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들 타워팰리스에서 잘텐데.. 왜 이들은 텐트도 치면 안되나?
부자만 독식하는 세상 안된다고 말하면.. 찬바람에 버려지나요
서울의소리 ㅣ기사입력 2011/12/16 [00:29]

"오늘 정말 여기서 밤샐거예요?" "네"
"침낭은 있어요?"  "네"
"텐트 치면 안되요? 이렇게 추운데.."
"오늘 경찰에 집회 신고할때 텐트는 천막인지 몰라서 신고못해서 안된다고.. 다 가져갔었어요"
 
정말 너무너무 추웠다. 그야말로 오지게 추웠다.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를 일주일 앞으로 둔 탓인지 오늘은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이 아리도록 시렸다.

그런데 이 대학생들.. 부조리한 세상에 청춘의 목소리 들어줄 때까지 외치겠다고 오늘은 집에도 안가고, 밖에서 이렇게 밤을 새겠다고 했다. 

▲  일자리를 달라는 말, FTA반대라는 말, 이게 추운밤 버려질 죄입니까 ⓒ 서울의소리
 
자신들을 '대학생사랑연대'라고 밝힌 대학생들은 "합법적으로 집회신고는 했는데 천막은 몰라서 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경험이 없다보니 작은 텐트도 천막에 해당되는 줄은 몰랐다는 것. 그래서 오늘 텐트는 경찰에 철거당했다가 간신히 찾아왔지만, 대신 오늘 밤은 꼼짝없이 찬바람 속에 침낭살이이다. 아무리 매서운 바람이 불어도 "미신고 천막"인 텐트는 눈앞에 서있는 경찰들이 용서해주지 않을 것이다. 

▲  세상의 나쁜 흐름은 안된다고 외치는 청년들과 그들과 함께 이 추운 밤 보내는 '전경'이라는 이름의 또다른 청년들   ⓒ 서울의소리

불편한 이야기라고 할지라도, 감히 이 순수한 정의감으로 나온 학생들에게 "바람조차 막을 수 없는 밤"을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부자들에게 권력이 있다면 가난한 젊은이들에게는 인권이 있는 것이다.
 
▲  론스타가 우리나라 은행과 근로자들을 얼마나 엿을 먹였나. 이는 시작일지도 모른다    ⓒ 서울의소리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도 이 찬바람이 너무 마음에 걸려 그냥 떠날 수가 없었다. 

대통령 자문위원 출신 이석채 KT사장은 사택으로 타워팰리스를 장만하시고, 대통령 측근들은 몇억씩 접대비로 받으시고 쓰시고 따뜻한 겨울보내시는데, 왜 이들은 "텐트를 쓴다고 신고를 안한 것"하나로 이렇게 찬바람 부는 거리에 버림받듯 누워야 하는것 인가.
 
그나마 물대포를 안쏘는 것을 위안으로 여겨야 하는 것인지. 돌아오는 길 차안에서 했던 대화들 "이거 인권위원회에 이야기할까.. 너무하잖아.. 하긴 김미화씨가 그만둘 정도면..." 춥고 쓸쓸한 밤이었다. 

경찰에게 몰수당했다가 찾아온 텐트. 학생들은 괜찮다 했지만 보는 사람들은 안타까웠다. ⓒ서울의소리

Posted by civ2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