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kb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333333

안동호 쇠제비갈매기들의 향수
승인 2014.10.20  

 
▲ 권광순 

19세기 프랑스의 작가 샤토 브리앙은 “문명 앞에는 숲이 있고 문명 뒤에는 사막만 남는다” 는 말을 남겼다. 개발한 만큼 환경이 더 파괴된다는 의미로 산업혁명 이후 산업화·도시화에 따른 자연 환경의 파괴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한 서식지 파괴는 야생동물의 생존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안동호 내 작은 모래섬을 의지해 산란과 포란 등 번식활동 중인 쇠제비갈매기 무리가 잇따라 발견됐다.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왜 이 작은 새들이 낙동강 하구 모래섬을 떠나 이곳으로 왔을까`라는 의문이 끊임없이 떠오른다.  
 
조류학자들은 서식지 내의 천적, 무분별한 청소 등 여러 원인 가운데 4대강사업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강바닥 준설과 보(洑) 건설 등 낙동강 개발이 이들의 서식지에 큰 문제를 일으켜 생태계의 인위적인 교란에 따른 당연한 결과물이라고 지적했다.  

본지의 보도이후 경·남북 학자들이 낙동강 하구 일원 쇠제비갈매기 서식지를 공동 조사한 결과, 바다와 접한 해안선의 백사장 80%가 유실될 정도로 이미 서식지로서 기능이 상실됐다. 

“4대강 사업이 시작된 이후 수년 전부터 낙동강 하구 삼각주 일원의 모래 퇴적현상에 이상이 나타나면서 물길 방향이 수시로 바뀌고 있습니다. 수위 변화도 심해 모래톱에 걸려 배도 함부로 몰고 다닐 수가 없지요”  

서식지 조사 당시 낙동강 하구 일대를 생계터전으로 삼던 어부들의 이야기는 벌써 쇠제비갈매기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 근거지도 파괴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낙동강 중상류 일원의 대형 보 설치로 상류로부터 강 하구 일원으로 유입되는 모래 퇴적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해안선의 백사장이 쓸려 나가고 파도가 넘어 들어와 하구 일원의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 되었다는 것. 조류학자들도 이점을 예의 주시하고 더욱 구체적인 조사활동에 나설 참이다. 

일부 야생동물이 지진 등 기상변화를 미리 감지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카나리아가 우는 소리를 들으면 옛 뱃사람들은 머지않아 폭풍우가 닥친다는 것을 예견했다. 보이지 않은 위험을 감지하는 이 새를 배에 실고 다닌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를 재삼 강조하지 않는다 해도 쇠제비갈매기들이 세세년년 서식지로 삼았던 낙동강 하구를 떠나 강 최상류인 안동호에 이사 온 것만으로도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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