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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불상, 누가 먼저 훔쳤나?..엇갈린 한일 대응
JTBC | 임진택 | 입력 2014.12.03 22:11
 

[앵커]

두 불상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되는 걸까요? 물론 이 불상이 훔쳐온 것인 건 맞습니다. 행위상으로 보자면 훔쳐온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 측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불상 중 하나는 애초 우리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그쪽에서 먼저 훔쳐간 것이라는 정황이 크기 때문에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양국의 대응은 사뭇 다르다고 하는군요.

임진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일본은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지난해 2월, 훔쳐온 불상이 공개된 지 일주일 만에 한국에 조사관을 보냈습니다.

JTBC가 입수한 일본 문건입니다.

조사관들은 도난당한 불상이 맞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열흘 만에 일본은 우리 외교부에 불상을 반환하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이후에도 일본은 기회만 되면 끊임없이 불상 반환을 요청해왔습니다.

일본 학계는 한발 더 나갔습니다.

지난해 12월 일본 향토사학자 나가토미 히사에가 쓴 '도둑맞은 불상'이라는 책입니다.

부석사의 관음보살좌상은 왜구가 약탈한 것이라는 주장에 "왜구의 상당수가 고려 민족이었다"고 대응합니다.

우리 민족이 일본에 가져갔다는 취지입니다.

나아가 한국이 무식한 논리를 펴고 있다며 미숙함을 깨달아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일본이 이번 일을 오히려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상근 대표/문화재환수국제연대 : (일본이) 전 세계에 우리도 피해국가라는 이미지를 이걸 통해 얻으려 하는 것은 아닌가. 그런 정황을 보이고 있어요. 왜냐하면 중국도 일본이 가져간 문화재에 대해 환수 운동을 시작했어요.]

그렇다면 우리의 대응은 어떨까?

취재진은 충남 서산의 부석사를 찾았습니다.

2년 가까이 자체적으로 조직을 꾸려 조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관음보살좌상이 일본으로 넘어간 경위를 밝히기 전까지 반환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원우 스님/부석사 총무 : 600여 년 만에 우여곡절 끝에 우리나라에 돌아왔지만 단 하루도 부석사를 방문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가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불상을 훔친 건 잘못됐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먼저, 불상을 돌려주고 한국으로 반환해 오는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겁니다.

[정영호/단국대 석좌교수 : 돌려 줘야지. 훔쳐왔으니까. 몰래 문 부수고 들어가서 훔쳐온 것 아니에요. 창피한 생각을 해야죠. 안 그렇습니까? (이후에) 제자리에 돌려놓자고 의논해서 돌려받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어떤 입장일까?

취재진은 불상을 몰수한 검찰을 찾았습니다.

일본이 교부 요청서를 접수하는 등 법적 절차까지 밟으면서 검찰의 고민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문화재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불상의 일본 반출 경위 조사를 지켜본 뒤 반환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문화재청은 검찰의 요청에 따라 지난 9월부터 불상이 일본으로 반출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 안에 결론이 나올 예정입니다.

그런데 JTBC 취재 결과, 문화재청은 일본의 약탈 여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 약탈이다, 아니다 하기는 어렵다는 거죠. 만약 약탈이라면 소유권을 주장하는 서산 부석사에서 그 자료를 주장하지 않았겠습니까.]

문화재청의 결론에 따라 또 한 번 파장이 일 수도 있습니다.

문화재청 조사위원 사이에서조차 약탈이 확실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명대/문화재청 조사위원 : 약탈품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일본 학자들도 다 약탈이라고 하는데 우리 학자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것은 말하는 것 자체가 부끄럽습니다.]

이 문제가 해결돼도 법적으로 까다로운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우리 형사소송법에는 범죄로 취득한 물건은 원소유주에게 돌려주도록 돼 있습니다.

일본이 노리는 것도 이 점입니다.

하지만 현재 법원의 불상 반환 금지 가처분 신청 내려져 있습니다.

검찰도 쉽게 불상을 처분하지 못하는 겁니다.

일본은 부정하게 취득한 문화재를 돌려줘야 한다는 유네스코 협약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 : (유네스코 협약을) 근거로 그 협약에 따라 요구하는 것이고요. 본래 정당한 소유자가 가지고 있던 것이기 때문에 그 소유자한테 (불상이) 돌아가야 맞는 것이지요.]

하지만 일본이 유네스코 협약을 강조할 처지가 못 된다는 반론도 나옵니다.

[이근관/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 (일본은) 1970년도 협약에 부과하는 의무를 상당히 좁게 해석한 그런 이행 법률을 만들었습니다. 국가에서 지정한 문화재인 입상의 경우 이 협약의 보호 범위에 속하지만, 국가 지정 문화재가 아닌 좌상은 보호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상당히 큽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참에 일본으로 넘어간 문화재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황평우/문화재청 전문위원 : 지금 이걸 가지고 일본에 약탈된 문화재들 반환 협상을 시작해야죠. 따져 보자. 국제적으로 공론화하자 이거죠. 우리는 왜 공론화 안 해? 한국 정부가 이제는… 민간단체에서 이 정도까지 해줬잖아요.]

공세 수위를 높여가는 일본과 고민을 거듭하는 한국, 두 불상의 운명은 앞으로 한일 간 문화재 공방의 방향을 결정지을 열쇠가 될 전망입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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