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11396

물고기 사체와 큰빗이끼벌레로 악취 진동... 낙동강, 식수 맞나?
[낙동강-현장] 환경단체·전문가 현장조사... 녹조 창궐 악취 진동
14.07.08 11:46 l 최종 업데이트 14.07.08 13:41 l 김종술(e-2580)

녹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 강가는 죽은 물고기와 썩은 동물 사체 등이 뒤섞여 악취가 진동했다.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큰빗이끼벌레도 쉽사리 찾을 수 있었다. 강바닥에서 건져 올린 흙 '펄(오니)'에서는 시궁창 냄새가 진동했다...<기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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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국장이 큰빗이끼벌레를 건져 보이고 있다. ⓒ 김종술

4대강범대위, 새정치민주연합 4대강불법비리진상조사위원회의 현장조사단을 이끌고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가 지난 6~7일 낙동강에서 현장조사를 벌였다. 조사단에는 정민걸 공주대 교수(생태),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 이현정 국토환경연구소 박사(수질),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대구환경연합, 부산환경운동연합 등이 참여했다.

조사단은 첫날 함안보에 도착해 "4대강 사업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수자원공사 국민혈세 지원을 중단하라", "4대강 사업을 위탁하고 시행한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합천보·달성보·강정보·고령보·구미보 등 일대를 조사했다. 

녹조·악취와 씨름하는 낙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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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잉어(위)와 동물 사체 주변에 창궐한 큰빗이끼벌레.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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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남상교 인근 물가에서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국장이 큰빗이끼벌레를 발견해 들어 보이고 있다. ⓒ 김종술

박창근 교수는 보 직상류 바닥에 있는 토양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한국수자원공사가 제공한 보트를 타고 상류 500m 지점으로 갔다. '저질토 채취기'와 물 흐름(유속)을 파악하기 위한 '유속계'를 동원해 측정에 들어갔다. 다른 조사단은 강변을 돌면서 큰빗이끼벌레의 서식여부와 생태계 조사에 나섰다. 

금강에 이어 영산강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는 조사단이 함안보에 도착한 지 5분이 지나지 않아 선착장 보트 밑에서 발견됐다. 남지대교(국토25호선)와 남상교 등에서도 추가로 확인됐다. 특히 남상교 인근 물가에서는 떠밀려온 각종 쓰레기와 물고기, 쥐 사체 탓에 악취가 진동했다.

구미보 인근도 죽은 물고기와 각종 생활쓰레기로 넘쳐났다. 더욱이 물이 빠진 강바닥은 청태로 뒤덮였다. 왜관 하빈양수장 인근은 페인트를 풀어 놓은 듯 녹조로 가득했고 물속에 잠겨있던 버드나무는 말라죽어 버렸다. 경남·북 인구 천만이 식수로 사용한다는 사실이 끔찍했다.  

자전거도로는 측방침식으로 무너져 복구 공사가 한창이었다. 반듯하게 서 있어야 하는 전봇대도 강변 쪽으로 비스듬하게 쓰러져 가고 있었다. 

물 흐름도 굉장히 느렸다. 낙동강에 보가 설치되기 전 물의 흐름(유속)은 평균 초속 50~70cm 정도였는데, 이날은 측정 결과 평균 초속 6~14cm 정도로 나타났다. 그리고 일부 구간에서는 초속 2cm 정도로 유속이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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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창근 교수가 보 상류 500m 지점에서 채취한 저질토를 놓고 설명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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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총장이 함안보 선착장에서 발견한 큰빗이끼벌레를 들어 보이자 취재진이 몰렸다. 정민걸 교수(왼쪽 안경 쓴 인물)가 설명하고 있다. ⓒ 김종술

낙동강 바닥 펄에서는 시궁창 냄새

저질토를 채취하고 나온 박창근 교수는 펄에서 시궁창 냄새가 난다며 손사래를 쳤다. 박 교수는 "4대강 사업이 진행되기 전 낙동강은 모래가 잘 발달한 곳이었는데 보를 세우면서 유속이 떨어져 적게는 2~10cm 이상 펄이 쌓였고 오염물질이 덮였다"라며 "모래 속에서 살아가는 저서생물들이 펄로 코팅되면서 무산소층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생물을 찾아보기 어려운 죽음의 낙동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이어 "바닥에서 퍼올린 흙을 보니, 검정색 색깔을 띤 펄의 상태였다, 코를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아본 결과 시궁창 냄새가 났다"고 주장했다. 실제 냄새를 맡아본 기자들도 썩은 하수구에서나 풍기는 시궁창 냄새가 난다고 했다.

정민걸 교수는 "세계적으로 태형동물(이끼류 등) 4~5천 종 중에 바다에 사는 종이 많고 민물에 사는 종이 50종 정도 있다고 한다, 주로 물이 멈춘 저수지에 사는 것으로 (이런 것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4대강이) 저수지가 되었다는 지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큰빗이끼벌레는 하나가 계속해서 분열하면서 복제 성장한다고 한다"며 "외국에서의 기록은 최대 2m까지 자란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다시 말해서 물이 그 정도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실제로 금강에서 확인한 큰빗이끼벌레는 물의 흐름이 조금이라고 있는 곳에서는 크기가 작았으며 흐름이 멈춰있는 곳에서는 크게 번성하는 걸 확인했다"며 "녹조류나 박테리아를 먹고 사는 이들이 20도 이하로 수온이 떨어지면 바닥에 가라앉아 썩고, 나중에 물 위로 올라와 유기물로 변하면 이상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헌정 박사는 "지금까지 올라온 자료를 확인해 본 결과 (4대강 공사 후) 3년째가 되면서 녹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며 "녹조 증가와 체류시간(유속)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정부에서는 날씨 탓을 하는데 지난 3년 동안 6월 평균수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는 오히려 수온이 내려갔다"며 정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폭염 때문에 녹조가 증가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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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이 빠진 낙동강 변 나뭇가지에 녹조가 뒤엉켜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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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단은 첫날 함안보에 도착해 “4대강 사업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수자원공사 국민혈세 지원을 중단하라” “4대강 사업을 위탁하고 시행한 책임자를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 김종술

한편, 조사단은 이틀간의 낙동강 일정을 마치고 8일 조사가 진행될 영산강으로 이동했다. 9일 금강, 10일 한강에서 조사를 마친 뒤 채취한 저질토 시료 분석을 전문기관에 의뢰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의는 환경운동연합 물환경특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에도 동일하게 기제 됩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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