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661254.html?_fr=m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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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 사실상 무기 연기…박근혜 정부 ‘군사주권’ 포기
등록 : 2014.10.24 05:30수정 : 2014.10.24 08:00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22일 오후(현지시각) 제46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회담을 앞두고 방미 첫 일정으로 워싱턴에 있는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한-미 안보협의회의서 구체시점 명기않고 ‘적절한 시기’
용산 한미연합사·동두천 일부 미군, 잔류키로 합의 번복

한-미는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를 못박지 않은 채 다시 연기하기로 했다. 시기와 관계없이 한국군의 능력과 주변 안보환경 등 ‘조건’이 충족돼야 전작권을 한국에 넘기기로 한 것이어서, 사실상 전작권 전환을 무기 연기할 가능성의 문을 열어놓았다. ‘군사 주권’의 포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는 또 한미연합사를 용산기지에, 주한 미2사단 예하 210화력여단을 동두천에 잔류시키기로 합의했다. 애초 2016년까지 평택기지로 이전하기로 한 합의를 뒤집은 것이어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한민구 국방장관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2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열어 이런 내용이 담긴 공동 코뮈니케를 채택했다. 한·미 국방장관은 공동 코뮈니케에서 전작권 전환을 “적절한 시기에” 한다고만 하고 구체적인 시기를 명기하지 않았다. 다만 “한국과 동맹국의 결정적인 군사능력이 갖춰지고 한반도와 역내 안보환경이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할 때 전작권을 한국으로 전환할 것”이라고만 ‘전환 조건’을 밝혔다.

코뮈니케는 또 “한·미 통수권자가 한-미 안보협의회의의 권고에 기초해” 전작권 전환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는 이를 위해 공동으로 ‘연합이행관리체계’를 구성해 매년 한국군의 군사능력을 평가한 뒤 전작권 전환 여부를 한-미 안보협의회의에서 협의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전작권 전환 시기를 명기하면 나중에 또 연기해야 하는 사정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렇지만 “2020년대 중반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가 구축되면 한국군이 전작권을 환수할 핵심 군사능력을 갖추게 된다”며 “사실상 2020년대 중반이 되면 전작권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2020년대 중반이 되더라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더 강화됐다거나 한반도 및 역내 안보가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얼마든지 전작권 전환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한-미 합의로 추진된 전작권 전환이 한 차례 연기 끝에 사실상 무기 연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미는 또 전작권 전환이 이뤄질 때까지 한미연합사를 서울 용산기지에 잔류시키기로 했다. 국방부는 그동안 “용산기지 이전 계획은 국민과의 약속인 만큼 꼭 지키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그러나 이번에 전작권 재연기를 빌미로 연합사를 용산에 남겨두는 것으로 기존 합의를 뒤집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미는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2016년까지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했던 주한 미2사단 예하 210화력여단도 동두천에 남기기로 했다. 기지 이전을 강력히 주장해온 동두천 지역사회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미 양국이 사실상 전작권 전환 시기를 무기 연기할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외교안보 분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전작권 환수’ 공약을 스스로 파기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공약집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2015년 전시작전권 전환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청와대는 이날도 한·미 양국의 전작권 전환 연기 합의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은 채 “국방부가 설명할 일”이라는 태도를 유지했다.

워싱턴/박병수 선임기자, 석진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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