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36844

공산성 정문에 철근 H빔 설치... "흉물스럽다"
[제보] 임시 보강공사 1년째 방치... 관광객들 '눈살'
14.09.25 20:19 l 최종 업데이트 14.09.25 20:19 l 김종술(e-2580)


▲  공주시가 공산성 보수공사를 하면서 금서루 출입문에 돌망태와 H빔을 설치했다. ⓒ 김종술

백제의 도읍지로 1500년 역사를 간직한 '공산성'의 정문이라고 할 수 있는 금서루에 공주시가 사적지에 어울리지 않는 철근 H빔을 설치하면서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충청남도 공주시 산성동에 있는 공산성(사적 12호)은 백제의 도읍지인 공주를 수호하기 위해 축조됐다. 금서루는 성안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라졌다가 1993년 복원되었다. 비록 새롭게 복원된 것이지만 조선시대 성문의 문루 양식을 잘 보여주기 때문에 공주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한 번쯤 들르는 명소이다. 

지난해 초, 공산성에서는 배부름 현장이 발견되는 등 붕괴 조짐을 보였다. 결국 지난해 9월 14일 공산성 공산정 부근이 무너져 내렸다. 이후 공주시는 지난해 10월 예정인 백제문화제를 앞두고 부랴부랴 긴급하게 출입을 통제하고 배부름 현상을 조사했다. 이와 함께 금서루(정문)에 돌망태와 H빔을 이용하여 기둥을 세우고 임시 보강공사를 했다. 

현재 공주시는 '공산성 정밀 안전진단'을 위해 금서루-공산정-공북루 410m 구간과 공북루 만하루(공산성연지) 200m 구간을 출입 통제하고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H빔 사용 상상도 못할 일"


▲  H빔이 설치되기 전 2012년 5월 7일. 관광객 출입이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 김종술


▲  H빔이 설치된 현재의 공산성 금서루 입구 ⓒ 김종술

이런 현장을 본 공주시 계룡면에 사는 이상덕씨는 "시민의 자존심인 유적지에 철망을 깔고 철근을 노출해서 공사를 했다는 것은 불안하기도 하고 미관상 흉물스럽다"면서 "가정집 성문도 이렇게 불안하고 지저분하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보고 듣지도 못한 이상한 공사"라고 안타까워했다.

한준혜 공주민주단체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임시 보강이라고 해도 최대한 사적지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바라보는 시민의 입장도 생각해야 하는데 사적관리의 기본도 없는 행정기관의 마인드가 답답하다"고 했다.

문화재청 전문위원이자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인 황평우 위원은 "공산성 외 다른 사적지 입구에 H빔을 받침으로 사용하는 것은 상상하기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황 위원은 "예를 들어, 사람이 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면 철심을 박는데, 안으로 박는 게 아니라 밖으로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문제가 있다면 영구적으로 대안을 세워서 보강을 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금서루에 집중한 정밀진단으로 원형을 복원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긴급하게 보강한 것... 2015년 안전진단 결과 나오면 사후조치"


▲  공주시가 안전상의 문제로 출입을 금지시킨 금서루 입구에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몰리고 있다. ⓒ 김종술
이런 지적에 대해 공주시 담당자는 "지난해 9월 백제문화제를 앞두고 금서루에서 배부름 현상이 발견돼 시간상 긴급하게 철재로 보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서루) 천장의 돌을 볼트를 이용하여 고정시켰는데, 지나가시는 분들이 떨어지지나 않을까 불안해 하는 것에 심리적으로 안정을 주기 위해 H빔을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만약에 (H빔) 철거를 했다가 (금서루에) 변위가 더 진행되면 문제가 생기고 책임 소재가 있을 수 있다"며 "전문가 자문이 어렵고 근거도 없어서 철거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 고도보존과 담당자는 "지난해 4대강 사업 때문에 공산성이 위험하다는 언론보도가 많아서 긴급하게 보강을 한 것"이라며 "H빔을 세운 것은 문화재 보강방식은 아니지만, 금서루 출입문이 크고 '공산성 정밀 안전진단' 용역을 2015년 말까지 진행 중이라 결과에 따라 사후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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