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420203814950?s=tv_news


[팩트체크] "0.39의 비밀?" "선거조작 증거?" 확인해보니

이가혁 기자 입력 2020.04.20 20:38 


[앵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이 기자, 얼핏 보기에 복잡하다 보니까 음모론이 가라앉질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그 내용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사전투표 개표 결과에 인위적으로 일정한 숫자, 이른바 '상수'가 보인다, 이거 조작됐다는 증거다"라는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수상한 숫자는 정체불명의 '상수'도 아니고, 따라서 사전투표 조작의 증거라고 볼 수 없습니다.


사전투표는 내가 사는 동네가 아닌 곳에서 하는 관외, 내가 사는 곳에서 그대로 하는 관내 투표로 나뉘죠.


온라인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인천 연수을입니다.


주요 각 당 후보들의 각각 관외 사전투표로 얻은 득표 수를 관내 사전투표 득표 수로 나누면 0.39 라는 일정한 숫자가 나온다는 겁니다.


이렇게 정당도 다른데, 똑같이 0.39라는 게 나온 건 미리 조작된 수치가 개표 결과로 입력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주장입니다.


의혹을 다룬 유튜브 영상 잠시 보시죠.


[화면출처: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지난 18일) : 단순히 우연의 일치로 나올 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 아니 근데 왜 이렇게 격전지라고 평가받던 인천, 경기, 서울 지역에서만 이런 숫자가 반복이 되냐고요.]


[앵커]


민주당, 통합당 후보가 팽팽한 지역일수록 이런 '상수'가 나타난다, 이런 말도 많았잖아요?


[기자]


실제 여러 지역에서 이런 숫자가 나타나긴 합니다만, 수도권 격전지 내에서도 들쭉날쭉 합니다.


예를 들면 서울 광진을, 경기 안산 단원을, 인천 중구 강화 옹진, 이런 곳에서는 계산해 봐도 이런 상수나 비슷한 숫자는 나오지 않습니다.


[앵커]


그런 규칙성이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는데, '상수'는 왜 나타나는 겁니까?


[기자]


설명 가능한 이유가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도 의혹의 지역구로 제기된 곳 중 하나인 서울 종로를 예로 들어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후보자가 '관내 사전투표에서 얻은 표 수' 분모의 '관외 사전투표에서 얻은 표 수'가 분자, 이 비율이 이른바 온라인에서 주장하는 '상수'입니다.


당선된 이낙연 후보, 2만4093표 분의 6472표로 0.2686가 나옵니다.


낙선한 황교안 후보, 1만1777표 분의 3169표로 0.2690이 나옵니다.


얼핏보면 서로 다른 정당 후보 사이에 비슷한 숫자가 나오니까 굉장히 수상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걸 이렇게 표현해보겠습니다.


아래 수식입니다.


이낙연 후보의 관내 사전득표수는 곧 '이 후보의 관내 사전 득표율 곱하기 관내 전체 사전 투표수' 입니다.


이걸 분모로 하고, 분자에 올 '이 후보의 관외 사전 득표수'는 '이 후보의 관외 사전 득표율 곱하기 관외 전체 사전 투표 수' 입니다.


그 옆에 수식 보면, 황교안 후보도 비슷합니다.


그런데 잘 보시면 이낙연 후보의 분모인 관내 득표율, 분자인 관외 득표율이 대략 65%로 비슷합니다.


황교안 후보의 관내, 관외 사전득표율도 32% 정도로 비슷합니다.


의미있게 남는 숫자를 남겨보면요, 분모와 분자가 같아질수록 1에 가까우니까, '총 관내투표수 분의 총 관외투표수' 그러니까 0.2727이라는 실제 상수가 나옵니다.


앞서 온라인에서 계속 제기되는 상수 0.268~0.269와 비슷하죠.


통계학 전문가 설명 들어보시죠.


[김영원/숙명여대 통계학과 교수 : 해석을 개표 부정이냐 아니냐를 볼 일이 아니라 관외투표와 관내투표의 지지율이 과연 비슷한가. 이 관심 주제에 대해서 보는 문제예요, 사실은. 관내투표와 관외투표가 과연 지지율이 달라져야 하느냐? 제 추측에는 유사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봐요. 유사하면 이 상수들이 나오죠.]


[앵커]


그러니까 결국 상수는 관내외 사전투표자의 성향이 비슷하면 나온다, 이런 얘기잖아요?


[기자]


굳이 예를 들면, 같은 당 후보를 지지해도 출근한 사람이 직장 근처에서 관외 사전 투표를 하고, 집에 있는 사람은 관내 사전투표를 하는 경우처럼, 관내 사전투표자와 관외 사전투표자의 투표 성향이 비슷할 수록 어디에나 갖다 붙일 수 있는 주장일 뿐입니다.


이번처럼 사전투표와 본투표에 여야 지지층이 양분된 선거가 치러지면 이런 음모가 아니어도 이런 숫자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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