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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녹조 ‘보가 원인 제공’ 외국선 상식”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입력 : 2014-09-24 21:49:42ㅣ수정 : 2014-09-24 21:58:21

일본 토목·환경 전문가, 낙동·남한강 현장 답사

“상식 밖이네요.” 

일본의 토목공학 전문가와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지난 22일 낙동강의 4대강 사업 현장을 둘러보며 연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 앞서 한국을 찾아 낙동강과 지천인 내성천을 답사하는 중이었다.

토목공학 분야에서 일본 최고 권위자인 교토대 이마모토 히로타케 교수는 강정고령보와 구미보 등을 둘러본 후 “한국 정부의 4대강 사업 논리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미래에 4대강 사업은 21세기에 전 세계에서 벌어진 일들 중에 가장 합리성이 떨어지는 사업이라는 역사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보를 만들어 물을 가두는데 수질이 개선된다는 논리는 애초부터 말이 안되는 얘기”라며 “가둬놓은 물은 유기물과 오염물질이 증가하고, 용존산소가 줄어들어 오염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철새 떠난 해평습지 오는 29일 강원 평창에서 열리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 앞서 지난 22일 경북 구미시 해평습지를 찾은 엔도 야스로 일본 댐건설반대전국네트워크 사무국장(왼쪽)과 무토 히토시 나가라가와하굿둑반대시민모임 사무국장(왼쪽에서 두번째) 등 일본 환경단체 활동가·전문가들이 낙동강 천변과 해평습지를 살펴보고 있다. |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 “물 가두면 당연히 오염 찾아오던 철새 다 쫓고 도래지·습지 표지판만” 4대강 재자연화 촉구

무토 히토시 ‘나가라가와하굿둑반대시민모임’ 사무국장은 4대강 사업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녹조는 수온이 높아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웃음을 터뜨리며 “녹조의 가장 큰 원인은 보라는 것은 상식”이라고 짚었다. 그는 “보가 없다면 같은 수온에서도 녹조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보를 허물거나 수문을 개방해 물이 흐르도록 해야 녹조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얘기였다.

낙동강을 답사하던 일본 전문가들은 상주보에서 수량이 늘어나면서 제방이 무너졌고, 취수장 주변에도 ‘녹차라떼’ 같은 녹조가 발생했다는 말에 “일본에선 들어본 적도 없는 얘기”라며 놀라워했다. 

4대강 사업 전 폭이 7㎞에 달했지만 지금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구미의 해평습지를 바라보며 일본 전문가들은 안타까움과 분노를 함께 표시하기도 했다. 다카다 나오토시 오사카시립대 명예교수는 해평습지 입구에 ‘철새도래지로 두루미와 흑두루미 등 다양한 새들이 찾는 곳’이라고 쓰여있는 표지판과 탐조 망원경을 가리키며 “부끄럽지도 않은가”라고 말했다.

수만마리의 철새가 찾아왔던 곳을 파괴해 철새들이 오지 못하게 만들어놓고 여러 기관들이 철새 보호활동을 하고 있다는 표지판을 세워놓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들은 23일 남한강을 찾아 습지 파괴 현장과 하천에서 준설된 흙을 그대로 방치해놓은 여주시 현장을 답사했다.

24일에는 서울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환경단체들과 함께 4대강을 공동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재자연화 논의를 촉구했다. 이마모토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개최국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첫걸음은 4대강의 재자연화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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