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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쇠제비갈매기떼가 안동 온 까닭은
권광순기자  |  gskwon@kbmaeil.com  승인 2014.07.09  



최근 낙동강 최상류 안동호(湖), 구미, 대구 금호강 등지에서 쇠제비갈매기의 새 서식지가 잇따라 발견<본지 3일자 4면 보도>된 데 대해 학계와 환경단체에서는 지자체의 무분별한 환경정화활동, 그리고 바닷물 월류와 4대강 보 건설로 인한 번식지 파괴가 주요 요인인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 여름 철새 쇠제비갈매기는 해마다 5, 6월이면 낙동강 하구를 찾아 알을 낳고 새끼를 길렀다. 특히 넓은 하구에 삼각주, 사구가 발달한 서식지는 생물·지질 및 해양환경 등 학술적 가치가 높아 1966년 7월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됐다. 그러나 학계와 환경단체가 최근 7년간 이곳 철새들의 개체수를 조사한 결과 모래톱에 주로 서식하는 쇠제비갈매기가 크게 줄어 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의 무분별 환경정화 탓

우선 쇠제비갈매기들이 낙동강 하구를 떠난 일차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지자체의 무분별한 환경정비활동이다. 

7일 환경단체인 `습지와새들의친구`는 7년간의 개체수 관찰 결과, 쇠제비갈매기 감소세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이곳에 매년 4천여 마리가 관찰되다가 지난해 2천여마리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데 이어 올해는 겨우 수백 마리에 이른다는 것. 

이 단체가 매년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의 의뢰를 받아 낙동강 하구 철새 수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쇠제비갈매기 개체 수는 모두 2천67마리로 평소보다 2배 감소했다. 특히 같은 해 6월의 경우 불과 41마리만 관측됐다.

이에 대해 이 단체는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당 지자체가 실시한 모래섬 청소가 쇠제비갈매기 감소의 주된 요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도요등, 백합등, 대마등을 비롯해 가덕도, 신자도, 진우도 등의 해당 지자체가 산란기인 5~6월 동안 청소한 것을 개체수 급감의 최대 원인으로 꼽았다. 

천성광 습지와새들의친구 대표는 “이로 인해 쇠제비갈매기들이 낙동강 하구 사주섬들이 번식에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해 딴 데로 이동한 것 같다”면서 “안동이나 구미 등 낙동강 중상류 모래섬에서 이들의 새로운 서식지가 발견되거나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방증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바닷물 월류·4대강 사업도 원인

일부 조류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전문 연구자들은 바닷물 월류로 인한 번식지 파괴와 4대강 사업의 보 건설을 쇠제비갈매기의 서식지 변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이 최근 10년간 낙동강 하구 조류 수를 분석한 생태계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개체수는 대체로 증가했으나 쇠제비갈매기, 흰물떼새 등 대표적 번식조류의 개체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최대의 쇠제비갈매기 서식처인 낙동강 하구 신자도와 도요등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2004~2010년도까지는 증가했으나 이후부터 급감했다. 

매년 수천여 마리를 유지하던 이 개체수는 2011년에 741마리, 2012년 930마리, 2013년 552마리로 뚝 떨어졌다가 올해는 350여 마리만 관측됐다. 

부산발전연구원 김태좌 연구위원은 “급감 원인 규명이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번식지의 모래톱이 줄어든 것으로 볼 때 바닷물이 월류해 번식지를 파괴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며 “안동호 등 낙동강을 따라 발견되는 서식지 자료를 토대로 개체 수 급감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낙동강 4대강 사업의 보(洑) 건설이 쇠제비갈매기 서식지를 파괴했기 때문이란 주장도 있다. 

경북대학교 박희천 교수는 “상주보 등 낙동강 본류에 8개의 보를 설치함에 따라 유속이 느려져 하류에 모래가 정상적으로 쌓이지 않아 서식지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주로 건조한 모래섬에 서식하는 쇠제비갈매기의 특성상 육지 방향의 모래섬이 줄어든 데다 파도로 인한 반대편 모래섬의 침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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