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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디도스 수사 책임 떠넘겨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입력 : 2011-12-16 21:18:13ㅣ수정 : 2011-12-16 21:18:14

부하에 “단독범행이라고 단정할 근거가 부족” 질책
수사기획관 “수사결과 발표 내용에 변함없다” 맞서

조현오 경찰청장(56)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을 단독범행이라고 단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수사팀을 공개적으로 질책했다. 수사를 진두지휘한 황운하 경찰청 수사기획관(49)은 “나는 아직도 (기존 수사결과 발표 내용에서) 변함이 없다”고 맞섰다. 

피의자·용의자들의 돈거래 내역이 뒤늦게 알려지며 ‘부실·축소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경찰이 수뇌부 간 내분까지 노출하면서 조직이 휘청이고 있다. 

조 청장은 16일 오전 10시쯤 경찰청 기자실에 긴급 간담회 개최 의사를 타진해왔다. 전날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제기한 ‘경찰청장의 수사결과 발표문 수정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얘기를 직접 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간담회가 시작되자 조 청장은 경찰의 디도스 공격 사건 수사결과를 다시 설명하는 데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조 청장은 “수사팀이 9일 최구식 의원 비서 공씨의 우발적 단독범행으로 중간 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1000만원이 국회의장 비서 김씨에게서 공씨에게 건네졌지만 연관성이 없다’는 보고를 받았고 수사팀 의견을 존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9일 발표 이후 1000만원이 공씨에게서 (공격 실행자인) 강모씨 회사 계좌로 이동한 점, 거짓말탐지기 검사에서 디도스 연관성을 부인하는 김씨 진술이 거짓 반응을 보인 점 등이 새롭게 나왔다”며 “그래서 ‘공씨의 단독범행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자, 알 수 없지 않으냐’고 (수사팀에) 말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배석한 황 기획관은 “저는 견해가 다르다”고 말했다. 조 청장의 판단을 수긍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그러자 조 청장이 “가만있으라”며 황 기획관의 말을 다시 막았다.

사건을 검찰로 넘기는 부분에서도 두 사람은 의견이 엇갈렸다. 조 청장은 “검찰이 향후 수사에서 구체적으로 밝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날 황 기획관은 “현재까지 판단한 중간 결론을 자신 있게 말해야지 검찰에 떠넘기는 식은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조 청장이 여론을 의식해 책임을 일선에 떠넘긴다는 의견과 황 기획관의 고집이 지나쳐 조직 기강을 해치고 있다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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