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510659.html

‘일본군 위안부’ 아픈 역사 교과서 집필기준서 뺀 한국
[한겨레] 김민경 기자   등록 : 20111217 02:25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새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안에 ‘일본군 위안부’ 부분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집필기준은 교과서에 반드시 서술돼야 하는 내용을 정한 것으로, 이 기준에 없는 내용은 꼭 쓰지 않아도 검정을 통과할 수 있다.
 
국사편찬위원회가 16일 공청회에서 공개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기준안을 보면, 지난 11월 발표된 중학교 <역사> 교과서 집필기준에는 들어 있던 ‘일본군 위안부’ 부분이 포함되지 않았다. 중학교 <역사> 교과서 집필기준에는 ‘일제가 징병·징용으로 우리 민족을 전쟁의 수단으로 동원하고 ‘일본군 위안부’ 동원 등 비인도적 행위를 자행한 것을 서술한다’고 나와 있다. ‘일본군 위안부’는 ‘2007 개정 교육과정’의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도 들어 있지 않았으나, 당시 ‘고등학교 한국사 교육과정 해설서’에는 ‘징용·징병으로 우리 민족을 전쟁의 수단으로 동원하였고, 일본군 위안부 동원 등 비인도적 행위까지 자행하였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2007 개정 교육과정까지는 집필기준과 해설서가 역사교과서 서술 지침 구실을 했으나, 2009 개정 교육과정부터는 해설서 없이 집필기준만 만들고 있다.

이신철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근현대사 부분에서 독도 문제는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도 강제동원, 일본군 위안부, 일본에 뺏긴 문화재 등은 제외했다”며 “집필기준이 국가주의·애국주의를 강조하다 보니 인권·평화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역사교과서 집필에 참여하는 한 고등학교 교사는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중학교 교과서 내용을 더 세부적으로 쓰는데, 중학교 집필기준에는 있는 내용이 고등학교 집필기준에서 빠진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집필기준 한국사분과 위원장인 손승철 강원대 교수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일본군 위안부 부분을) 뺀 것은 아니고, 집필기준에 일일이 모든 용어를 나열할 수도 없다”며 “또 집필기준에 없다고 교과서에서 다루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