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bit.ly/1qkoLVl , http://blog.daum.net/kkt1594/16144040

[잃어버린 왕국을 찾아서 2] 사벌국
상주·예천·문경 일대 호령했던 고대강국
임호기자  2007-04-02 07:26:08 


상주시 사벌면 화달리 둔진산 기슭에는 1900년전 고대국가의 강력한 힘을 보여주는 전사벌왕릉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을 중심으로 사벌국의 전략적 요충지였던 병풍산성과 이부곡토성이 위치해 있다. 

후백제 견훤의 아버지 아자개가 말년을 보냈다는 사벌산성. 하지만 사벌산성은 이보다 600여년전 상주와 예천, 문경 일대를 호령한 사벌국의 군사요충지였다. 

삼국시대 이전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다는 고대국가 사벌국(沙伐國)의 유적을 찾는다는 부푼 기대감을 갖고 가장 먼저 상주 병풍산을 찾았다. 

병풍산과 이부곡토성 

이곳 정상에는 흙과 돌을 혼합해 만든 병풍산성(또는 아자개성)이 있고, 산 곳곳에는 삼한시대 사벌국의 고분군이 널려있다. 

하지만 정상으로 올라가며 만난 300여기의 고분 대부분은 수풀에 뒤덮여 전문가가 아니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방치돼 있다. 일부는 도굴로 고분 중앙부가 무너져 있다. 해발 365m의 병풍산 정상부근에 도착하자 10m높이의 병풍산성이 일행을 맞이했다. 

병풍산성은 산 정상 2개의 봉우리를 연결, 가운데 골짜기를 막아 만들었다. 성벽 내부는 흙으로 채우고, 외곽은 어른 머리만한 돌로 다져놓았다. 전체 둘레만 1천770m인 산성 외곽은 1천900년전 웅장했던 사벌국의 모습을 가늠키에 충분했다. 산성내부에는 주춧돌 10여개가 당시 건물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다. 실제 병풍산성 일대에서는 화려한 금관을 비롯해 구석기·청동기시대 유물도 출토됐다. 

발길을 돌려, 병풍산에서 직선거리로 2㎞가량 떨어진 사벌면 금흔리 성안산의 이부곡토성을 찾았다. 상주에서 가장 오래된 토성으로 사벌국과 그 이전의 강대한 세력들이 자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이곳 정상(해발 157m) 부근에 위치한 이부곡토성은 구릉의 정상부를 중심으로 경사면과 계곡을 U자 형으로 감싸안은 모습이다. 정상에서는 상주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성 아래에 동천과 병성천이 감싸고 돌아 천혜의 방어선이 구축돼 사벌국의 전략적 요충지로 보였다. 하지만 현장에는 2∼3m높이의 토성 흔적만 몇 곳에 남아있을 뿐, 여기가 옛 상주일대를 호령한 사벌국의 토성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당시 이같은 산성이 축조되기 위해서는 사벌국은 강력한 경제력을 가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사벌국은 낙동강과 인접해 비옥한 평야에서 생산한 쌀과 다양한 농산물을 주변국가와 교역해 경제적 부를 쌓아, 진한 12국(기원 전후부터 4세기경까지 지금의 대구·경주 지역에 분포한 12개의 소국)중 가장 부강한 나라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높이 3m, 지름 16m의 전사벌왕릉.
 

강경모 연구위원이 도굴된 상태의 고분을 살펴보고 있다.


물건을 담는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함.



술잔으로 사용된 토기고배

사벌국의 흔적 

사벌국이 부족국가 형태에서 멸망까지 이른 시기는 기원전 2세기경에서 4세기 사이로 추정된다. 또 기원전 108년 고조선의 멸망과 낙랑군의 성립 등 불안정한 국제정세가 농경사회를 '사벌국'이라는 국가로 발전시키는데 충분한 자극제가 되었을 것이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사벌국'이라는 고대국가의 이름과 함께 멸망 당시 상황을 간단히 설명하고 있다. 

삼국사기 지리지 및 열전에는 신라 제12대 첨해왕(247~261)때 "신라에 복속했던 사벌국이 태도를 바꾸어 백제와 동맹을 맺자 신라 석우로(昔于老) 장군이 사벌국을 멸망시켜, 사벌주로 복속시켰다"고 전한다.

사벌국은 신라에 패망한 뒤에도 상당기간 경제·정치적으로 경주와 버금가는 세력집단이 존재했으며, 삼국통일이 이뤄지기까지 전략적 요충지였다. 

신라 제14대 유례왕(재위 284∼298)은 사벌주의 부유한 민가 80여호를 사도성으로 옮기기도 했다. 

학계는 사벌국의 중심지를 상주시 낙상동, 사벌면 금흔리의 성안산, 화달리의 둔진산·소산 등 남북 1.7㎞, 동서 2.2㎞정도로 추측하고 있으며, 최대 영역권은 상주 외서면·은척면, 문경 산양면·영순면·산북면, 예천군까지로 보고 있다. 

현장을 동행한 강경모 상주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은 "일제시대 대부분의 고분이 도굴되고, 성벽도 많이 무너져 복원이 시급하다"며 "1957년 은척면 하흘리에서 사벌국의 국인으로 추정되는 인장이 발견됐지만 서울로 감정을 보내는 과정에서 분실됐고, 예천군의 사벌왕비릉 주변에서 발견된 지석도 사라져 상주에서 사벌국의 흔적을 찾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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