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628043001056


'NO재팬 1년' 분노하며 끊었던 日맥주·옷..습관처럼 '외면'

김은령 기자 입력 2020.06.28. 04:30 


[일본제품 불매운동 1년]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7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수입맥주가 진열돼 있다.   일본 맥주 수입액이 사실상 중단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9월(잠정치) 일본 맥주 수입액은 6,000달러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의 0.1% 수준으로 일본 맥주는 불매 운동 이후 수입 맥주 국가 순위 1위에서 28위로 추락했다. 2019.10.7/뉴스1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7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수입맥주가 진열돼 있다. 일본 맥주 수입액이 사실상 중단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9월(잠정치) 일본 맥주 수입액은 6,000달러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의 0.1% 수준으로 일본 맥주는 불매 운동 이후 수입 맥주 국가 순위 1위에서 28위로 추락했다. 2019.10.7/뉴스1


#지난 5월 어린이날을 앞두고 닌텐도 스위치의 '동물의 숲 에디션'을 판매하는 대형마트에서는 이를 구매하기 위한 긴 줄이 연출됐다. 이에 앞서 온라인에서 한정판으로 나온 동물의 숲 에디션은 금세 매진됐고,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웃돈 수십만원을 줘야 구매할 수 있을만큼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7월까지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던 맥주인 아사히는 1년이 지난 지금 매대에서 아예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지난 5월 일본맥주 수입액은 전년동월대비 87% 감소하는 등 불매운동 여파는 여전히 지속 중이다. 편의점 매대에는 아사히, 삿뽀로 대신 광화문, 곰표밀맥주 등 국산 수제맥주가 '4캔 1만원'의 자리를 채우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1년을 맞으며 달라진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일부 브랜드나 제품군은 회복이 불가능 할 만큼 큰 영향을 받았지만 '동물의 숲'처럼 불매운동이 끝난 것 같은 사례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일본과의 갈등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새로운 이슈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불매운동이 더 큰 힘을 받기는 어렵겠지만 맥주, 자동차 등 이미 타격을 받은 산업에 대한 불매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불매운동은 '노노재팬' 사이트 등 온라인이 구심점이 되어 기존 어떤 소비자운동 보다도 파급력있게 진행됐다. 노노재팬 사이트에서는 하루에 수십개씩 일본 제품 리스트가 올라왔고 소비자들은 일본 기업이 지분을 갖고 있는 브랜드까지 샅샅히 살펴보며 이를 공유했다.


불매운동 효과가 본격화된 지난해 8월부터 올 5월까지 일본맥주 수입액은 전년같은 기간보다 94.8% 감소했다. 맥주 수입 규모가 가장 컸던 일본 맥주가 쪼그라들면서 급성장하던 수입맥주 전체 시장도 쪼그라들었다. 그 자리를 국내 맥주, 특히 수제맥주들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SPA브랜드 유니클로도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패션시장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던 터라 노재팬의 핵심 타깃이 됐다.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작년 매출액이 30% 이상 감소한 9749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매출액이 1조원을 하회했다. 2000억원대에 이르렀던 연간 영업이익은 19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반면 국내 SPA 브랜드들은 반사이익을 얻었다. 외교문제로 촉발된 불매운동이었기 때문에 '애국심'에 기반한 소비가 이뤄지면서다.


전문가들은 일본불매운동이 소비자들의 힘을 보여준 사례로 의미가 있지만 부작용이나 후유증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재는 불매운동 동력이 잦아든 상태지만 주요 타깃이 됐던 유니클로나 자동차, 맥주 등의 수요는 앞으로도 크게 증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불매운동이 기업에 비해 약자였던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기반으로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데 의의가 있다"면서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당시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국내 기업들이 영향을 받았던 사례를 반대로 생각해보면 정치적인 문제나 외교 문제로 촉발돼 일반 기업에 영향을 주는 불매운동이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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