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40239

경상도민 입으로 쓰레기가? '낙동강'이 위험하다
[현장] 생태공원에 레저시설을 허용해선 안 되는 이유
14.10.05 12:22 l 최종 업데이트 14.10.05 12:22 l 정수근(grreview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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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통 망초로 뒤덮인 낙동강 고령교 아래 생태공원. 망초공원이라 불러야 마땅한 모습이다. ⓒ 정수근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강변에 조성된 이른바 '생태공원'은 전체 234개이고, 그 중 95개가 낙동강에 조성됐습니다. 막대한 국민 혈세를 투입해 만든 생태공원이지만, 그곳에서 '생태'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제가 찾은 대다수 생태공원들은 쓰레기만 나뒹구는 등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방치돼 있었습니다. 

더 걱정인 것은, 이런 생태공원에 지자체들이 앞 다투어 오토캠핑장이나 야구장, 레포츠 광장 등의 각종 레저시설을 지으려고 나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한 추가적인 환경오염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최근 다녀온 현장조사를 통해 생태공원의 실태를 고발합니다. 

앞서 낙동강에만 95개의 생태공원이 조성돼 있다고 했습니다. 이들 중 8개 보 주변에 조성한 8개 생태공원에 대해선 그나마 수자원공사가 보와 함께 관리를 합니다. 하지만 나머지는 거의 방치돼 있는 게 현실입니다. 방치되고 있는 생태공원은 이미 망초와 겹달맞이꽃 등이 장악해 '잡초공원'이 돼버린 지 오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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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둔치에 준설토를 3~4미터 성토해 조성한 생태공원은 망초들마저 자라지 못하는 사막공원으로 변했다 ⓒ 정수근

보 주변 8개 생태공원을 제외한 나머지 생태공원은 모두 지자체로 관리주체가 바뀌었는데요. 예산이 없는 지자체에서는 관리하는 것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방치하기 일쑤라, 잡초공원이나 망초공원이 돼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그도 그럴 것이 이들 생태공원이란 곳은 보 주변을 제외하곤 사람이 살지 않는 시골지역입니다. 예산이 부족한 시골 지자체가 사람도 찾지 않는 생태공원을 관리하는 데 예산을 쓰기는 쉽지 않겠지요. 그러니 계속 방치될 수밖에요. 

레저시설 설치, 대단히 위험한 시도

하지만 더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일부 도시지역 지자체에서 그곳을 레저용으로 개발하려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자체들은 오토캠핑장이나 레포츠 광장, 야구장, 에코빌리지 등의 레저스포츠 시설을 지어 사람들을 끌어 모으겠다는 계획이지만, 우려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사실 이것은 대단히 위험한 시도입니다. 낙동강은 1500만 경상도민의 식수원으로, 취수원이 있는 특정 지역만이 아닌 낙동강 전체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봐야 합니다. 이러한 강변지역에 레저용 시설을 만들면, 식수가 오염되는 건 불가피합니다. 또 생태적으로도 많은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지난 2일 현장조사에서도 그 위험한 현실을 그대로 목격했습니다. 행사를 치른 강변주차장에는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고, 그런 쓰레기들이 강물 속으로 들어가 강변에 그대로 쌓이고 있는 현장도 목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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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곡보 강변주차장에선 행사용 도시락 쓰레기가 마구 뒹굴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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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미 동락공원 강변에 떠밀려 온 각종 '쓰레기'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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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버리고 간 구미 동락공원 쓰레기들 ⓒ 정수근

엄격한 관리를 해야 할 '식수원' 낙동강에 이렇게 쓰레기가 넘쳐나고 그것들은 비가 오면 강물 속으로 그대로 흘러들어갑니다. 1500만 경상도민의 식수원 낙동강을 이렇게 대접해도 되는 걸까요? 아마 그 결과는 바로 우리 인간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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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로 접어드는 이맘 때면 강물이 깨끗해야 하는데, 이상하게 간장빛을 띠며 썩어가고 있다. 이런 강물을 우리가 마시고 있다. 하루빨리 보를 터서 강물을 흐르게 해야 한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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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곡보에 짓고 있는 레저시설. 이런 것이 허용되어선 안 된다. 낙동강은 우리가 마시는 물을 생산하는 식수원이다. ⓒ 정수근

강변 둔치는 야생동물들이 서식하고 이동하는 야생의 공간입니다. 그런 곳에다 각종 레저시설을 설치하는 건 야생의 영역을 앗아가는 것으로 생태적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가뜩이나 보 담수 이후 강물 수심이 최소 수심 6m로 깊어져 동물들이 과거처럼 강 이쪽과 저쪽을 넘나들 수 없는 형국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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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계가 살아있는 낙동강 상류. 이곳은 야생의 공간이자 자연의 영역이다. 멀리서 저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만 봐도 절로 힐링이 된다. 이렇게 강을 향유하는 것이다. ⓒ 정수근

설사 현재 하천 인근에 시설이 존재한다고 해도 걷어내서 하천의 영역을 회복시켜 줄 필요가 있는 마당에, 그곳에 무엇을 짓는다니요... 하천의 영역을 오롯이 지켜줘야 하천 생태계도 살아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살아난 하천 생태계를 멀리저 지켜보며 향유하는 것이 바람직하고요. 이것이 선진국가의 하천관이고 점차 그렇게 바뀌고 있습니다. 

쓰레기가 넘쳐나는 낙동강의 현실을 보면서 하루 빨리 4대강을 재자연화 할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더 늦기 전에 4대강 재자연화를 서둘러 식수원 낙동강의 생태계가 건강해지길 희망합니다. 우리 인간의 건강을 위해서도 그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그 물을 마시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이니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지역 인터넷매체인 평화뉴스에도 함께 게재될 예정입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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