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apsan.tistory.com/617

근대문화유산 왜관철교, 이렇게 보수해도 되나?
2011/12/17 08:03  apsan


4대강공사로 붕괴된 근대문화유산 왜관철교


지난 여름 4대강공사로 붕괴된 왜관철교를 기억하시나요? 

'호국의 다리'라 불리는 이 왜관철교는 6.25 한국전쟁 발발 61주년인 지난 6월 25일 새벽에 무너졌습니다. 61년 전 한국전쟁으로 북한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미군에 의해서 폭파된 이 다리가 61년 후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속도전으로 다시 무너진 것입니다. 

왜관철교는 1905년 개통된 붉은 벽돌과 석재로 만들어진 아치형 교각에 근대 철도 다리 중 보기 드문 트러스교이자 한국전쟁의 격전지 상징물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8년 10월 등록문화재 406호로 지정된 근대문화유산이기도 합니다. 

 2011년 6월 25일 61년 만에 4대강사업으로 다시 무너진 근대문화유산 왜관철교 

그리고 이 근대문화유산 '호국의 다리'는 91년~ 93년과 2007년~2010년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통해 안전한 현대적 교량으로 재탄생해 인도교로 이용되면서 칠곡군민과 왜관읍민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4대강사업의 과도한 준설공사로 장마철 강한 물살에 2번 교각이 무너지면서 그 위 상판 2개까지 내려앉아버리며 붕괴된 것입니다. 

콘크리트공화국의 엉터리 보수공사

그리고 수개월 후 보수공사가 시작됐습니다. 무너진 2번 교각 주변에 가물막이를 하고 그 위에 다시 교각을 세우는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인데, 그 모양새가 참 기가막힙니다. 근대문화유산이라면 그에 준하는 복원 공사를 해야 하는 것이 상식일 것인데, 복원과는 전혀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 복구공사가 한창인 왜관철교

보수해 올라 간 교각의 모양새를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붉은 벽돌과 석재로 된 이전의 교각은 온데간데 없고, 그 자리에 콘크리트 교각이 우뚝 서있습니다. 다른 8개의 교각과는 완전히 이질적인 최신형? 콘크리트 교각이 말입니다. 과연 콘크리트공화국다운 모습인가요? 부조화의 극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원래 교각과 같은 3번 교각의 모습(위)과 무너진 교각을 대신해서 서있는 이질적인 콘크리트 교각(아래)

이렇게 보수할 것이면 차라리 그냥 두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닐까요? 붕괴된 채 보존하면서 4대강 토목사업의 허구성을 알리는 교훈으로라도 삼도록 말입니다.  

그러나 전혀 그런 생각이 없는 정부입니다. 4대강사업을 속도전으로 해치운 바로 그 방식으로 근대문화유산의 복원도 속도전으로 해치우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 붉은 벽돌과 석재로 축조된, 무너진 왜관철교의 2번 교각

문화재보호법 56조에는 이러한 문화재에 보수공사 등의 현상변경을 할 경우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되어 있고, 이 법에 따라 보수공사를 했다면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문화재청은 도대체 무얼 하는 기관이란 말인가요? 어떻게 이런 식의 보수공사를 하도록 그 책임을 방기한단 말인가요?  

손대지 말고 그냥 놔두라

그렇습니다. 속도전에 속도전을 거듭하고 있는 4대강사업이고, 왜관철교는 그 부작용으로 지난 여름 붕괴된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 근대문화유산의 보수공사마저 속도전으로 해치우고 있는 모습을 통해서 이명박 정부의 조급증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그러나 분명 그 조급증이 화를 부를 것이 뻔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2년 만에 완공을 해야 하는 그 조급증에 지금 4대강 곳곳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댐과 같은 초대형보에서 물이 새고, 보아래 바닥이 주저앉고, 강 주변 농지는 침수되고, 강물이 녹조화 되는 등의 극심한 부작용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한국을 방문한 하천복원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독일의 베른하르트 교수는 교각이 강물의 흐르는 방향과 반대로 무너졌기 때문에 왜관철교의 붕괴는 준설공사 탓이라고 밝힌바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호국의 다리의 보수공사에도 그 부작용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음을 봅니다. 이런 식의 보수공사 자체가 바로 조급한 속도전의 부작용인 것이지요.  

그런데 도대체 이런 식으로 근대문화유산을 무시해도 되나요? 이렇게 공사를 할 바엔 차라리 손대지 말고  그냥 놔두라고 막아세우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닐까요? 참으로 한심한 4대강 삽질 정부의 현주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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