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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일어나 이런 야만적인 사회를 바꿔야 합니다”
[현장]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주최측 추산 1만여명 참여
정웅재 기자 jmy94@vop.co.kr 발행시간 2014-09-27 21:02:49 최종수정 2014-09-27 22:03:14

세월호 유가족,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진실
세월호 유가족,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진실
2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촉구하는 시민들
2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이 함께 한 국민대회
2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이 함께 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참사 우린 잊지않을께요
27일 오후 서울 을지로 인근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에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이 행진하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아이들 영정과 함께 행진하는 세월호 유가족들27일 오후 서울 을지로 인근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에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들이 아이들의 영정과 함께 행진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특별법 촉구 행진하는 유가족과 시민들27일 오후 서울 을지로 인근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에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이 행진하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고 나서 165일째인 27일 오후 5시, 서울시청 광장에 세월호의 아픔을 기억하고 잊지 않고 있는 시민들이 모여 "끝까지 노력해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다짐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에는 주최측 추산 1만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광장을 메웠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고 유가족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 앞에서, 국회 본청 앞에서 농성을 하면서 진상조사를 위한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와 새누리당이 유족들의 요구(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등)를 거부하면서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이날 대회는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들이 하루빨리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길 염원하는 뜻에서 실종자들의 이름을 하나씩 크게 부르며 시작됐다.

"단원고등학교 학생 조은화, 허다윤, 황지현, 남현철, 박영인, 단원고등학교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일반인 승객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 님. 꼭 돌아와주십시오." 사회자가 이름을 또박또박 선창하자 대회 참가자들이 큰 소리로 따라했다.

유가족들에게 힘내라고 응원
"진실규명을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
32일 단식중인 방인성 목사의 절절한 외침
"국민들이 일어나 사회를 바꿔야 합니다"

광장 맨 앞에는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이 자리했다. 그 뒤로 대학생들,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들, 노동자, 농민 등이 함께했다. 대회에 참가한 이들은 유가족들에게 힘을 내라고 응원하면서 진실규명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학가에서 학생들이 특별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영상이 나온 뒤, 무대에 오른 성희연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함께 하면서 요구해 온 특별법이냐. 그런데 5개월이 넘은 지금까지 아무것도 된 게 없다"고 비판하면서 "대학생들이 앞으로 더 많이 알려내고 함께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요새 대학가에서는 학교별로 유가족들과 학생간의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광화문 농성장에서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하면서 32일째 단식농성중인 방인성 목사는 지팡이를 짚고 무대에 올라 절절한 목소리를 토해냈다.

"제가 김영오 씨에 이어 단식을 한 것은 304명의 고통의 울부짖음 소리가 귀를 떠나지 않고 가슴을 쳤기 때문입니다. 의로운 죽음, 무고한 죽음은 반드시 다시 생명으로 살아납니다. 부활의 생명으로 살아나서 이 땅이 생명이 존중받는 안전한 사회를 이뤄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자식 잃은 부모가 165일 동안 거리를 헤매는 이 사회가 어찌 제대로 된 사회입니까. 그들을 거리로 내모는 정치인과 청와대는 도대체 무슨 정치를 하고 있는 겁니까. 이런 야만적인 사회, 비극적인 사회, 약자가 억압받는 사회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저도 30일 넘게 굶어 본 것은 처음입니다. 그러나 우리 유가족들을 보면 힘이 납니다. 자식 잃은 고통을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승화시키는 유가족들의 당당한 모습을 보면 저의 굶주림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제 국민들이 일어나야 합니다. 청년들이 일어나야 합니다. 학생들이 일어나야 합니다. 그래서 이 사회를 바꿔야 합니다. 진실규명은 정의를 세우는 것입니다. 정의를 세우는 것은 정직입니다. 정직은 진정한 힘입니다."

머리가 하얗게 센 방인성 목사는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큰 목소리로 "대통령이여 정직하십쇼, 새누리당이여 정직하십쇼, 정직이 경제를 살립니다. 세월호 진실규명없이는 경제가 살아나지 않습니다. 속지 맙시다"라고 외쳤다. 참가자들이 박수로 공감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하는 유가족들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하는 유가족들
2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인천에서, 수원에서, 양평에서, 성남에서
1박2일 동안 걸어서 대회에 참석한 시민들
"공동체를 위해 이웃의 손을 잡고 
아픔에 공감하며 끝까지 함께 하겠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에 따르면, 광화문에 농성장이 차려지고 지난 76일 동안 농성장에서 '동조단식'에 참여한 시민은 7,775명이나 된다. 온라인을 통해 각자의 자리에서 단식에 참여한 시민은 27,156명에 달한다. 이밖에 1박2일 도보순례 등을 통해 세월호 진상규명 활동에 동참하고 있는 시민들도 있다.

이날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에서, 수원에서, 양평에서, 성남에서 1박2일동안 걸어서 시청광장까지 온 사람들도 있었다. 수원에서 온 이유리 씨는 어제 오후 2시 수원에서 출발해 광명에서 1박을 하고 오늘 시청광장에 도착했다. 이 씨는 "걸으면서 제 아픈 다리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만 부모님들의 아픈 마음은 시간이 지난다고 괜찮아질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 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양평에서 1박2일 동안 걸어서 대회에 참석한 문희정 씨는 "어린아이를 키우며 평범하게 살던 엄마 아빠들이 세월호 참사 이후 '가만히 있지 않겠다'면서 모여서 촛불문화제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없는 사람들이 힘을 모으고 모아서 더 큰 힘을 내자"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후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 그만 좀 하자', '경제를 살려야 할 것 아니냐'는 등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대회 참가자들은 "지금까지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는데, 자식 잃은 부모들이 아직도 거리에서 특별법을 제정하라며 목 놓아 우는데 무엇을 그만둬야 하는거냐"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함께 사는 공동체를 위해 이웃과 손을 잡고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며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잊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밝히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안전한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구호를 외쳤다.

전명선 가족대책위원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한 사회 건설
초심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대회 막바지에 새로 선출된 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위 위원장이 무대에 올라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가족대책위는 소위 대리기사 폭행사건과 관계된 기존 집행부가 물러나고 새롭게 집행부를 구성했다.

전 위원장은 "저희 가족대책위를 둘러싸고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 이 일을 계기로 가족대책위가 초심을 잃은 것은 아닌지 생각했고, 기존 임원진은 스스로 사퇴했다. 앞으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한 사회 건설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특별법 제정 논의와 관련해 "조사와 수사, 기소가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가능하다. 특별법은 유가족들만을 위한 법안이 아니다. 두 번 다시는 이런 참사로 아픔을 겪는 국민들이 없도록 저희와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혜진 국민대책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은 정치권을 규탄하면서 "이제 신발끈을 다시 매고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싸움에 나서자. 그리고 선주협회에서 돈 받은 정치인은 누구인지, 국정원은 왜 개입했는지 우리 스스로 진실을 규명하자"라고 제안했다. 이와관련 국민대책회의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한 국민추진단'을 구성해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김 집행위원장은 또 10월 3일 출발하는 팽목항 기다림의 버스와 10월 20일부터 진행되는 전국행진에도 많은 동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진실은 누군가 규명해주는 것도 아니고, 안전한 사회도 누가 건설해주는 것이 아니"라며 "진실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자"고 말했다.

오후 7시경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시청광장-을지로를 거쳐 종각까지 행진을 하고 해산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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