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육성] 대리기사에서 투사로 변신한 아빠
2015-04-10 05:00 CBS노컷뉴스 권민철 기자 

유족 유영민 씨 "죽어서 애들앞에 부끄럽지 않으려면…"

세월호 참사 1년, 유가족들도 침몰 중
▶ [세월호 육성] 대리기사에서 투사로 변신한 아빠 

단원고 故 유혜원 양 아버지인 유영민 씨 (사진=권민철 기자)

단원고 故 유혜원 양 아버지인 유영민(47)씨는 다짜고짜 박근혜 대통령 이야기를 꺼냈다. 

2004년 김선일 씨 참수 사건 때 박 대통령은 당시 야당 대표로서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 한다'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했었다. 

유 씨는 그 대목을 상기시키며 "외국도 아닌 연해에서 304명의 목숨을 지키지 못한 이 정부는 뭐냐"고 반문했다. 

건설업에 종사하다 오랜 기간 대리운전을 했다는 평범한 소시민인 유 씨의 발언은 막힘이 없었다. 

세월호 사건을 놓고 그가 왜 정부를 상대로 다윗과 골리앗 싸움을 벌이는지에 대한 그의 주장은 명쾌했고 매우 설득적이었다. 


▶ 몸이 많이 안 좋으시나? 

- 지쳤다. 지쳐서… 지친거 보다 아마 지금 저희들 상태가 제가 만나본 아빠들, 우리 반 말고도 다른 아빠들도 그렇고. 지금 이 시기가 상당히 안 좋고 위험한 시기인거 같다. 아빠들이… 지금 이 때가 아빠들이 어느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면 막 좀 불안증세도 약간 있는 거 같고 의기소침. 그리고 애가 너무 보고 싶어가지고 지금 내가 그런다. 내가 너무 보고 싶어서 전에는 사고 나서도 그렇게까지 안 그랬는데 요즘 들어서 좀 심하다. 애가 너무 보고 싶고, 애한테 가고 싶기도 하고, 중간 중간에… 아니면 삶의 의욕도 없고, 기운도 없고, 이런 시기가 막 온다. 그런데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여기 중에서도 같이 어울리는 아빠들이 있다. 친하게 얘기를 나눠보면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더라. 

▶ 아까 따님한테 썼다는 거는? 

- 그건 안 보여 줄 거다. 나 혼자만 간직 하는 거다. 그건 딸하고 나의 대화다. 그건 우리 와이프도 안 보여줬다. 와이프도 와이프 나름대로 애한테 인사하고 그냥… 

유영민씨의 딸 故 유혜원 양 (사진=유영민 씨 제공)

▶ 존재하지는 않는 거지만 살아있다? 

- 살아있다. 마음속에 항상 살아있다. 늘 살아있고… 난 우리 애 그림을 좀 부탁해가지고 사진을 그림처럼 그려 온 게 있다. 그걸 항상 집에 놔둔다. 그게 그려서 거기에다 보면 살아있다 애가… 그 그림은 보여주는데 이게 그 분한테 가서 부탁을 해가지고. 여기 지금 다른 애들 그린 거고. 이게 그림이다. (휴대폰 사진을 보여주며) 이게 우리 딸인데…그림에서 액자까지 해가지고 크기가 상당히 큰 거다. 한 문 손잡이 위쪽으로 큰 그림인데 액자가 크다보니까. 

▶ 집에 있는 거 찍은 건가? 

- 그렇다. 집에 있다. 안방에 딱 들어가면 문 앞에 있어서 항상 들어가면 얘 하고 잠깐 대화를 하고 간다. '아빠 다녀왔어. 잘 지내고 있지?' 그런 식으로 그냥 나 스스로에 대한 위안인데 그렇게 하면 좋다. 기분이 살아있는 거 같지 않나. 눈도 일부러 방송보고 그린 사람 제가 찾아가서 부탁을 했다. 이런 게 뭔 소용 있겠느냐마는 나름대로 하나의 위안이고 내가 살아갈 수 있는 방법…. 

실제로 자식 잃고 제대로 살아가는 부모가 얼마나 있겠나. 상상도 못 해봤어. 나 진짜 그것도 곱게, 곱게 키웠던 애들 보낼 때 나 지금도 우리 나머지 놈들 없었으면 살아갈 자신이 없다. 지금 저기 서현 형님 계시지만 저 형님은 지금 혼자서 딸 하나 보고 그것도 느지막이 얻어가지고 39세인가 40인가 얻어가지고 그거 하나 딱 키웠는데 얼마나 저 형님 비참 하겠나? 세상 다 무너지고 나는 그나마 셋이 있으니까 그것들 보고 사는 건데 세상을 온전히 살아갈 자신은 없다. 지금도 우리 애들한테 남아있는 동생들한테 미안한데… 아, 그놈들한테 미안하다. 미안한데 어쩔 수 없지 않나. 뭐 거짓말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자신은 아직은 없다. 그렇다고 다른 부모님들처럼 진상규명한다고 여기저기 쫓아다니고 하긴 하는데 너무 힘들다. 

알다시피 뭐 워낙에 정부자체가 나는 지금도 이해가 안 가는 거다. 어떤 분들이 저한테 이런 말을 하더라. 왜 야당하고만 붙어 다니느냐고. 근데 제가 그분한테 그런 말을 했다. 내가 야당을 붙은 게 아니라 여당이 우릴 버린 거다. 실제로 이건 나라에 참사고 국회운영하고 책임져야 할 데가 여당이다. 당연히 여당이 먼저 다가와서 손을 잡고 위로를 해주고 후속 대책을 강구해야 되는 게 당연 한 거다. 우리가 해달라고 쫓아다녀야해? 걔네들이 와서 먼저 하는 게 당연하거고 여야는 거기 힘을 보태서 진실을 규명해야 하는 게 당연 한 거잖아. 그건 기본 진리다. 근데 여당은 가족들만 보면 발뺌하고 도망간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국회에 두 달 넘게 있었다. 여당 국회의원들은 유가족들을 만나러 못 온다. 무서워서. 그런지 자기들이 지은 죄가 없으면 왜 못 오나?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이고 자기들 해코지 하나? 아니잖나? 그냥 우리 애들이 왜 죽었는지 진실을 밝혀야 되고 빨리 애들 좀 구해달라는 건데 못 나온 애 빨리 찾아달라는 건데 그 말이 그게 두려운 거다. 못 오더라. 

그런 부분은 여당이 외면하면 그럼 힘없는 우리 국민들은 어디로 가나? 당연히 야당으로 가는 거다. 우리가 야당을 찾아간 게 아니라 여당이 야당을 찾아가게 만들어 놓은 거다. 그게 그래놓고는 이제 와서 정치적 논리를 세워가지고 우리가족들 그것뿐만 아니라 온갖 유언비어 퍼뜨리고 언론플레이 해가지고 가족들 참 나쁜 사람 만들고. 우리가 언제 특례입학 해달라고 했냐고. 우리는 입도 뻥끗 안했다. 그거 다 여당에서 먼저 내놓은 얘기다. 그게 다 그 얘기는 언론에서 다했다. 

그리고 나는 내가 대통령 만나는데 갔었다 그 자리에… 와 대통령 사람 죽이데 완전히 거짓말로 사람 몰아붙이는데 깐깐하네. 국민들은 대통령 말 믿는다. 생전 처음 봤어. 대통령 당연히 진실규명 해주고 아무런 거 해준다고 다 했다. 가족들이 원하는 거 해준다고 그 자리에서 약속했다 우리한테. 그 후에 며칠 뒤에 방송도 했지 않나. 기자회견도 그게 마지막이다 6.4 지방선거 이기고 7.4 재보선 이기고 나니까 이건 완전 딴 나라 대통령 됐다. 국민 앞에서 사기 딱 친 거 아닌가? 깔끔하게… 대놓고 딱 거짓말 하는데 진짜 치가 떨리더라. 

우리가 대통령한테 애들 구해 달라했나? 애들 찾아 달라 했나? 진실 좀 밝혀달라고 했다. 당연히 해야 될 일이잖나? 자기나라 국민 304명이 우리나라 근해에서 빠져 죽었다.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인가, 누군가 외국에서 참수당하신분 김선일 씨. 그때 내가 알기로는 현 대통령께서 그때는 야당 대표인가 하시면서 그 얘기 했을 거다. 자국에 국민 한사람의 목숨 지키지 못한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다 라고 얘기한 걸로 알고 있는데. 나는 그렇게 알고 있다. '자국의 목숨을 책임지지 못하는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다.' 

그나마 그 사람은 외국 나가 죽었다. 우리나라 근해잖나? 우리나라 영토고… 거기서 눈에서 보는 앞에서 304명이 죽어나가는데 도대체 정부는 그 시간에 뭐했는지 모르겠다. 그거 좀 알고 싶다는데 그게 잘못 된 건가? 난 그게 당연한 알 권리라고 생각한다. 

제가 느낀 건 딱 하나 이거다.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의 이익이 없으면 국민의 목숨은 안중에 없고 자기들 표와 관계되지 않은 건 참사 아닌 비극에 비극이라도 눈 하나 깜짝 안 한다는 거… 

유가족들 소원은 또 하나 생겼다. 후대 정권이 바뀌는 거 제발… 정권이 바뀌면 진실을 밝히는데 조금 더 낫지 않을까? 다들 그렇게 얘기한다. 제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비록 우리 유가족들 국민들 중에 몇 명 안 되지만, 아마 그거는 끝까지나 갈 거 같다. 그거만큼은 너무 억울하고 원통해서라도. 

아, 좀 전에 처음부터 봤지만 정부와 직권 당이 가족들을 버렸다. 우리는 그 사람들한테 도와 달라 했고 우리를 쳐다봐달라고 했었다. 가족들이 국회에서 대통령 지나갈 때 한번만 쳐다봐주길 바랬는데 눈길 한번 안주고 지나간 사람이 대통령이다. 하물며 외국에서 교황이 와서 손 잡아줬다 가족들을… 이거 쉽게 말해서 우리 집 초상났는데 상주가 울지 않고 외국에서 다른 집 상주가 와서 대신 울어준 격이다. 어이가 없는 거다. 

지금 철수선언하고 4개월이 넘었다. 당연히 인양해야지. 아직 아홉 명이 남아있다. 정부 인양 발표 안하고 있다. 수색 할 땐 인양해준다고 수색 중단하라고 하더니 중단시켰더니, 인양한다더니 말만하고 아직 발표도 안하고 있다. 그러면서 거기에 대해서 돈이 얼마가 들어가니, 어쩌니 해가지고 국민들 유혹해가지고 지네가 대한민국 예산이 일 년에 360조가 넘지 않나. 1,000억이 거기에 1,000억이 큰돈인가. 개인적으로 어마어마하게 큰돈이다. 그러나 정부가 자기네 잘못을 인정 했을 때 그리고 그 안전에 대한 의식 고취나 이 세월호가 가진 의미를 봤을 때 전 1,000억이 그렇게 크다 생각 안 든다. 그리고 거기에는 아홉 분의 실종자 남아계시고…. 

근데 제가 긴 인생 안 살면서 느낀 거는 결코 진실은 감출 수 없다는 거 나는 믿는다. 진실은 꼭 밝혀 질거라 믿는다. 감추려야 감출 수 없는 게 진실인거 같다. 우리 죽기 전에는 진실이 나온다고 생각을 한다. 물론 책임자 처벌해야겠지만 책임자 처벌에 앞서서 진실규명이 먼저라 생각한다. 그래야 우리 하는 말로 내가 죽어서 우리 애들한테 가서 할 말 있는 거다. 너 왜 죽었는지 얘기해 줄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눈감을 수 있는 부모가 몇이나 되겠나. 

실질적으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우리가 정부와 싸운다는 것은… 우리는 정부에 대고 계속 호소를 하는 중이다. 빨리 인양 좀 결정해 달라. 진상 조사를 할 수 있게끔 도와 달라 할 수 있는 게 그거뿐이잖아. 실종자 가족들 일인 시위 하고 있다. 빨리 인양해서 가족 찾아 달라고… 그 사람들 소원이 뭔지 아시잖냐. 유가족 되는 게 소원이다. 

자식이 죽었는데 부모한테 가서 애 찾으면 축하한단 말을 했다. 이 무슨… 우리가 우리끼리 그렇게 '다행이다. 찾았잖아' 그렇게 얘기했다. 애가 죽어서 나왔는데… 유가족 되는 게 소원이라는 게 참… 아이러니 하면서도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힘든 얘기일 수도 있다. 

저는 제가 봐도 정치적 노선이나 저 원래 그냥 먹고 살려고 밤낮으로 일만 하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정치의 정자를 아는 것도 아니고. 단지 하나 내가 사고 이후에 우리 애 상 치르고 나서 느낀 거다. 이게 다… 

가족들 아마 다들 마음에 진 빚은 엄청나게 크다. 국민 여러분에게 진 빚은 평생 참사 난 가족들에게 그렇게 하겠지만 우리도 어느 정도 진정이 되면 아마 국민들 앞에 다는 못하더라도 일부분이라도 조금이라도 돌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서 저희들도 가야할 것 같다. 그게 해야 되는 게 당연한 거고… 

우리 가족들이 얼마 전 미국 가서 간담회 마치고 왔고 저희 반 부모님 2분이 캐나다 가 계신데 매일 밴드에 올라온다. 내용이, 세계적으로도 많은 교민들이 진짜 슬퍼해주고 아파해준다. 그런 거 보면 우리가 버텨야 할 이유가 있다. 끝까지 싸워야 할 이유가 있다. 그런 생각이 든다. 갈 때까지 가보자. 우리는 우리를 밀어주는 힘이 있다. 생각만 해도 든든하다. 그런데 아마도 우리는 소규모 집단이고 모래알이다. 장기간 갈수록 많이 지치고 힘든 건 사실이다. 처음에는 자식 문제이기 때문에 꿋꿋이 올수 있었지만 시간이 많이 흐를수록 지치고 생계도 달려있고. 아무래도 그걸 노리는 거 같다. 정부에서는 니들 먹고 살려면 일해라. 설치고 다니지 말고… 그런데 일하면 맘이 편하냐. 안 편하다. 여기 아버님들 일하고 다니시다 그만 두고 오신 분들 많다. 아마 정의는 이기고 진실을 밝혀지기 때문에 저희들이 좀 만 더 뛰어다니고 노력하면 많이 밝혀지리라 생각한다. 

▶ 다윗과 골리앗 싸움이라고 하셨는데… 

- 싸움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이뤄 진거다. 어떤 부모님들은 계속 재판 다니고. 자기가 편한 데로 가시는 거다. 어떤 분들은 팽목 분향소 가서 거기도 우리가 지켜야 하는 분향소니까. 반별로 하루에 한 번씩 로테이션으로 계속 내려가니까. 어쨌든 반에서 한 명은 가서 지키고 다음날 교대해서 올라오고 여기도 계속 지켜주고, 안에 지키고 각 사무실 분과 사람 있으니 지키고 현장 생기면 방송 보도 차량 따라가고… 여기 오늘 우리 반 당직이니까 당직 서고. 이게 강요하거나 그게 아니라 하다 보니 체계가 그렇게 잡힌 거다. 어떻게 보면 쉽게 잡힌 게 10반까지잖나. 반별로 움직인다. 오늘은 어디가 몇 반이 몇 반이 간다 이런 식으로… 광주 재판 같은 경우는 전체 공지해서 갈 사람 모집해서 가고, 실종자 가족들은 광화문 가니까 광화문 지키는 부모들이 두 분 계신다. 

우리들은 권리를 찾는다고 해야 할까.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거고 그 진실을 감추려는 사람들하고 싸움이다. 따지면. 우리는 찾으려고 하고 그쪽에서는 감추려고 하고. 뉘앙스가 그렇게 풍기는데 싸움이라고 본다. 어떻게 보면… 실제로 나는 우리의 갈 길로 갔다고 생각한다. 물론 외부의 도움도 받고 그 사람들 얘기도 했지만, 우리들이 어떤 정치적인 논란을 띤 구호를 외치거나 그런 게 아니다. 오직 하나 진실규명, 재발방지, 책임자 처벌 이것만 외쳤다.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는 나름대로 우리들이 선을 정했고,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돌이켜 봐도 대단한 일을 걸어오고 잘했다고 생각한다. 자화자찬일지 몰라도 내가 봤을 때는 괜찮다. 

▶ 앞으로 언제까지 싸워야 하나? 

- 우리 가족들이 원하는 진상규명이 어느 선까지인지 모르겠지만, 세월호가 인양이 되면 침몰의 원인이 나올 거고, 거기에 대한 정확한 원인도 알 수 있을 거고, 그러다보면 거기에 대한 진실이 나오겠다. 최소한 진실이라는 건 내가 수긍할 수 있는 진실이 나왔으면 좋겠다. 어떤 내용이던 간에 증거가 있고 증거를 근거로 얘기를 하면 믿을 수밖에 없지 않나. 그러면 그게 진실인거다. 내가 무작정 내 생각만 주장하면 그게 진실이 아니라 증거를 앞에 놓고 증거 앞에서 얘기를 해야지만 진실이지 않나. 

세월호 진실의 첫 번째는 인양해서 정확한 침몰 원인, 배가 왜 급변 했고 그렇게 갔는지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면 저는 그것으로 진실의 시작으로 보고 그 원인이 나오면… 나는 평형수 부족, 과적이란 가족들은 그거 안 믿는다. 왜냐면 이게 6,000톤급 배다. 우리가 운전해봤지만 자동차 가다가 이렇게 꺾는 법은 없다. 이렇게 틀지. 이거는 급변 했다. 이거는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갈 수 있는 배는 없다고 한다. 뭔가 부딪히지 않는 이상은 이렇게 꺾을 수가 없다는 거다. 배는 올라와봐야 된다는 거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그건 내 생각이고 가족들 생각인데 정부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 평형수 부족이나 어떤 상황은 모르는 거다. 자기들이 그렇게 떳떳하면 배를 꺼내 올려보면 안다. 배가 진짜 그렇게 갔으면 그걸 바탕으로 진실 규명 하면 우리도 믿을 거고 증거가 앞에 있으니 안 믿을 수 없다. 그럼 그렇게 해서 마무리 되는 거 아니냐. 그러면 말 그대로 평형수 부족이고 과적이면 어른들의 잘못된 부정과 부패로 어른들의 잘못으로 너희가 희생된 거니까 우리는 나름대로 할 말이 있는 거고 저는 그때까지 굳이 시간을 따지자면 살아생전까지는 가야겠다. 왜냐면, 영국에선가 27년 만에 침몰 원인이 밝혀지고 진실이 규명된 게 있었다. 그건 남아 있는 부모들의 숙제다. 의외로 쉽게 빨리 끝날 수도 있다. 증거를 갖다 놓고 증거 앞에 얘기하면 믿어야 하니까 빨리 끝낼 수도 있다. 그럼 빨리 '인양하라' 이거다. 정부도 빨리 세월호 종결짓고 싶으면 빨리 인양해서 제대로 된 진상규명 해버리면 굳이 더 이상 국론이 분열될 이유도 없고 질질 시간 끌 필요도 없잖나. 그런데 왜 그걸 못 하는지 안하는지 모르겠다. 빨리 실종자 찾아가지고 여기다 갖다 놓고 영결식 치르고 철수해야 될 것 아니냐. 영결식 치르고 다 놔 줘야지만 부모들도 다 일을 하고 나가고 하지. 여기가 가족들 구심점이다. 이거 있으면 일로 뭉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세월호 계속되는 거고. 언제까지 할 거냐. 

▶ 하실 말씀 끝이 없으신 것 같다

- 그렇다. 우리 애 얘기도 하라면 밤새도록 한 판국에. 중요한 거는 지금 부모들, 아빠들이 많이 아프다. 너무 아파가지도 어떤 때는 밤에 심장을 막 후벼 파는 것 같다. 그거 아나. 그리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고 진해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보고 싶고 더 진하다. 기억은 희미해질지언정 그 보고픔은 더 진해진다. 이제 일 년도 안됐는데 너무 힘들다. 1주기 때 어떻게 버틸까 나도 자신도 없고… 1주기 지나서 좀 있으면 5월이 우리 애 생일인데 어떻게 지날까. 

나는 봄이 오는 게 무서웠다. 진짜로. 지금도 초중고 친구들 밴드도 있지만. 거기 애들 봄 등산한 얘기 봄꽃 핀 얘기 하는데 싫다. 봄이 싫다. 봄 오는 게 싫은데 지금 봄이다. 애 생각난다. 5월이면 우리 애 생일 돌아온다. 3, 4, 5월 너무 힘들다. 아직 안 겪어 봤는데 작년에는 정신없이 지났다. 애 영상이 자꾸 머릿속에 들어온다. 이게 뼈에 배겼다가, 심장에 배겼다가 눈 감으면 떠오른다. 그리움을 표현하자면 그런 것 같다. 눈 감으면 자꾸 떠오른다. 이틀 동안 잠을 못 잤다. 눈 감으면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다 떠오른다. 우리 애하고 지냈던 생각도 떠오르고. 근데 잠을 못 잔다. 지금… 힘든 거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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