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12122156195&code=940100

중국 어선 연 1만5000척 불법조업… 단속 땐 흉기 난동
박용근·강홍균·윤희일 기자 yk21@kyunghyang.com  입력 : 2011-12-12 21:56:19ㅣ수정 : 2011-12-13 00:34:35

불법 1000척에 감시선은 고작 3척

12일 중국 어선 선장에 의한 해양경찰 피살사건은 중국 어선의 집단화·흉포화, 해경과 정부의 소극적 대처, 단속 인력과 장비의 부족 등이 원인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지난달 목포 인근해역에서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 실태를 파악했다. 중국 어선들은 4∼5척 또는 10척이 밧줄로 묶었다 풀었다 하는 방식으로 선단을 이뤄 우리 측 단속을 방해하는 것을 이 관계자는 확인했다. 철망을 설치하거나 쇠창살을 꽂아놓고 해경 접근을 막는 어선도 적지 않았다. 

한·중 어업협정에 따라 우리 관할수역에서 합법적으로 조업이 가능한 중국 어선은 연간 1700여척으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허가 없이 불법조업하는 중국 어선은 연간 1만5000척에 달한다. 이 관계자는 “그날 하루 한·중 어선이 모두 어로활동을 하는 잠정해역에 들어온 중국 어선은 1000척이었지만 단속 나간 한국 어업지도선은 3척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12일 서해상에서 불법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중국 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이청호 경장의 빈소가 마련된 인하대 장례식장에서 모강인 해양경찰청장(왼쪽)이 조문하자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인천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해경은 인천에서 제주까지 중국 어선이 집중 조업하는 서·남해에서 불과 6척의 함정으로 불법 어선을 감시·단속하고 있다. 

중국 어선 선원들의 폭력적 저항은 선을 넘은 지 오래다. 지난 3월 충남 태안군 격렬비열도 해상에서 불법조업 중이던 중국 선원들은 해경이 단속에 들어가자 도끼와 해머를 휘둘러 태안해경 소속 박모 순경(30)이 중상을 입었다.

지난달 16일 전북 군산시 어청도 해상에서는 중국 어선 11척이 선단을 이루고 선원들이 쇠파이프와 도끼 등을 휘두르는 바람에 해경이 제대로 단속활동을 할 수 없었다. 서해안이 ‘중국 어선의 무법지대’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중국 어선들이 우리 관할해역에서 불법조업을 벌이는 것은 돈 때문이다. 중국 연안은 남획과 부영양화로 어자원의 씨가 말랐다. 고기를 잡아도 오염돼 있어 상품성이 떨어진다. 반면 서해안에는 조기·멸치·고등어 등이 풍부하고 오염도도 낮다. 중국 어선 1척이 보름간 불법조업을 하면 2000만∼3000만원을 번다. 선원들도 한 번 조업에 30만~45만원을 손에 쥔다. 중국에선 큰돈이다. 

해경은 중국 선원들이 삽과 낫 등 흉기로 저항하면 고무탄 발사기와 전자충격총 등 비살상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 해경의 외국 어선 단속 대응 매뉴얼은 권총이나 소총, 실탄도 폭력·저항이 있을 경우 사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탄을 쏜 적은 한 번도 없다. 한·중 간 외교마찰로 비화될 수 있어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 해경 측 해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소극적 대처는 해양주권 상실과 해경대원 피살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12월 현재 불법조업하다 붙잡힌 중국 어선은 472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30척보다 43% 증가했다. 2008년 전남에서 중국 선원이 휘두른 흉기에 맞아 바다에 추락한 목표해경 박경조 경위(48)가 숨진 데 이어 이날 이청호 경장(40)도 변을 당했다. 2008년 이후 부상당한 해경만도 27명이다. 

중국 어선들은 몇 년 전만 해도 일본 영해에 진출, 불법조업을 일삼았지만 일본 정부가 강경 대응하면서 자취를 감췄다. 정부는 이날 오후 총리실 주재로 법무부·해경·외교부 등이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종합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해경 단속 인력·자원의 보강, 위법 시 징벌 현실화, 한·중 간 외교협의 상설화 등이 논의됐다. 모강인 해양경찰청장(55)은 “단속 경찰관들의 안전을 위해 중국 선원들이 흉기를 소지한 채 저항할 경우 접근 단계에서부터 총기를 적극 사용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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