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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 칼럼] ‘녹색기후기금’도 좋지만, ‘4대강 녹조’부터 해결을
이철재 에코큐레이터  발행시간 2014-09-26 07:30:25 최종수정 2014-09-26 07:30:25

지난 23일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 기후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116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 및 비전을 소개하면서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대한 전환적 사고를 강조했다고 한다. 기후변화 대응을 통해 일자리 창출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녹색기후기금(GCF. Green Climate Fund)에 1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들도 녹색기후기금에 더 많은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때 녹색기후기금 지원금은 5천만 달러였다. 녹색기후기금은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는 기금이다.

한국이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을 유치한 상황에서 지원금 증가는 예상 됐지만, 어찌됐건 온실가스 과배출 국가 중 하나인 한국이 녹색기후기금을 늘려 일정부분 책임을 지겠다는 것은 긍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기후변화라는 인류공동의 난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뉴욕 유엔(UN)본부에서 반기문 사무총장 주재로 열린 유엔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뉴욕 유엔(UN)본부에서 반기문 사무총장 주재로 열린 유엔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뉴시스
 
녹색기후기금 1억 달러는 ‘생색내기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프랑스와 독일은 이미 10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세계은행은 개도국 기후변화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연간 1천억 달러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개도국 기후변화 대응 지원은 미미하지만, 온실가스를 배출시키는 사업에는 막대한 금액을 쏟아 붓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 개도국 석탄 화력발전과 석탄 개발 사업에 2007년부터 2013년까지 46억 6천만 달러를 지원해, 일본(150억 달러), 미국(72억4천만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 정책도 거듭 후퇴하고 있다. 대표적인 저탄소 정책인 ‘저탄소차 협력금제’는 내년 1월로 예정됐지만, 사실상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차량 구입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보조금과 부담금을 부과하는 ‘저탄소차 협력금제’는 아예 2020년 이후로 미뤄졌다. 불과 시행을 4개월 앞두고 대기업(자동차 제작사)의 반대와 단기 기업 이익 저해를 이유로 사실상 폐기를 선언한 것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배출권 거래제도 역시 온실 가스를 배출하는 대기업 입장을 너무 많이 고려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변하지 않는 기업프렌들리, 녹색성장 아닌 녹조성장

기업 프렌들리 기후변화 정책을 펼치다보니 정부가 제시했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사실상 달성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8년 7월 G7 확대정상회의에서 한국 정부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배출전망(Business As Usual, BAU) 대비 30%를 감축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에 대한 감축 정책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이지언 부장은 “선언만 했지, 달성을 위한 사회적 합의나 법령 등 관련 정책을 정부 스스로 약화시키고 포기했다”면서 “결국은 기업 봐주기식 정책을 펼쳤기 때문에 사실상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어 “(기후변화 대응을 통한) 신성장동력화라는 구호는 MB 때부터 많이 나온 건데, 산업계의 이익을 우선하겠다는 의도”라면서 “그린워시(녹색분칠)”라 지적한다. 국내 정책은 부실하지만, 밖에서는 화려하게 꾸미려는 통치 스타일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도 닮았다. 이 전 대통령은 국제무대에서 4대강 사업이 기후변화를 대비한 녹색성장이라 홍보해 왔다.

금강
금강
 
환경부가 지난 7월 16일 촬영한 사진을 보면, 금강 상하류부터 녹조현상이 심각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환경부
그 덕분에 ‘녹색성장의 아버지’라는 정치적 수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색성장’이 아닌 ‘녹조성장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국민들이 마시는 강물에 녹조가 번성하고 있음에도 이를 방치하다시피 하는 것이 현 박근혜 정권이다. 고도정수처리를 하기에 수돗물에는 문제없다고 하지만, 원수에 대한 불신은 사회적 비용 낭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서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4대강 사업의 문제는 박 대통령 본인이 잘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어떠한 대책도 나오지 않고 있다. 본인이 약속했던 세월호 특별법도 나몰라라 하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정치는 실종되고 통치만 남았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은 아닐 듯하다. 해외에서 복장만 화려하게 하지 말고, 국내 상황부터 제대로 풀어야 하지 않을 까 싶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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