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58864

자원외교, 기업에 특혜... '융자금 3677억 갚지마'
[단독 - 글로벌 호갱 MB 자원외교 ④] 최근 4년 탕감액, 이전 27년보다 많아
14.12.04 11:06 l 최종 업데이트 14.12.04 13:54 l 고정미(yeandu) 이주연(ld84)

이명박 정부가 '자원외교'라는 명목으로 해외자원개발에 쏟아 부은 돈은 총 41조 원. 이 중 5조 원만이 회수됐다. '깨진 독에 물 붓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향후 5년 동안 31조 원 가량의 투자비를 추가로 납입해야 한다. <오마이뉴스>는 이명박 정부가 임기 5년 동안 벌인 자원외교 사업의 실체를 재조명하고, 과도한 채무 및 이자, 무대포식 사업 추진, 비자금 의혹 등 그 민낯을 샅샅이 파헤친다. [편집자말]

MB 정부 시절인 2011년 이후 4년 동안 정부가 해외자원개발에 뛰어든 대기업과 공기업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감면한 금액이 약 367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규모는 2011년 이전 27년 동안 이뤄진 감면 금액보다 많다. 세금으로 빚잔치를 해 온 해외자원개발 이면에는 기업들에 대한 부채탕감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가 부좌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제출한 성공불융자 관련 자료를 통해 4년 간 감면 규모를 확인했다.

정부가 합법적으로 대기업·공기업의 부채탕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성공불융자 제도 때문이다. 이는 석유·광물 등 자원탐사를 하는 기업에 정부가 돈을 빌려준 후 탐사에 성공하면 융자 원리금에 특수 이익금을 더해 정부가 회수하지만, 실패할 시 융자 원리금을 면제·감면해주는 제도다.

최근 4년 탕감액이 이전 27년보다 더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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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후부터 4년 동안 성공불융자 감면은 모두 47건, 3677억 6800만 원이 진행됐다. 성공불융자 제도가 시행된 1984년부터 2010년까지 27년 동안의 감면 금액은 총 54건에 3570억 원이었다. 최근 4년 간 감면 규모가 이전 27년보다 건수는 적지만 금액은 더 큰 것이다.

가장 많은 감면 혜택을 받은 기업은 한국석유공사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석유공사는 약 2245억 원의 감면을 받았다. SK 이노베이션은 감면 금액이 약 605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3위는 한국가스공사(202억 원), 4위는 LG 상사(152억 원), 5위는 삼성물산(147억 원)으로 나타났다.

감면을 위한 심사가 부실하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간 총 37건의 감면신청 가운데 36건이 거의 전액에 가까운 돈을 감면 받았다.

예멘 16광구의 경우, 석유공사·삼성물산·대성산업·GS생산 등 기업들이 참여했지만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시추도 하지 않은 채 벌금을 냈다. 정부는 벌금액인 52억 원을 전액 감면해줬다. 1995년에 이미 종료된 에콰도르 13광구 사업에 투자한 SK 이노베이션과 석유공사는 136억 원을 감면받았다. 특히 이들의 감면은 회계감사보고서도 없는 상태에서 이뤄졌다. 감면 여부와 감면 금액을 결정하는 융자심의회의 심사 강화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성공불융자 융자심의회를 운영하는 산자부는 2013년 말 개혁안을 내놨다. 융자심의 현장실사를 연 2회에서 4회로 늘리고, 융자 심의 객관성 재고를 위해 의결기준을 제적 과반수 출석의 출석 과반수 찬성에서 2/3 출석에 2/3 찬성으로 변경한 것이 골자다.

그렇다면 2014년도 성공불융자 감면은 어떻게 진행됐을까. 2014년 한 해 동안 총 7개의 사업에서 11건의 성공불융자 감면 신청이 진행됐고, 신청서를 넣은 민간 업체들은 융자액의 86%가량 감면받았다. 감면 된 전체 금액만 1035억 원에 달한다. 석유공사, SK 이노베이션, 삼성물산, LG 상사, 한국가스 공사 등이 감면 받은 대상이다. 그나마도 인도네시아 삼비도용(석유공사 성공불융자 신청), 호주 WA-338-P(SK 이노베이션 신청) 사업의 감면액이 50% 수준에 그쳤기에 이 정도 규모다.

상황이 이럼에도 산자부는 지난 9월 오는 2022년까지 성공불융자를 위해 1조원 규모의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해외 자원개발에 공기업 참여를 줄이고 대신 민간 기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려는 정책의 일환이다.

산자부 "회수율 148%"라지만... 앞으로 탕감 규모 더 커질 듯

산자부 관계자는 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성공불융자 제도 자체가 민간 기업이 자원외교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기 위한 정책으로 특별한 귀책 사유가 없을 시 융자를 감면해주도록 돼있다"라며 "탐사사업 성공률이 10%밖에 되지 않아서 이 정도의 사업을 수용할 기업이 몇 개 되지 않는다, 대기업 특혜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감면만 해주는 게 아니라 성공할 시 원리금 이상의 돈을 회수한다"고 강조했다. 설명에 따르면, 1984년 이후 성공불융자를 해준 전체 융자금 규모는 약 2조 8000억 원(26억 달러)이고, 이 가운데 사업 성공으로 회수된 금액은 약 1조 4000억 원(13억 달러)이다. 전체 대비 50%만 회수된 것이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사업 종료 후 회수·감면이 판단되기 때문에 종료된 사업을 기준으로 하면 총 융자금은 약 1조 원(9억 달러)으로, 회수율은 148% 정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 의원은 "특히 MB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보면 무리하게 투자한 것이 상당수"라며 "이미 최근 4년간 실패로 확정돼 감면된 금액이 그전 27년보다 높아졌지만, 앞으로 속속 최종 결과가 나오는대로 그 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부 의원은 "최근 정부는 '민간 기업 참여 독려'를 목적으로 성공불융자를 통해 대기업에 융자금 좀 더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라며 "감시가 더 어려운 영역으로 자원외교가 넘어가는데, 이것이 좋은 방향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대로 된 해외자원개발을 위해서는 성공불융자를 비롯한 해외자원 개발 사업 전체 과정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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