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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 하베스트 인수 투자 자문 ‘메릴린치’논란
시민단체 “자원외교 봐주기 수사 용납 못해…항고할 것”
이범희 기자  |  skycros@ilyoseoul.co.kr  [1112호] 승인 2015.08.24  10:37:52

[일요서울|이범희 기자] 자원외교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가 시민단체로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사기 등 혐의로 고발된 김모씨 등 메릴린치 서울지점 관계자 2명에게 무혐의 처분 판결을 내렸다. 메릴린치 서울지점은 한국석유공사가 이명박정부 시절 캐나다 에너지기업 하베스트를 인수할 당시 투자 자문을 담당했다. 이에‘MB자원외교 사기의혹 및 혈세탕진 진상규명을 위한 국민모임(이하 국민모임)’이 검찰 부실수사 규탄을 위해 재수사를 촉구하는 항고장을 제출해 또 다시 법정다툼을 예고한다.

   
‘몸통’ 없고 ‘손발’만 잡았다…법정다툼 ‘2라운드’ 예고
관계자 무혐의 처분…MB 시절 총무비서관 아들 개입 탓

[일요서울]이 입수한 항고장에 따르면 지난 3월 민변, 정의당,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이 결성한 ‘국민모임’은 석유공사의 하베스트 Narl 투자실패와 관련해 메릴린치 관계자 김형찬, 안성은(당시 메릴린치 서울지점장) 등 2인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로 고발했으나 지난달 17일 검찰(서울중앙지검 조대호 검사실)이 ‘혐의 없음’으로 판정, 통보했다.

이에 ‘국민모임’은 검찰의 무혐의 처분은 메릴린치 고위 관계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부실 수사이며 검찰의 봐주기 수사를 도저히 납득 못해 즉각 항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모임에 따르면 검찰은 ‘하베스트사에 대한 자산가치 평가 과정은 메릴린치 서울지점이 아닌 메릴린치 휴스턴팀이 전담했고, 메릴린치에서 자산가치 평가를 했다고 하더라도 메릴린치는 해당 자료 등에 대한 검증 의무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2명의 배임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하지만 국민모임은 “이는 피고발인의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진술의 증거로는 범죄가 성립할 경우 내부에서 관여한 자라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진술뿐이다.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모임은 “한국석유공사와 메릴린치 간의 하베스트사 인수 제안서 및 계약체결은 메릴린치 본사와 한국석유공사 간의 계약이었지만 성공보수는 메릴린치 본사가 아닌 한국지점에서 청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지점의 역할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판결에 불만을 드러냈다.

성역 없는 수사 촉구

앞서 ‘국민모임'은 지난 3월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석유공사가 하베스트 Narl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제성 평가 등 투자 자문을 맡았던 메릴린치 서울지점장인 안성은씨와 당시 실무책임자였던 김형찬씨를 업무상 배임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당시 메릴린치는 정치권과 언론으로부터 하베스트가 정유부문에서만 2조 원의 순이익을 낼 것이라며 기업 가치를 과대 평가한 의혹을 받고 있었고, 메릴린치가 하베스트사의 운영 비용을 축소하는 방법으로 정유 사업 부문의 수익 창출 능력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함께 받고 있었다.

또한 메릴린치 관계자인 김형찬이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아들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김백준 전 비서관은 수십 년간 이명박 대통령의 곁에 있었던 속칭 문고리 권력으로 BBK 소송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대리하여 미국에서 변호인을 선임하기도 한 인물이다. 이 때문에 막대한 손해를 남긴 하베스트 인수 과정에 대한 무리한 사업 추진의 배후에 투자 자문사인 메릴린치와의 짬짜미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고발인 조사 한 번 진행하지 않았고 석유공사 강영원 전 사장을 구속하는 과정에서 메릴린치 서울지점에 대한 압수수색 한 번만으로 관련 수사를 마무리했다.

국민모임 관계자는 “김씨는 MB의 핵심측근이었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아들”이라며 “전 정권 실세가 부담스러워 자원외교 비리 의혹을 조용히 덮으려는 검찰의 부실수사에 대해 강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정의당도 지난달 15일 논평을 통해 ‘국민모임'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정의당은 “한마디로 총체적 부실이라는 표현 외로 다른 말을 하는 것은 필요없을 것 같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검찰은 총체적 부실 사업에 대해 석유공사 강 전 사장, 광물공사 김신종 전 사장만을 수사 타깃으로 꼬리자르기를 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러한 막대한 혈세 탕진의 주범은 당시 자원외교를 진두지휘했다고 알려진 박영준 전 차관, 이상득 전 의원,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 없이는 밝혀질 수 없을 것"이라며 “검찰 수사를 끝까지 지켜보고 미비할 경우 특검 실시 및 최경환 전 장관 등에 대한 추가 고발 조치를 할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석유공사는 하베스트의 정유부문 계열사까지 무리하게 인수하는 과정에서 1조3000억 원이상의 손실을 냈다.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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