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newsface.kr/news/news_view.htm?news_idx=4264

정몽준, 수요집회 ‘굴욕’…한나라 분노민심 실감
‘위안부 문제 해결’ 관심가졌지만 시민들 “내려와라” 쓴소리
문용필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12.14 17:11 | 최종 수정시간 11.12.14 17:11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굴욕’을 당했다. 일제 강점기 위안부 동원에 대한 일본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1000번째 수요집회에 참석한 정 전 대표는 이날 무대에 올랐으나 “내려오라”는 시민들의 야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000번째 수요집회를 찾은 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무대에 올라 발언하자 야유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퇴장하라 외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도 이날 자사 공식 트위터를 통해 “정몽준 의원이 마이크를 잡자 시민들 ‘내려가’라고 외치네요”라고 전했다.

트위터 상에도 “여기가 어딘데...당장에 내려와!”, “근데 정몽준이 왜 왔지??”, “그게 민심이기도 하죠”, “갈 데가 따로 있지”, “이 사람은 왜 와가지고 망신을 자초해”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하지만 정 전 대표는 지난 8월 31일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을 촉구하는 것은 우리 국회에 주어진 성스러운 책임”이라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당내 태스크포스, 국회 내 적절한 기구 설치를 제안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정 전 대표는 “오는 12월 14일 수요집회가 1000회를 맞게된다”며 “동료의원들이 함께 수요집회에 참석할 수 있기를 진정으로 바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수요집회 1000회 에 모습을 보인 것은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정 전 대표는 지난 8월 4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결국 이같은 좋은 취지로 집회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정 전 대표는 최근 한-미 FTA 비준안 강행처리를 비롯,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가 된 셈이다. 그만큼 현 집권세력에 대한 민심이 좋지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세계 곳곳의 함성, 일본정부를 할머니들 앞에 무릎 꿇게 할 것”

이날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에는 ‘1000’이라는 숫자가 상징하듯 유난히 많은 이들이 함께했다. 길원옥, 김복동, 박옥선, 김순옥, 강일출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5명과 정대협 관계자는 물론, 3000여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동참했다. 

정치권에서는 정 전 대표와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한명숙 전 총리,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참석했으며 ‘소셜테이너’ 배우 김여진 씨와 ‘나는 꼼수다’의 정봉주 전 의원도 이날 집회에 동참했다. 배우 권해효 씨는 이날 집회의 사회를 맡았다. 

이정희 대표는 “92년 1월, 수요집회를 이곳에서 시작하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20년을 가까이 오리라고는 그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일본이 여전히 무시하고 외면하는 동안 이렇게 할머님들과 함께 해주신 시민여러분과 그 어려움을 다 이겨주신 할머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한국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것, 그리고 지난 시기 한일 청구권 협정에서 나라를 팔고 피해자 개인들의 청구권을 팔았던 그 분들은 과연 어떤 역사적 반성을 하고 있는지 우리는 분명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 민주당 정부는 역사적 반성과 책임을 확실히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1천회가 되는 동안 걸어온 길 앞에 두꺼운 벽이 서 있었지만 그 벽에 조금씩 금이 가고 있다”며 “전국 곳곳, 세계 곳곳에서 울릴 함성이 일본 정부로 하여금 우리 할머니들 앞에 무릎 꿇게 할 것”이라고 연설했다. 

윤 대표의 말마따나 이날 서울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관련 집회와 시위가 이어졌으며 일본 도쿄와 미국 뉴욕, 대만 타이페이에서도 연대 행사가 치러졌다. 하지만 일본 대사관 측은 늘 그래왔듯 이날 1000회 수요집회에 대해서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수요집회 1000회를 맞아 정대협이 시민사회의 모금으로 만든 평화비도 이날 일본대사관 건너편에 세워졌다. 일본정부는 당초 “양국 외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리 정부에 평화비 건립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한복차림에 작은 의자에 앉은 위안부 소녀의 모습을 형상화한 이 평화비에는 한글과 영어, 일본어로 ‘1992년 1월8일부터 이곳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2011년 12월14일 1천번째를 맞이함에 그 숭고한 정신과 역사를 잇고자 이 평화비를 세우다’라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트위터 상에는 “부디 이 분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한을 풀고 가셨으면 좋겠다”, “국민을 믿는다. 역사에서 절대 묻히게 하지 않을거라고”, “가보지는 못하지만 오늘만큼은 마음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등 수요집회 1000회를 상기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잇따랐다. 

박찬종 전 의원은 “사과와 배상요구에 모르쇠로 대응하는 일본정부의 철벽양심. 무관심한 한국정부, 64명 잔존피해자들의 멀지않은 소멸을 기다리는가!”라는 글을 남겼다. 정범구 민주당 의원은 “우리 젊은이들의 외침. 일본정부 대답해야 합니다”라고 촉구했다. 

가수 이효리 씨는 전날 “잊혀져가는 할머니들을 한번 더 생각하는 밤이 되길 바란다”는 글과 함께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시 ‘다시 태어나 꽃으로’를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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