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114794

검찰 "4대 포털, 실시간 검색해 문제글 처벌"
'9.18 대책회의 문건' 공개 파문, 朴대통령 지시사항 명시
2014-10-13 08:42:52   

'사이버 사찰' 의혹을 야기했던 지난달 18일 검찰과 4대 포탈사간 대책회의의 비공개 문건이 전격 공개됐다.

검찰은 대책회의에서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고 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인용한 뒤, 앞으로 검찰이 실시간 검색을 주무부서인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직접 포털사에 문제의 글들을 삭제 요청을 하겠다며 핫라인 구축을 요구해, 사이버 사찰 논란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검찰의 '초법적 사이버 사찰' 방침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정의당 서기호 의원이 문제의 지난달 18일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사범 엄단 범정부 유관기관 대책회의> 자료를 입수해 공개하면서 밝혀졌다.

대검은 지난 18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안전행정부 등 정부 유관부처와 함께 네이버·다음·SK커뮤니케이션즈·카카오 등 4대 인터넷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1시간반 동안 대책회의를 가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대책회의 당일 참석자들에게만 배포한 <허위사실 유포 사범 실태 및 대응 방안>이라는 문서에서 이틀전인 지난달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고 있다”는 발언을 직접 인용해, 이날 회의가 박 대통령 지시에 따른 후속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검찰은 당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박 대통령 발언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검찰은 또한 구체적 사이버 허위사실 유포의 사례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청와대 비선라인인 만만회(이재만 박지만 정윤회)가 인사와 국정을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한 만만회 의혹을 적시, 이번 조치가 박 대통령의 분노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드러냈다.

특히 검찰은 대책회의에서 현행법상 온라인의 명예훼손 글 등을 삭제하거나 차단하는 것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임을 알고도 이를 무시한 채, "검찰 전담수사팀에서 해당 글 등의 명예훼손이나 모욕 여부 등 법리 판단을 신속히 해 포털사에 직접 삭제를 요청한다"며 이를 위해 검찰과 포털사간에 ‘핫라인’을 구축할 것을 요구했다. 수사기관인 검찰이 민간업체를 단속에 동원하는 것을 뛰어넘어 방송통신위원회의 역할까지 자임하고 나선 셈이다. 

문서에 따르면, 검찰은 중점 수사 대상으로 △의혹의 제기를 가장한 근거 없는 폭로성 발언 △국가적 대형사건 발생 시, 사실 관계를 왜곡하여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각종 음모설, 허위 루머 유포 △공직자의 인격과 사생활에 대한 악의적이고 부당한 중상·비방 등을 제시했다. 

검찰은 아울러 “특정 단어를 입력·검색하여 실시간 적발”하겠으며,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조회수가 급증하는 등 이상 징후를 포착"하겠다며 '상위 검색어' 사찰 방침도 밝혔다.

문제의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난 8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를 작성했던 가토 다쓰야 <산케이 신문> 전 서울지국장을 기소해 국제적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서기호 의원은 “정보통신망법은 글을 삭제하려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포털에 시정요구·명령하게 하고 있는데, 검찰의 즉시 삭제 요청은 이를 무시한 초법적 발상”이라며 “검찰이 제시한 주요 수사 대상을 보면, 명예훼손에 대한 처벌이라기보다는 정부정책 반대를 사전에 막아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것도 특정 검색어를 가지고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처벌하겠다는 것은 검찰 스스로 사법부임을 포기하고 정권의 호위무사가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당시 대책회의에 참석했던 한 업계 관계자는 “검찰이 18일 오전 연락을 해서 당일 오후 일방적으로 회의를 소집했고 참석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상시 모니터링과 글 삭제 요청 등은 기술적으로 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회의는 형식적이었고, 토론이 아니라 통보를 받았다고 보면 된다. 이미 만든 보도자료를 배포해버렸다. 그 후 한 달이 다 되도록 연락조차 없었다”고 해명했다.

최병성 기자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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