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10221645491&code=940100

도난 불교문화재 48점 숨겨온 사립박물관장, 경찰에 덜미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입력 : 2014-10-22 16:45:49ㅣ수정 : 2014-10-22 16:45:49

조선시대 도난 불교문화재 수십 점을 몰래 보관해오던 사립박물관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국 20개 사찰에서 도난된 불교문화재 48점을 보관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로 서울 소재 한 사립박물관장 권모씨(73)와 매매를 알선한 경매업체 대표 이모씨(53)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과 문화재청은 권씨가 보관해온 불교문화재 48점을 모두 회수했다.

경찰 조사결과 권씨는 지난 1989년 5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20차례에 걸쳐 경북 청도 대비사 ‘영산회상도’, 충남 예산 수덕사 ‘지장시왕도’ 등 불교문화재 48점을 총 4억4800만원에 사들여 서울과 경기도 성남 소재 수장고 7곳에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1686년 그려진 영산회상도. 경북 청도 대비사에서 보관하다 1988년 도난됐다가 이번에 경찰이 회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제공

권씨는 문화재 31점을 담보로 개인 사채를 끌어쓰다 이자를 내지 못하게 되면서 도난 문화재 5점 등 16점이 경매에 넘어가는 바람에 덜미를 잡혔다. 권씨는 경찰에 “불교 문화재에 대한 애착이 커 오랜 기간 수집해왔다. 도난 문화재인지는 몰랐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회수된 문화재가 문화재청의 ‘도난 문화재 정보’와 조계종 ‘불교문화재 도난백서’에 등록돼 있었고, 권씨가 문화재 전문가인 만큼 몰랐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봤다.

회수된 문화재들은 조선 중·후기에 만들어진 것들로 보물급 문화재도 10점 이상 포함됐다. 회수된 문화재중 일부는 불법 유통 과정에서 도난품임을 숨기기 위해 고의로 훼손한 것도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에 회수된 문화재 중 불화는 23점이고 그중 17세기 작품이 1점, 18세기 작품이 10점”이라며 “18세기 후반 불화가 최근 보물로 지정된 사례와 17세기 불화가 굉장히 드문 점을 고려하면 보물로 지정돼도 손색 없을 정도로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1767년 그려진 삼장보살도. 경북 예천 보문사에서 보관하다 1989년 도난됐다가 이번에 경찰이 회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제공
 
경북 청도 대비사에서 보관하다 지난 1988년 도난당한 ‘영산회상도’는 1686년 그려진 작품으로 370㎝×320㎝ 크기의 대형 벽화다.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8보살과 10대제자 등을 화면 가득히 채운 조선후기 작품이다. 섬세한 표현과 밝은 채색 등 17세기 후반 불화 양식을 잘 보여주며 보물급 문화재로 평가되고 있다. 

경북 예천 보문사 ‘삼장보살도’는 보편적인 삼장보살도와 다른 독특한 구도가 돋보이며 전남 순천 선암사 ‘53불도’는 균형있는 신체와 단정한 얼굴 표현 등으로 가치가 높다.

경찰은 “문화재에 대해서는 매매 허가제를 도입해 허가 없이 팔린 문화재가 도난품으로 확인되면 매매를 무효로 하고, 관련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수된 문화재들은 현재 서울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에 보관 중이며, 추후 피해 사찰로 환수될 예정이다.



 
Posted by civ2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