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20690

해외서 13억 '한식 파티'한 MB 부인, 알고보니…
[MB의 비용] 한식세계화 예산 낭비
이후천 협성대 교수 2014.10.07 09:24:39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한 경제 정책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왔고, 향후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한 정권이 추진한 정책에 대한 사후적 평가는 그 집권세력의 정치적 성향을 떠나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국민 혈세를 제대로 썼는지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이다.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과 지식 협동조합 '좋은나라'(이사장 유종일)는 이런 문제 의식에서 직전 정부인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주요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로 'MB의 비용'을 공동 기획, 연재한다. 이 기획은 추상적인 논쟁의 수준에 그치지 않고 정책이 끼친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인 비용을 추산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네 번째 기획이었던 MB 정부의 '원자력 발전소 비리'에 이어 한식세계화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한식세계화를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한식재단이 2011년 11월부터 1년 동안 런던, 파리, 브뤼셀, 마드리드, 뉴욕, 북경 등지를 여행하며 초호화판 잔치를 벌였다고 한다.(1) 그리고 이 잔치에 쏟아 부은 혈세만도 13억 원이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쏟아 부은 혈세는 1인당 474만 원짜리 다과체험, 270만 원짜리 오찬, 95만 원짜리 만찬 등 초호화판 파티를 여는데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그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2011년 11월부터 2012년 1월 사이에 유럽 각지에서 ‘한식 가이드북 출판 기념회’를 개최하였는데, 겨우 20명 정도 모이는 소규모 다과 행사를 위하여 런던에서 8987만 원, 파리에서 9483만 원, 브뤼셀에서는 4769만 원을 지출했다고 한다. 이를 1인당 소요비용으로 계산해보면 런던에서는 1인당 무려 449만 원, 파리 474만 원, 브뤼셀 238만 원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2012년 1월 ‘마드리드 퓨전 한식 홍보 행사’에서는 132명을 초청해서 1인당 95만 원, 2013년 2월 ‘한식당 가이드북 출판기념 정월대보름과 풍속화 테마 미디어 이벤트’에서는 35명을 초청하여 1인당 270만 원, 2012년 10월 ‘뉴욕 푸드필름 페스티벌’에서는 300명 초청에 1인당 49만 원, 2013년 2월 ‘Delicious Collaboration of K-food & K-pop, Hansik tour in Beijing’에서는 278명을 초청해 1인당 62만 원을 각각 오찬과 만찬비용들로 지출하였다는 것이다.
 
이 수치는 1인당 474만 원짜리 다과체험 전체행사의 부대비용까지 포함한 것이므로 어느 정도 과장된 수치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이것은 40만여 명에 달하는 결식아동들에게 지원되는 금액과 서울시 독거노인들 4천여 명의 한 끼 도시락 비용 2500원의 2011년도 중앙정부 지원금이 전액 삭감된 것과 대조할 때 지나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2)

MB정부를 거치면서 지난 6년간 국가부채가 무려 481조8000억 원이나 증가했다.(3) 국민의 혈세로 갚아야 하는 이 부채증가에는 한식세계화를 명분으로 전술한 바와 같이 어처구니없는 초호화 파티를 벌이는 소위 ‘영부인의 간판사업’과 같은 낭비성 예산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4)

한식세계화 사업과 영부인
 
▲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2010년 11월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8층 한식당 '무궁화' 오프닝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롯데호텔은 한식 세계화를 위해 지하1층의 한식당 '무궁화'를 38층으로 옮겨 최고급 한식당으로 새롭게 오픈했었다.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2010년 11월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8층 한식당 '무궁화' 오프닝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롯데호텔은 한식 세계화를 위해 지하1층의 한식당 '무궁화'를 38층으로 옮겨 최고급 한식당으로 새롭게 오픈했었다. ©연합뉴스
 
본래 한식세계화 사업은 국민의 자긍심과 국가의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국민의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5)  국민은 이 국가사업이 전통적이고 창의적이며 의미 있는 국민의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한식세계화 사업은 부실 그 자체였다. MB정부의 한식세계화 사업이 부실한 것으로 평가받는 요인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그 분석들 중에서 영부인과 관련된 지적이 가장 압도적이다.(6)
 
MB정부의 한식세계화를 문제 삼는 보도들을 요약하면, 국회에서 깊이 있는 심의 없이 예산을 증액한 것도 문제지만, 이 사업과 관련한 영부인의 역할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더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계획 없는 예산편성이라는 비판은 세계화를 표방하면서도 국내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내역이 전체 비중의 50%에 이른다는 것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7)  영부인에 대한 비판은 당시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이 한식세계화 사업을 구상하고 추진하던 중 여기에 영부인의 ‘동행’이 제안되었는데, 이것을 기회로 삼아 측근이 이권을 챙겼다는 추문과 사업진행 및 결과에 대한 부실한 감독, 그리고 도덕적 책임이 주를 이룬다.(8) 어찌되었든 이 사업은 국민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는커녕 수많은 문제점과 비리의혹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한식세계화 사업은 본래 2006년 국가이미지위원회에서 ‘한(韓)스타일 육성 종합계획’ 중 ‘한식(韓食)분야’를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하여 추진하기로 계획된 사안이었다.(9)  이것이 MB정권 출범이후 2008년 9월 18일 ‘제 3차 한식세계화 포럼’으로 발전된 것이다. 적어도 이때까지는 이것이 영부인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제 3차 포럼에서는 세계 5대 음식으로 한식을 육성하기 위해 먼저 대표적인 한식 100가지 영문표기를 표준화시키고, ‘코리아 푸드 엑스포 2008’을 10월 13~19일에 개최하겠다는 내용들이 논의되었다.(10)  실제로 이 일정표대로 동년 10월 16일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장태평 장관은 ‘한식세계화 선포식’을 거행하였다.(11)
 
그리고 2008년 12월에는 ‘한식세계화 기본계획’을 수립하였다. 국회는 2008년 12월 13일 2009년도 예산안 283조6600억을 통과시켰는데, 그 기본계획에 따라 한식세계화 추진 예산 100억 원도 예산에 포함하여 통과시켰다. 그렇게 자금이 조달되자 이 사업은 그 예산집행의 용도와 사용처 그리고 명분을 마련한다. 그 첫 번째 성과로서 2009년 4월 6일 농림수산식품부가 주최한 ‘한식 세계화 2009 국제 심포지엄’을 들 수 있다. 여기에서 한식세계화 5대 추진전략이 제시된다: ① 해외 한식당 인증제, ② 한식산업 R&D 확대, ③ 한식 전문 인력 양성, ④ 한식산업 투자활성화, ⑤ 한식문화 홍보.(12)  이때 명분으로 내건 이 사업의 추진배경은 한식의 세계화를 통한 국가의 미래 돈벌이 사업이었다: “세계 식품시장의 규모는 4조3890억 달러로 자동차산업의 2.5배, IT 서비스산업의 5.6배에 달한다.(13)” " 그러나 여기까지가 국민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을 만큼 나름대로 예산집행의 명분이 있는 국가사업으로서의 한식세계화의 기대치였다.  
 
그런데 여기에 “대통령을 돕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영부인의 역할이 첨가된다.(14)  한식세계화와 영부인이 연결되기 시작한 시점은 예산이 충분히 조달되어 지출하기 시작하는 시기와 일치한다. 2009년 5월 민관 합동의 한식세계화추진단이 출범하는데, 영부인 김윤옥이 그 명예회장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15)  대체로 명예회장은 단지 명예를 위해 자신의 이름을 넣었다는 것에 만족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경우는 좀 달랐다. 그야말로 영부인의 명예와 관련되어 있으니 ‘측면지원’을 넘어서 이 사업의 중심부에 서도록 만들었다.(16)

사실 요리를 주제로 하는 이 사업의 특징상 요리를 좋아한다는 영부인의 참여는 적절했다. 예컨대 2009년 10월 16일 영부인이 CNN 크리스티 루 스타우트(Kristie Lu Stout) 아시아 담당 앵커와 인터뷰를 하며 한식 홍보를 위해 잡채와 녹두빈대떡을 직접 만들어 대접하는 모습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일이었으며 그만큼 신선했다고도 평가할 수 있었다.(17) 
 
그러나 영부인이 대통령 내조자로서의 역할을 넘어서서 한식세계화추진단의 명예회장으로 활동하게 되자 자연스럽게 이 기구에 권력의 힘이 실리게 되었고, 이에 따른 혈세의 부실한 재정운용에 대한 영부인의 도의적 책임이 더 부각되어 버린 것이다.(19)
 
예컨대 추진단을 해체한 후 2010년 설립된 한식재단은 제대로 된 회의는 물론이고 직원들조차 업무파악이 안된 채 비정상적으로 추진되었다. 이 재단은 2년 6개월 간 임기 중 이사진의 교체율이 45%에 달하고, 그러다 보니 매 회의 때마다 새 이사 소개 및 재단 업무 현황에 대부분 할애가 되었다. 여기에다 직원들의 이직율도 146%인데, 2011년에 11명 입사해서 8명이 퇴사하고, 2012년에는 16명이 입사해서 11명 퇴사할 정도로 매우 비정상적인 상황이 전개 된다 (“한식세계화사업 한식재단, 업무연속성·책임감 제로,” 국민일보, 2012. 10. 4).
   
이러한 언론들의 평가는 국민들에게 한식세계화 사업의 주체가 국민을 대신하는 정부가 아니라 영부인인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설상가상으로 일부 영부인 띄우기식 홍보로 인하여 영부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더욱 심화되었다. 물론 영부인 자신이 사업자금의 일부를 착복했다거나 직접 비리를 저질렀다는 흔적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이 사업이 감사원의 타겟이 되어 감사를 받았다는 사실은 이 사업을 둘러싸고 많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다.
 
단적으로 이 사업에 대한 평가를 언론들의 기술로 보면 ‘김윤옥의 한식세계화사업 방만운영’ (<뉴시스>, 2013. 7. 6), ‘전시행정, 예산전용, 중복투자, 정치 입김…혈세 낭비 막아라! 한식 세계화의 허와 실’ (<신동아>, 2013. 8/647), ‘김윤옥 여사를 중심으로 추진된 한식세계화사업이 실제로는 김 여사의 주도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 실세들의 작품이었으며, 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 예산 수백억 원이 실세들의 주머니로’ (<주간한국>, 2013. 8. 12) 등과 같은 날선 표현들이 주종을 이루었다. 오죽하면 여당인 새누리당의 김재원 의원이 주도하여 예산낭비는 지적해야 한다며 ‘한식 세계화 지원 사업 관련 감사 요구안’을 2013년 2월 28일 국회에서 의결했을 뿐만 아니라, 감사원의 감사 자료가 부실하다며 그 문제점들을 비판했을까하는 점도 그 정치적 의도가 있든 없든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19) 
 
한식세계화 4년간 627억 예산 중 표면에 드러난 것만 최소 80억 이상 낭비성으로 편성
 
MB정부의 한식세계화 사업은 영부인의 참여 이후 실제로 인적, 재정적 지원이 더욱 증대되었다. 예산이 2009년 100억이었으나, 2010년 241억, 2011년에는 결식아동 지원금을 전액 삭감하면서까지 311억, 2012년 219억으로 2~3배로 늘어난다.(표1 참조) 여기에 다음 연도로 이월 금액이 증액되면서 2009~2012년 사이 무려 총 사업비 931억이 집행된다. 이 중에 한식재단이 298억을 사용하였다.
▲ 사업 분야별 예산. ©이후천
▲ 사업 분야별 예산. ©이후천
▲ 한식세계화 지원 사업 집행 현황. ©이후천
▲ 한식세계화 지원 사업 집행 현황. ©이후천
▲ 한식세계화사업 예산 중 한식재단의 예산 집행내역. ©이후천
▲ 한식세계화사업 예산 중 한식재단의 예산 집행내역. ©이후천
 
위의 표들은 모두 농식품부가 제출한 자료들을 기초로 감사원과 김재원 의원이 재구성한 것들을 다시 재정리한 것들이다.(22) 한식세계화 사업 예산 집행내역과 관련해서 감사원자료와 김재원 의원의 수치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알 수 없다.

감사원 자료(표 2)에 따르면 한식세계화 지원 사업을 위해 4년간 총 931억이 투입되었다. 그러나 다음연도 이월액이 222억7800만 원이고, 불용액이 81억1700만 원이니, 이것들을 빼면 MB정부 아래서 이 사업을 추진한 4년 동안 실제로는 627억2200만 원을 집행하였다. 이월액과 불용액이 무려 30%에 이른다는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첫째, 한식세계화사업을 위한 예산이 적정 예산을 수립한 것이 아니라, 우선 타내고 보자는 심리로 무계획 편성, 과다책정, 방만 운영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둘째, 이러한 예산 이월 및 불용은 한식세계화 사업의 예산을 낭비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감사원은 예산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중도에 한식재단의 요구대로 사업내용을 변경하여, 그것도 4분기 말, 한식재단 마음대로 집행하도록 승인하였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것들은 제대로 된 준비와 타당성 없이 집행된 것들로서 낭비성으로 흘렀을 여지가 큰 것으로 볼 수 있다.(23) 도대체 이렇게 무계획적인 예산 편성과 집행에 그 어떤 힘이 작용하였는지 일반국민들로서는 알 도리가 없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사업 분야별 실제 집행 액 중 경쟁력 강화에 전혀 기여하지 않는 홍보에 33%의 예산이 집행된 점이다.
▲ 사업 분야별 비용현황. ©이후천
▲ 사업 분야별 비용현황. ©이후천

실제로 집행된 627억여 원 중 불필요하게 쓴 낭비성 예산에 해당되는 것만 그 비용을 살펴보면 우선, 농식품부가 국회로부터 승인받아 최고급한정식을 판매하여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겠다고 40일 공고규정까지 무시해 가며 2011년 9월 13일~10월 13일 사이에 야심차게 공모한 ‘뉴욕 플래그십(flagship) 한식당 개설사업’이다. 이 사업에 쏟아 부은 혈세만 무려 50억이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신청자가 단 한명도 없는 바람에 무산되어 버렸다. 이 전시성 사업이 무산 되었으면 당연히 여기에 들어간 진행비용 40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49억6000만 원을 국회에 보고하고 불용처리 해서 국고로 귀속시키던지, 다른 내역으로 변경을 허락받아야만 한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예산 사용기한 하루를 앞두고 연구용역비와 콘텐츠 개발 사업비 등으로 이를 무단 전용하여 써 버렸다.(24) 

그러니까 49억6000만 원 중에는 받아내지 못한 용역 지체상금 13억, 결과가 미미한 ‘한식 세계화 공식 포털(www.hansik.org)’ 홈페이지개편 및 온라인 마케팅비로 11억4000만 원, 앞서 언급했던 해외에서 벌인 초호화 다과파티에 13억 등을 포함해서 최소 37억4000만 원 정도를 충분한 협의 없이 지출하였다.(25) 
 
또한, 보도에 따르면 한식재단의 방만한 운영은, 11억이나 들여 제작한 ‘유럽의 한식당 가이드북’ 20만 권이 ‘관광안내소 대신 한식당 창고에 쌓여’있다거나, ‘청와대 2부속실에서 만든 한식재단 명예회장인 영부인의 저서 ‘김윤옥의 한식이야기’에 5억의 외주용역비가 투여‘되었다는 사실만 봐도 명백하다.(26) 영부인의 책 <Stories of Korean Food by Kim, Yoon-ok: 김윤옥의 한식이야기>는 2010년 11월 G20 정상회담 시 그 배우자들에게 나눠주기 위해서 ㅅ출판사에서 출간하였다.(27) 
 
이 책은 본래 한식홍보를 위해 기획되었는데 출판 진행 중 영부인의 미담 일색으로 변질되면서 개인의 요리책 제작에 국민의 혈세가 사용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 또한 뜨겁게 제기되었다.(28) 여기에다 예산 배분의 원칙 없이 전체예산 중 수억 원을 들여 인기연예인들을 홍보대사로 임명하는 등 ‘한식재단의 2010~2011년도 사업비 중 48.3%’가 홍보비용으로 지출되었는데, 이 중에 상당수가 낭비성 예산으로 추정된다.(29)

예컨대 2011년 5월 미국 뉴욕의 한 한인마트에서 여배우 브룩 실즈가 고추장을 들고 서 있는 연출된 사진을 부풀려서 그녀가 한국음식을 좋아한다는 보도 자료를 만들기도 하였는데 여기에만 지출된 비용이 3억5000만 원이었다.(30) 

감사원은 이 밖에도 2012년 5월 8일부터 5월 11일까지 4일 동안 일산 킨텍스 전시장에서 개최된 ‘2012 식품대전’이 한식세계화 홍보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적으므로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이때 지출된 낭비성 예산은 21억에서 100만 원이 부족한 20억9900만 원이었다.(31) 
 
반성과 평가
 
한식은 단지 ‘대한민국에 전해 내려오는 조상 고유의 음식’을 줄인 말에 그치지 않는다.(32)  한식이란 본래 품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이고, 준비하는 시간이 길며, 손맛으로 빚어지기 때문에 서구음식처럼 계량화하기 힘든 한국인들만의 고유한 음식문화를 총체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자랑스러운 한식문화를 세계에 알리겠다는데 한국인으로서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MB정부의 한식세계화 사업은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었고, 국민들의 기대가 컸던 사업이었다.
 
하지만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국회로부터 질타를 받을 만큼 이에 대한 국고 부실운용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결론적으로 한식세계화 운동은 시스템과 계획이 불충분할뿐더러 졸속으로 진행된 운동이었다. 해외에서건 국내에서건 부실한 홍보활동에 지나치게 많은 예산이 집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런 행사를 대부분 외주용역에 의존함으로써 특혜논란을 야기하였다. 게다가 방만한 예산 운용, 낭비성 집행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감독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영부인이 직접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의 의미가 빛을 발하지 못했다. 오히려 영부인의 참여로 인하여 언론의 부정적인 평가가 심화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식세계화 사업은 국민들이 기대하는 소중한 사업이므로 기 투입된 예산들과 그 성과들을 재평가해서 의미 있게 계속해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

 
 
▲ 4대강 사업, 22조 원 부은 '밑 빠진 독'
 
▲ MB의 자원외교 
 
 ▲ MB의 기업비리와 특혜 
 
▲MB의 한수원 비리

(1) 김재원, “보도자료,” 2013. 10. 13, 8f. 국회는 2013년 2월 28일 제 313회 본회의를 개최하여 ① 한식세계화사업 예산의 연례적 집행 부진 및 운영의 효율성 ② 2011년 한식재단의 “뉴욕 플래그십 한식당” 개설비 50억 원 사용내역에 대한 적절성을 감사원이 감사하도록 의결하였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2013년 2월 28일부터 9일간의 예비조사를 거쳐 3월 14일부터 4월 5일까지 농림수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재단법인 한식재단,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을 감사하였다. 김재원 의원은 이 감사원 감사와 2012년 11월 5일부터 16일까지 실시한 한식세계화사업과 한식재단에 대한 농식품부의 감사가 부실했다고 주장하면서 이 보도 자료를 통해서 한식재단이 “무능력·무책임한 업무 수행에 도덕적 해이와 비리 의혹까지 총체적 난국”임을 지적하였다.
(2) 굿네이버스에서 지원하는 주환(가명: 9살)이의 ‘방학이야기’는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주환이는 방학을 싫어한다고 한다. 방학이 되면 제일 좋아하는 학교급식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다른 아이들은 학원으로, 놀이동산으로 부모님과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주환이는 부모님들이 일을 하셔서 방학이면 혼자 차가운 단칸방에서 홀로 라면을 끓여 점심을 먹어야 한다. 그래서 주환이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수업도, 따뜻한 급식도 중단되는 방학이 싫다는 것이다(http://home.give.gni.kr/campaign/campaign_view.asp?idx=454&issu=Y). 이처럼 어서 방학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퉁퉁 부은 라면이라도 배불리 먹었으면 좋겠다는 배고픈 단칸방 아이들이 있다 (http://whiteink.tistory.com/507#.UsvbuYewfIU). 또한 움직이기 힘든 몸으로 구석의 좁고 어두운 골방에서 도시락을 기다리는 우리나라 100만 여 명에 달하는 독거노인들의 비참함은 MB정부가 집행한 한식세계화 파티의 어두운 그림자였던 셈이다. 서울시 도봉동 626번지 김수찬(가명: 76)씨는 보증금 100만 원에 월세로 10만원인 반지하 방에 거주한다. 이 할아버지는 5평 남짓의 이 단칸방에서 난방비가 없어 방안에 텐트를 치고 산다고 한다. (“서울 도봉구의 보증금 100만원인 집, 안에 들어가니…,” 조선일보, 2013. 1. 28).
(3) “박근혜 정부 첫 해, 나라빚 1000조 원 넘을 듯 [국감 - 기재위] 이용섭 의원, 정부와 공기업 포함한 국가부채 1053조 원 전망,” 오마이뉴스, 2013. 10. 16.
(4) “초라하게 막내린 MB정부 한식 세계화… 2막은? 영부인 앞치마서 ‘식어버린 한식’… 올 예산 38%나 깎여,” 서울신문, 2013. 1. 5; “대한민국, 세계 문화 중심국으로 [이명박 정부 평가 : 8 문화] 한식 세계영역 확장...장기 프로젝트 없이 단발성, 이벤트성이라는 지적도,” 아시아투데이, 2013. 2. 7; “결식아동 숟가락 빼앗아 추진한 '김윤옥 한식당' 최후는? [取중眞담] 부창부수... 김윤옥-뉴욕한식당, 감사원 감사 받는다,” 오마이뉴스, 2013. 2. 27. 
(5) “한식세계화 5년, 성과와 과제,” 한국농어민신문, 2013. 2. 28. 2009년과 2010년 11월 코리아리서치 국민여론조사에 의하면 92%가 한식세계화 사업의 필요성에 동의한다. 이에 대해서 (농림수산식품부 외식산업진흥부, “해명자료,” 2f).
(6) “[더블 클릭] 한식세계화&영부인,” 서울경제, 2013. 5. 19.
(7) "김윤옥의 한식 세계화 사업 방만 운영, " 뉴시스, 2013. 7. 6.
(8) “‘MB정권 실세들 수백억 챙겼다… 청와대 A 비서관이 비리 핵심… ’,” 주간한국, 2013. 8. 26; “‘한식세계화’ 비리 폭탄 터지나,” 창업경영신문, 2013. 8. 27; “‘한식세계화’ 예산낭비 펑펑. 국회, 사업집행 부진·800억 예산운용 등 감사,” 푸드투데이, 2013. 2. 27.
(9) “감사결과보고서 – 한식세계화 지원 사업 집행실태 - (국회 감사요구 사항),” 2013. 6, 4.
(10) “엉터리 한식 메뉴판, ‘베어탕·식스타임즈?’.. 외국인도 못 알아들어,” 파이낸셜뉴스, 2013. 10. 18; 시중의 식당 메뉴판에서 예컨대 육회(six times), 곰탕(bear tang), 동태(dynamic stew)를 지적한다; “한정식이 Han Fixed Meal? 엉터리표기 퇴출. 한식124개 외국어표준안 마련 세계화 일환 英日中 3개語로,” 서울신문, 2009. 11. 6: 잘못된 표기로 칼국수(Knife-cut Noodles), 한정식(Han Fixed Meal). 이를 시정하기 위한 한식메뉴 표준영문 표기에 대해서 참조하라, www.hansik.org. 
(11) "2017년까지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연합뉴스, 2008. 10. 16.
(12) “한식 세계화 2009 국제 심포지엄 개최,” 헬스조선, 2009. 4. 6.
(13) “‘연(連)·개(開)·소(小)·문(紋)’ 전략으로 한식 세계화에 도전,” 농수축산, 2009. 4. 8. 
(14) “한식 세계화 추진단 발족회의,” 연합뉴스, 2009. 5. 4.
(15) “‘한식 세계화…대통령 돕기 위한 것’ 김윤옥 여사, CNN 인터뷰,” 경상일보, 2009. 10. 20.
(16) 농림수산식품부 외식산업진흥부, “해명자료,” 2.
(17) "‘한국은 경제 불황 이겨낸 세계적 모범사례’ 5일간 ‘한국 특집 방송’ 지휘한 CNN 간판 앵커 스타우트,“ KoreaDaily, 2009. 10. 18. 
(18) 예컨대 추진단을 해체한 후 2010년 설립된 한식재단은 제대로 된 회의는 물론이고 직원들조차 업무파악이 안된 채 비정상적으로 추진되었다. 이 재단은 2년 6개월 간 임기 중 이사진의 교체율이 45%에 달하고, 그러다 보니 매 회의 때마다 새 이사 소개 및 재단 업무 현황에 대부분 할애가 되었다. 여기에다 직원들의 이직율도 146%인데, 2011년에 11명 입사해서 8명이 퇴사하고, 2012년에는 16명이 입사해서 11명 퇴사할 정도로 매우 비정상적인 상황이 전개 된다 (“한식세계화사업 한식재단, 업무연속성·책임감 제로,” 국민일보, 2012. 10. 4).
(19) “[사회] 한식재단 사이트 재구축비 10억 논란,” 주간경향, 2012. 11. 27; “‘여사님사업’ 한식세계화, 도마에 올라,” http://sbiznews.com/news/?action=view&menuid=29&no=30216.
(20) “감사결과보고서,” 9. 여기에서 예산현액은 당해연도 예산액에 전년도 이월액을 합한 금액이고, 집행률은 예산현액에서 집행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21) 김재원 의원의 보도자료, 10.
(22) 한식세계화 사업 예산 집행내역과 관련해서 감사원자료와 김재원 의원의 수치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알 수 없다. 
(23) “감사결과보고서,” 12ff.
(24) “감사결과보고서,” 36ff.
(25) 김재원, “보도자료,” 1-9.
(26) “한식세계화 논란, 외식업계로 ‘불똥’ 튀나.”
(27) “[줄줄 새는 혈세, 구멍 뚫린 감시망] MB정부 ‘한식 세계화 사업’도 한심.”
(28) 이와 관련하여「한겨레 21」은 영부인의 화보가 28%나 달하는 이 책이 ㅇ출판사의 저작권 강탈과 관련된 논란이 있다는 사실도 보도하였다 (“청와대가 <김윤옥의 한식 이야기> 출판사 협박했나,” 한겨레 21, 2012. 1. 9 (893)). 
(29) “한식세계화 논란, 외식업계로 ‘불똥’ 튀나.”
(30)  “감사결과보고서,” 33ff; “영부인은 예산 먹는 한식 전도사,” 2012. 1. 9 (893). 
(31) “감사결과보고서,” 31.
(32) http://www.hansik.org/kr/article.do?cmd=html&menu=PKR1010000&lang=kr

이후천 협성대 교수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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