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4대강 공사 강행
유기농민 ‘천막농성’ 반발
[한겨레] 박경만 기자  등록 : 20111214 21:09
   
전국 4대강 사업지 가운데 유일하게 미착공 상태로 남아 있는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의 유기농지에 대해 시공업체가 본격 공사에 나서자 유기농민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14일 경기도와 시공업체, 팔당지역 농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4대강 사업 한강1공구 시공사인 코오롱건설은 13~14일 세 차례에 걸쳐 굴착기를 동원해 두물머리 신양수대교 교각 인근에서 습지제거 공사를 시도했다. 이에 농민들과 팔당생협 조합원들이 막아서자 철수했다.

두물머리 둔치(22.2㏊)에는 유기농가 11곳이 있었으나, 4대강 사업지에 포함돼 7개 농가가 이전하고 4개 농가가 남아 유기농사를 짓고 있다. 이들은 양평군이 4대강 사업을 위해 하천부지 점용허가를 취소하자 소송을 내어 1심에서 승소했지만 2심에서 패소한 뒤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농지 보존·친환경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공동대책위원회’의 방춘배 사무국장은 “사업시행자인 경기도와 시공업체가 대화하겠다고 하지만 결국 공사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팔당지역 농민들과 생협 조합원 20여명은 이날부터 시공업체가 작업을 시도한 곳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두물머리에서 666일째 생명평화미사를 열어온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 신부들과 신자들도 15~23일 오전 8시 ‘팔당 유기농지 보존과 농민들을 위한 생명·평화 9일 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경기도와 시공업체는 공권력을 요청해서라도 공사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공사를 마치지 못하면 국가계약법에 따라 공사금액(40억원)의 1000분의 1(400만원)을 날마다 지연배상금으로 물어야 한다”며 “4개 농가의 비닐하우스 등 지장물 27동을 제외한 국유지, 보상이 완료된 토지에서까지 공사를 막는 것은 농민들의 월권행위”라고 말했다.

경기도 건설본부 관계자는 “농민들이 공사를 계속 방해할 경우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거나, 피해금액에 대한 구상권 청구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주/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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