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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 ‘간첩 몰려 19년 옥살이’ 서승 교수 “유신은 엊그제 일”
뉴스K  |  kukmin2013@gmail.com  승인 2014.10.08  02:13:24  수정 2014.10.08  10:11:37



 

 

 
 

김현주 뉴스피디(이하 김): 대만에서 전시는 어떠셨어요?

서승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특임교수(이하 서): 원래, 광주시 미술관 안에 걸리는 것과 같은 크기로 해서 춘권대학교 대만의 5대 국립대학교 중 하나인데 그 안에서 전시를 했는데 너무 전시도 멋있었고 저의 생각보다 홍성담 씨 자체가 최고의 전시였다 이야기할 정도로 전시가 대성공했다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김: 홍성담 작가와 어떤 사이이신가요?

서: 제가 감옥에서 나온 것이 1990년인데 홍성담 씨가 그때 국가보안법으로 잡혀서 감옥에 있어서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에서 지정한 세계 3인 예술가의 한사람으로 지정돼 있어서 석방캠페인이 있었어요.

홍성담씨하고는 2004년에 처음에 대만에 가고 이번에 이르기까지 약 10년 정도 홍성담씨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주제로 많은 일을 했습니다.

 
김: 중앙정부의 지시가 떨어지기도 전에 전시를 거부한 광주시나 비엔날레 측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서: 그거는 사실은 자기검열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매우 부당한 거죠. 사실은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 예술의 자유 이런 것들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인데 지금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예술 작품을 걸지 못하게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비엔날레에서 추방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 세월호 죽을 거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미국에서 벌써 이 그림을 걸고 8개 도시에서 시위를 하고 있고 캐나다에서도 2개, 독일에서도 한다고 하고 이것이 가만히 광주시 미술관에 걸어놓고 가둬놓으면 아무 일도 없었던 걸 내쫒아버리니까 마음대로 세계 각 지역을 좌충우돌하면서 뛰어다니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광주시 하고 비엔날레 본부는 자기들이 의도했던 거하고 정반대 결과가 돼서 오히려 이 그림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살리는 역할을 하게 된 거예요.


김: 김대중 대통령이 강의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오해를 받으셨잖아요. 




서: 오해가 아니고요 그건 조작입니다. 왜냐면 그 기사에 일본에 있는 민단에서 누구누구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내가 알아봤는데 오사카에 있는 한국 총영사관에서 정보를 제공한 거예요.

이걸 전부 조작, 왜곡해서 오사카 총영사관에 있는 정보 형사가 갖다 바친 걸 기사로 만들어서…….

 
그래서 재판할 때 그 기자를 출두시키라고 하니까 자기들이 ‘유학시켜서 미국에 갔습니다. 1년 동안 안 돌아옵니다’ 신문기자를.. 조선일보 그것도 월간조선에 있는 신입기자를 1년 동안이나 한국에 없다고 해서 재판에 한 번도 안 왔어요. 자기가 이야기하는 게 떳떳하고 문제 없으면 재판에 와서 이야기하면 되잖아요. 참 놀랬어요.

 
그래서 물론 재판에는 승소 했습니다만. 그래서 정정기사도 냈지만 그거 뭐하겠습니까. 기사 써서 전부 다 인터넷에 뿌리고, 참 그 사람들의 방법이 항상 그래요. 국가 기관이 앞장서서 날조한 이야기를 잡지에 실어서 작당해서………. 진짜 참으로 놀라운 일이에요. 그게 국가 폭력이에요.

 

매일 거의 같은 일과이지 않습니까. 아침에 기상나팔 해가지고 점호하고 밥 먹고 앉아 있다가 점심 먹고, 저녁에 저녁 4시쯤에 저녁 밥 먹고, 아침 7시까지 굶고 이런 생활을 하는데 매일 같은 생활을 하고 있으면요, 세월이 있었다고 느껴지지가 않아요.

대부분 아무 것도 없는 똑같은 생활을 하는 거니까, 말하자면 시간이라는 게 납작하고 알맹이 없으니까. 그 안에 있는 상품을 뺀 포장지를 포개놓은 것 같이 아주 얄팍한 겁니다. 그래서 19년이 지났다고 얘기해도, 19년이 지났나… 이렇게 느껴지는 거죠.

 
김: 개인에 대한 국가의 폭력이라는 게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서: 우리 같은 재일동포들, 혹은 북하고 관계된, 북에 가봤다는 사람들 말할 필요 없이 그때 박정희가 중앙정보부 시켜서 며칠 동안 고문을 했잖소. 나 같은 경우는 무기징역 받아서 살아서 나왔지만 인혁당 사건 같은 건 뭐예요. 그 사람들이 사건 날 적에 다 사형시켜버렸잖아요. 죽여버렸잖아. 그것도 졸지에 7명인가 한꺼번에 해버렸는데.

 
 
이제 유신 시대가 멀리 떠나가서 지금 따님 대통령 해도 유신시대는 한국에는 없다 이런 식으로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엊그저께 일이에요, 엊그저께 일이고. 그런 것이 말하자면 국정원의 대선개입에 나와 있듯이 자기들은 무슨 짓이든지 다 할 수 있다는 그런 그 사람들의 오만이라할까 자신이라할까 이런 것에 다 이어져 있다고 봐야하는 거죠. 대통령 선거처럼 자기들의 명운이 걸렸다고 하면 진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본색을 드러내거든요. 이게 국가 폭력이에요.

 
 
김: 선생님께 한국은 조국인가요?

서: 한국이 모국이라고도 할 수 있고, 분단국가니까 모국이라고도 할 수도 없고 그런 거 아니에요? 우리는 통일이 돼야지, 진짜 모국이 되는 거 아닙니까.

 
물론 나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나는 일본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 일본을 자기나라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한국은 감옥에서 살았지만 사실은 김 대통령도 그렇고 김근태씨도 그렇고 그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감옥에서 그 속에서 교분을 맺은 사람들이 한국 사회에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됨으로써 나의 친구이자 동지라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는 아주 소중한 곳이라고 할 수 있지만 조국이다 모국이다 이렇게 얘기하기에는 분단돼 있다는 현실 자체가 인간의 마음과 현실 생활에서의 갈등을 많이 낳게 하지요.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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