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35212


기어이 광주로 몰려가겠다는 보수들... 작년 악몽 떠올라

보수단체 광주 금남로 집회 예정... 위안부 문제와 함께 유독 5.18에 집착, 왜?

20.04.23 08:07l최종 업데이트 20.04.23 08:07l김종성(qqqkim2000)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금남로에서 광주시민들과 계엄군이 대치하고 있다.

▲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금남로에서 광주시민들과 계엄군이 대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다가오는 5월 18일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이 불혹을 맞는 날이다. 하지만 5·18의 40주년을 축하하는 일이 코로나19 때문에 제약을 받고 있다. 지난 7일 제40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5·18 전야제를 비롯한 주요 행사들을 취소했다.


그런데 이 판국에 광주에서 5·18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한 단체들이 있다. 자유연대와 턴라이트라는 보수단체들이다. 자유연대는 2018년 8월 15일 발족 이후 '사드배치 찬성'과 '5·18 유공자 명단 공개' 등을 주장하며 집회와 고소·고발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자유연대에서 갈라진 턴라이트는 조국 맞불 집회와 세월호 집회 등에서 보수·극우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작년에도 동일한 집회를 한 이 단체들은 금년 5월 16일과 17일 5·18민주광장, 전일빌딩, 금남공원 4거리, 금남공원 맞은편 인도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전일빌딩은 계엄군이 헬기로 사격한 흔적이 있는 곳이다.


두 단체가 표방하는 집회 목적은 5·18이 아니라 5·18 유공자 진위에 대한 진상 규명이다. 유공자들의 명단과 활동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집회를 열겠다는 것이다. 집회 명칭도 '5·18 유공자 명단 및 공적조서 공개요구 집회와 문화제'다. 광주광역시는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두 단체의 집회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두 단체를 포함한 보수세력은 5·18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미래통합당을 포함한 이들 보수·극우 세력은 이 점에 관한 한 단결하고 있다. 5·18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유공자들의 보상금 수령에 트집을 건다. 작년 2월 8일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이 '5·18 북한 개입설'을 유포하는 극우 인사 지만원을 초청해 공청회를 연 사건은 아직도 생생하다.


보수 세력이 5·18을 물고 늘어지는 것과 관련해 음미해볼 만한 점이 있다. 그들이 국제적으로는 소위 '위안부' 문제에, 국내적으로는 5·18에 가장 민감하다는 점이다.


위안부 문제의 경우 그들은 일본 극우와 보조를 맞추며 거시적 차원의 한·일 보수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일본 극우와 같은 목소리를 내는 이영훈 등의 <반일 종족주의>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비판이 무려 3분의 1이나 차지하는 것은 한·일 보수세력이 이 문제에 얼마나 예민한지를 잘 보여준다.


보수세력이 이러는 이유는 5·18과 위안부 문제가 현재진행형이기도 하지만 두 사안에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① 가장 약한] 비인간적인 너무나 비인간적인


첫째, 두 사안은 '가장 약한 부분'에 속한다.


5·18과 위안부는 민중에 대한 국가권력 혹은 보수권력의 비인간적 탄압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1980년을 지배한 전두환 정권과 일제강점기를 지배한 일본제국주의가 인간에게 얼마나 잔인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는 국가권력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5·18과 위안부 문제는 국가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범죄로 국가권력의 부도덕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국가는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담론도 촉발했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있는지, 국민이 국가를 위해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사안이다.


한국의 진보와 보수의 차이 중 하나는 개인 혹은 국민과 국가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가 하는 점이다. 진보는 개인의 가치를 중시하는 가운데 양자를 조절하려 하는 데 반해, 보수는 국가의 가치를 절대시하며 필요하다면 개인의 희생도 일정 정도 불가피하다고 본다.


5·18과 위안부 문제는 국가권력 혹은 정치권력의 부도덕성을 드러내고 국민의 가치에 대한 재인식을 촉구한다. 그래서 보수세력에는 5·18과 위안부 문제가 약점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5·18 학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은 그동안 보수세력의 입지를 끊임없이 위축시켜왔다. 위안부 착취에 대한 세계적 공분은 일본의 전범국가 이미지를 더욱 부각해 일본의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곤경에서 벗어나고자 보수세력이 내놓은 논리가 '5·18 시위대는 북한 간첩들이었다'느니, '위안부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해 큰돈을 번 매춘부들이었다'는 식의 한심한 주장들이다. 그럴싸한 대응 논리를 내놓기 어려울 정도로 두 사안은 한국 및 동아시아 보수세력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② 가장 강한] 더 나은 세상으로 


둘째, 그 두 가지는 '가장 강한 부분'에 속한다. 5·18과 위안부는 한국 및 동아시아 진보세력이 더 나은 방향으로 세상을 바꾸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되고 있다.


5·18은 1980년대 이후의 한국 민주화운동을 추동하는 힘이 됐다. 군부정권이 은폐했던 5·18 진상을 들춰내고 이를 확산·공유하는 과정에서 민주·진보 진영은 대중과의 공감대를 넓혔다. 이는 민주화운동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단서가 됐다. 국민들과 민주·진보 진영이 1987년 6월항쟁 및 2016년 촛불혁명을 성사시키고 1997년 이래 세 차례나 대선에 승리한 원동력 중 하나는 바로 5·18 광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였다.


또 전두환 정권과 미국의 동맹이 광주 학살의 저변에 깔려 있었다는 점이 폭로됨에 따라, 5·18은 미국 문화원 연쇄 방화로 이어지고 한국 민족주의 운동의 질적 성장에 이바지했다. 미국이 대한민국 주권을 예전처럼 농락할 수 없게 된 원인 중 하나는 5·18로 인한 반미 감정 확산에 대한 미국의 두려움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위안부 문제는 남북한과 중국·타이완 등지에서 반일 연대가 공고해지는 계기를 제공했다. 동아시아 민중들이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한 공통 인식을 토대로 연대감을 갖게 되는 원인 중 하나가 됐던 것이다.


지금 이 연대는 동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으로 번져 나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일본의 훼방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나 지방의회가 지지하는 가운데 소녀상들이 세워지는 것은, 위안부 문제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진보에도 기여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반영한다.


보수세력의 관점에서 볼 때, 5·18과 위안부 문제는 '적'들을 강화하고 단결시키는 촉매제다. '적'들의 가장 강한 부분인 것이다. 그러니 그들로서는 물고 늘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③ 가장 만만한] 약자와 소수자 억누르며 부당한 쾌감


셋째, 그 두 가지는 '가장 만만한 부분'에 속한다. 5·18과 위안부 문제가 보수에는 약점이고 진보에는 강점이라 할지라도, 그래서 보수세력이 그 문제들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할지라도, 지지층이 없으면 보수가 이 문제에 달려들 수 없다. 그런데 5·18과 위안부 문제에는 보수파 리더들이 지지층을 동원하는 데 활용할 만한 요소가 담겨 있다. 그들이 만만하다고 볼 이유가 그 속에 있는 것이다.


5·18과 위안부 문제는 각각 1980년대 이후 및 1990년대 이후의 역사적 평가 작업을 거쳐 오늘날에는 승리자의 이미지를 띠고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는 사건이 벌어질 당시에는 패배자의 이미지를 띠었다. 5·18 시민군은 계엄군에게 무참히 학살됐고, 위안부들은 일본군에게 잔인하게 유린됐다. 4·19 시위대나 6월항쟁 시위대와 달리, 두 사건과 관련된 대중들은 사건 당시에는 패배를 경험했다.


보수나 극우 진영의 지지층은 선전과 암시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진보 진영의 지지층이 집단군중 상태 속에서도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과 대비된다. 보수나 극우 지지층의 그 같은 취약성은 보수파 리더들이 지지층을 독려할 때 유용하게 활용될 여지가 있다.


보수파 지지층한테 '4·19나 6월항쟁을 부정하기 위해 나가서 싸우자'고 독려하면, 4·19 시위대와 6월항쟁 시위대가 갖는 승리자의 이미지 때문에 보수적 지지층은 심리적으로 머뭇거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미 한번 패한 바 있는 5·18이나 위안부 피해자들을 상대로 싸우자는 독려는 보수파 지지층에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갈 가능성이 있다. 그들에게 승리의 확신을 심어주는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5·18과 위안부 인권활동을 훼방하는 보수파 지지층은 실상은 5·18 및 위안부 피해자들과 싸우는 게 아니다. 그 피해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오늘날의 강력한 대중과 싸우는 것이다. 하지만, 선전과 선동에 능한 보수파 리더들의 암시를 받는 지지층은 자신들이 '현재 세력'이 아닌 '과거 피해자들'과 싸우는 듯한 착각을 가질 수도 있다. 이것은 보수파 지지층이 승리의 확신을 갖고 5·18이나 위안부 문제를 향해 뛰어들도록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사건 당시의 패배자 이미지에 더해 5·18에는 '민중'과 '전라도'라는 이미지도 겹쳐져 있다. 위안부 문제의 경우에는 '식민지 대중'과 '여성'이라는 이미지도 오버랩돼 있다. 약자와 소수자를 억누르는 데서 부당한 쾌감을 느낄 때가 많은 보수적 지지층에게 자신감을 넣어줄 수 있는 요인들이 두 문제 속에 담겨 있는 것이다. 보수파 지지층을 선동하는 리더들이 얼마나 나쁜 일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가장 무책임하고 나쁜, 필패의 길


이처럼 한국 보수세력이 5·18을 물고 늘어지는 것은 위안부 문제와 마찬가지로 5·18이 '가장 약한 부분'이자 '가장 강한 부분'인 동시에 '가장 만만한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5·18은 극우 지지층을 결집하기에 좋은 소재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에게 필패를 안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세가 이미 5·18 희생자들의 편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런 소재를 갖고 대중을 동원하는 것은 5·18을 모욕하는 일인 동시에 보수파 지지층을 불행으로 이끄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필패의 길로 지지층을 이끌고 가는 리더가 얼마나 무책임하고 나쁜지는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5·18은 지금 불혹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시간만 40년이 흐른 게 아니라, 사회적 공감대도 단단히 형성돼 있다.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을 안정적인 단계로 이미 진입한 것이다. 그렇게 바위처럼 단단한 불혹의 5·18을 향해 차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보수정당뿐 아니라 자유연대와 턴라이트 같은 보수단체들도 오른쪽이 아니라 옳은 쪽으로 신속히 '턴'하지 않으면 안 된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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