내에
해경:예
(후략)

청와대는 또 10분 뒤인 오전 10시 25분에 해경과 통화에서 영상장비가 있는 배가 도착했는지 다시 묻는다. 청와대는 당시 구조가 진행 중인 상황인데도 “다른 거 하지 말고 영상부터 바로 띄우라고 하라”며 대통령에게 보고할 영상부터 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당시 현장은 세월호가 뒤집혀 배면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해양경찰청 상황실 핫라인 전화통화 녹취록

4월 16일 오전 10시 25분

(전략)

청와대:오케이 그다음에 영상시스템 몇 분 남았어요?
해경:거의 10분정도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청와대:예
해경:10분 이내에 도착할 거 같습니다.
청와대:거 지시해가지고 가는대로 영상바로 띄우라고 하세요. 다른 거 하지 말고 영상부터 바로 띄우라고 하세요.
해경:예.

다시 7분 뒤인 오전 10시 32분 청와대는 해경에 현장에 영상장비가 달린 배가 도착했는지 확인하면서 영상을 달라고 다시 독촉한다.

청와대는 영상장비가 달린 배가 송출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아이, 그럼 얘기를 똑바로 해야지요”라고 짜증난다는 말투로 해경을 질타한다. 그러면서 “다른 배는? 그 배는 얼마나 걸려? 송출 가능한 배는?”이라며 반말로 해경 상황실 실장을 재촉했다.

또 구조인원 보고가 재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VIP도 그건데요 지금”이라며 “요청하는 게 아니고 거기 해경한테 다이렉트로 전화해서 바로바로 그거 좀 실시간으로 보고하라니까. 그게 제일 중요하니까”라고 윽박질렀다.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해양경찰청 상황실 핫라인 전화통화 녹취록

4월 16일 오전 10시 32분

해경:예, 상황실장입니다.
청와대:예, 영상중계배는?
해경:예, 지금 해가지고 도착은 했는데요.
청와대:예.
해경:그게 외부로 송출되는 화면이 아니라서
청와대:아이, 그럼 얘기를 똑바로 해야지요. 그거를.
해경:예, 못하면은 해가지고 찍어가지고 카톡 이런거로 보낼수는 있는데.
청와대:예.
해경:해가지고 외부로 송출되는 화면이 아닙니다.
청와대:송출이 안 된데?
해경:예, 내부 작은 함정에 설치된 거라서.
청와대:다른 배는?
해경:다른 배는 아직 도착을 안 했습니다.
청와대:그 배는 얼마나 걸려? 송출 가능한 배는? 해경청장에게 메시지 전달했어요?
해경:예.
청와대:오케이.
해경:도착이 15마일 정도 남았습니다. 15마일 남았고 속력이 15노트 한 시간정도 걸리겠네요.
청와대:추가 구조인원은? 업데이트.
해경:예 그….
청와대:아, 그거 좀 쏴가지고 보고 좀 하라고 하라니까요. 그거 좀.
해경:예, 알겠습니다.
청와대:VIP도 그건데요. 지금.
해경:예. 저도 좀 해가지고 현장에 요청하고 있습니다.
청와대:요청하는게 아니고 거기 해경한테 다이렉트로 전화해서 바로바로 그거 좀 실시간으로 보고하라고 하라니까. 그게 제일 중요하니까.
해경:예,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

이어 청와대는 바로 6분 뒤에 해경에 영상 송출이 가능한 함정이 언제 도착하는지 다시 확인한다. 청와대는 해경에 영상 송출이 가능한 배가 언제 도착할지 확인하면서 “16마일에서 1마일 2000미터가는데 뭘 오래걸리냐구요 몇노트로 가는데요”라며 “상황을 좀 제대로 파악하고 있습니까”라고 윽박질렀다.

당시 구조 활동을 총괄하고 있는 해경에 청와대는 “몇마일? 속력. 속력”이라며 영상 송출이 가능한 배의 상황을 당장 알려줄 것을 재촉했다.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해양경찰청 상황실 핫라인 전화통화 녹취록

4월 16일 오전 10시 38분

해경:예 상황실장입니다.
청와대:예, 안보실 상황반장입니다. 영상 가능한 함정 얼마나 떨어져있습니까?
해경:15마일 떨어져있습니다.
청와대:15마일. 도착예정시간은요?
해경:11시반쯤 되겠네요.
청와대:11시반쯤.
해경:예.
청와대:잠깐만요.
해경:예.
청와대:(다른 사람)여보세요. 아니 아까 나하고 10분전에 통화할 때는 16마일이라고 하더니 지금 무슨 헛소리하고 있는거에요. 자꾸.
해경:15마일로 했잖습니까. 지금.
청와대:지금 몇 마일인데요.
해경:예?
청와대:지금 몇 마일인데요.
해경:아까 16마일 지금 현재 15마일요.
청와대:16마일에서 1마일 2000미터 가는데 뭘 오래걸리냐구요. 몇 노트로 가는데요.
해경:잠시만요.
청와대:상황을 좀 제대로 파악하고 있습니까? 지금.
해경:제가 지금 죄송한데요.
청와대:오케이. 알았고. 계속 확인해주세요.(4초 후)여보세요? 몇 마일. 속력. 속력.
해경:지금 12마일이구요.
청와대:12마일
해경:예. 잠시만요. 24노트네요.
청와대:24노트. 12마일. 30분이면 가네.
해경:예.
청와대:그러면은 (10시)40분이니까 11시10분.
해경:11시 10분이네요.
청와대:11시 10분. 준비하면서 가라고 하세요.
해경:예
청와대:오케이

이같이 청와대는 사고 현장에 처음으로 접근한 해경 123호정이 도착한 때(오전 9시 33분) 보다 이른 오전 9시 20분부터 세월호가 완전히 뒤집힌 오전 10시 38분까지 약 1시간 20분 동안 7번의 통화에서 윽박지르며 ‘VIP’에게 보고할 현장연장을 독촉하고 있는 것이다.

3일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국정조사 해경 기관보고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은 이 같은 청와대의 영상 독촉 전화에 대해 “VIP가 요구하니 그것부터 하라. VIP가 그런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며 자신의 해석을 주장했다.

‘VIP가 그런 것을 좋아한다’는 김 의원의 주장은 녹취록에는 없는 말이지만, 1시간여 동안 청와대와 해경 간의 통화 중 청와대가 ‘VIP’를 직접 거론하며 현장 영상을 집요하게 요구한 상황을 봤을 때 청와대가 영상을 요구한 것이 ‘VIP’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녹취록에 VIP가 영상을 좋아한다는 말이 어디있나? 같은 녹취록을 같이 보고 있는데 이런 새빨간 거짓말로 국민을 현혹하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김 의원은 “VIP가 좋아한다는 말은 없었다. 그것은 사과한다”며 “그러나 녹취록에는 VIP가 등장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소속 세월호 국조특위 위원들은 기관보고를 계속하기로 한 오후 2시 30분에 회의장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새누리당은 새민련의 김광진 의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김 의원이 자진 사퇴할 때까지 사퇴까지 중단한다”고 밝혀 기관보고가 중단됐다가 오후 7시 30분 재개됐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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