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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답사기 6 : 집안 (환도산성, 산성하 무덤떼, 압록강) - 백유선" 중 환도산성만 가져왔습니다.

고구려답사기 6 : 집안 (환도산성) 
셋째날(8월 7일) 3
2005.09.14 14:40:03  백유선 

환도산성
 
박물관을 나와 국내성 답사에 들어갔습니다. 국내성은 이미 새벽에 한 바퀴 돌면서 살펴보았기 때문에 여유 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나 단체답사보다는 시간을 가지고 살펴보는 것이 충실한 답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내성을 살펴본 후에는 다음 일정인 환도산성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고구려 성의 특징은 평지성과 산성의 이중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평지성은 평상시 도시 기능을 하고, 산성은 전시의 방어 기능을 합니다. 쉽게 말하면 둘이 한 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집안의 국내성이 평지성으로서 도시 기능을 하였다면, 환도산성은 산성으로서 전시에는 그곳으로 옮겨가 수비 기능을 하도록 만들어진 산성입니다. 따라서 환도산성은 국내성으로 천도한 후 국내성의 수비를 위해 만들어진 산성이지요.
 
하지만 환도산성은 단지 수비를 위한 산성으로서만 역할을 한 것만은 아닙니다. 고구려는 3세기 초 산상왕 때 국내성에서 이곳 환도산성으로 수도를 옮겨 한동안 도읍으로서의 역할을 했으며, 또 4세기 고국원왕 때에도 수도를 이곳으로 옮긴 적이 있습니다. 아마 적의 침입에 대비하여 옮긴 후 장시간 눌러앉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도읍으로서의 역할을 하던 환도산성은 좋지 않은 기록만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적의 침입으로 두 차례나 함락되는 슬픈 운명을 겪어야 했거든요. 3세기 동천왕 때 조조가 세운 위나라 관구검의 침입으로 이곳이 함락된 적이 있습니다. 또 4세기 고국원왕 때에도 후연의 모용황에게 함락된 적이 있습니다. 후연은 궁궐을 불태우고 미천왕의 무덤을 파헤치는 등의 만행을 저지릅니다. 그러나 모용씨의 후연은 약 50여 년 후 광개토대왕에 의해 무너지고 고구려가 일시적이지만 북경 근처까지 진출하게 됩니다. 결국 보복(?)을 당한 셈이죠.
 
환도산성 역시 세계 문화유산에 지정되었기 때문에 입구에는 이를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습니다. 이번에 중국의 고구려 유적 가운데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을 살펴보면, 크게 3가지로 구분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답사 때 둘러본 것은 대부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들입니다. 참고로 북한은 평양, 남포, 안악 등지의 고구려 고분만이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 고구려 유적 중 세계 문화유산 (중국)

1. 수도 유적 :  (1) 첫 수도인 졸본성(환인의 오녀산성)
                     (2) 둘째 수도인 집안의 국내성,
                     (3) 한 때의 수도인 집안의 환도산성
2. 고분 : (4) 왕릉급 고분 12기와 딸린무덤 1기, (5) 귀족무덤 26기
3. 기타 : (6) 광개토대왕릉비
 
환도산성 답사에서는, 산성을 모두 둘러보지는 못하고 남문으로 들어가 장대와 궁궐터를 살펴보았습니다. 이 성 역시 고구려 축성법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옹문이라든가, 겉쌓기, 속쌓기 등의 축성법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남옹문은 자연 지형을 잘 이용하는 지혜를 보여주었고, 배수구도 눈여겨볼 만 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산성이 있지만 산성답사는 경우에 따라 재미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는 준비와 요령이 필요하겠지요. 나름대로 생각해 본 산성 구경하는 요령을 적어 보겠습니다.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그 산성에 얽힌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사전 공부가 아닌가 합니다. 다른 유적도 마찬가지만 사전지식이 없으면 특히 산성은 보아도 남는 게 없습니다. 환도산성도 한때나마 수도로서의 역할을 했고, 점령당하는 슬픈 기억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보면, 잘 남아 있는 고구려의 다른 성에 비해 그리 볼 만한 것은 없다고 할 수도 있거든요. 역사 속 주인공으로서 그 성과 운명을 같이하는 상념에 젖어보면, 그 성은 답사자에게 전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줄 것입니다.
 
또 하나는, 주위의 자연 경관에 취해 보라는 것입니다. 성이라고 늘 전투만 하는 곳은 아니지 않습니까? 전쟁이 없는 경우가 더 많지요. 성을 만든 사람들도 늘 전투만 염두에 둔 것은 아니거든요. 성 밖을 관찰할 수 있도록  높은 곳에 만든 장대에 올라 주변 경관을 둘러보십시오. 풍광이 수려한 곳이 많습니다. 실제로 수원 화성의 방화수류정은, 전시에는 망대의 역할을 하도록 지어졌지만 평시에는 자연을 느끼는 휴식 공간으로 사용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재미있게 보는 또 하나의 방법은 산성을 만들고 수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살펴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여러 가지 축성법이 쉽게 눈에 들어옵니다. 성문을 만든다고 가정해 봅니다. 다른 부분에 비해 수비가 취약한 만큼 이를 보강할 다른 시설물을 생각해야겠지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고구려의 옹성은 당시 사람들의 지혜의 산물이 되는 것이지요. 치성을 비롯한 다른 시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것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성이 바로 수원의 화성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고구려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축성 기술과 지혜가 총 집약되어 있다고 볼 수 있죠. 10여 년 전에 한 바퀴 돌며 살펴본 적이 있었는데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환도산성. 한때나마 고구려의 수도 역할을 했으며, 두 번이나 함락 당한 슬픈 기억을 간직한 역사의 현장입니다. 지금은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산성 입구에서 남문을 통해 안쪽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입니다>
 

<환도산성 남문 주변의 성벽입니다. 겉쌓기 한 돌이 무너져 속쌓기 한 돌이 드러나 보입니다.>
 

<환도산성 남문 주변의 성벽입니다. 뒤에 보이는 산 능선을 따라 성벽이 둘러져 있습니다.>
 

<환도산성 남문을 안쪽에서 바라본 모양입니다. 凹자 모양으로 옹성을 만들고 자연지형을 이용한 지혜가 돋보입니다. 아래 그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환도산성 남옹문 개념도. 위의 남문을 그림으로 그려본 것입니다.>
 

<환도산성 배수구. 성안의 물을 빼내기 위한 시설입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꽤 신경 써서 만든 시설입니다.>
 

<환도산성 장대. 사람의 오를 수 있는 계단이 보입니다.>
 

<환도산성 궁궐터. 한때나마 수도로서의 역할을 할 때의 궁궐터입니다. 커다란 주춧돌과 기와 등이 발굴되었다고 합니다.>
 

<환도산성 역시 전형적인 고구려 축성법에 따라 지어졌음을 보여줍니다. 옥수수 알갱이 모양의 겉쌓기 한 돌이 드러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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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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