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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무너졌다' 상처 받은 시민들 봉하마을로
민주주의 그리움·수호 한뜻 작년보다 방문객 8만명 증가
박석곤 기자 sgpark@idomin.com 2016년 11월 29일 화요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가 있는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은 방문객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최순실의 권력 사유화에 분노하고 실망한 국민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앞에서 위로받고자 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깨어있는 민주시민과 민주주의를 실천하려는 의지가 여느 대통령들보다 강했다.

이런 영향에 힘입어 시민들은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일깨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를 되새기고자 묘역을 찾는다는 분석이다.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 전경. /경남도민일보 DB


봉하재단이 28일 밝힌 봉하마을 입장객 현황을 보면 지난해(11월 27일 기준) 봉하마을을 찾은 방문객은 64만 4340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같은 기간에 73만 2130명으로 8만 7790명이 증가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지난 9월 1일부터 최근까지 봉하마을을 찾은 방문객은 16만 403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만 1905명)보다 무려 1만 2127명이나 급증했다.

박·최 게이트로 불거진 성난 민심이 노 전 대통령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분노로 이어져 이곳을 찾게 했다는 평가가 덧붙는 이유다.

민주주의 성지로 자리 잡은 봉하마을은 선거철만 되면 여야를 막론하고 출마자들이 대거 방문해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박근혜 퇴진 촛불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진영읍에서는 읍 단위로는 드물게 지난 27일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는 시민들의 강한 의지가 보태졌기 때문이다.

28일 봉하마을을 찾은 정현숙(여·53) 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후 나라가 어디로 갈지 절망감이 컸다. 당시에도 최태민과 박 대통령 관계에 대해 알만한 정치인들은 다 알고 있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그들의 속내가 드러나 다행스럽다. 하지만 아직도 권력에 도취한 기득권 세력들이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안달하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개탄스럽고 한심하다. 이번 박·최 게이트를 계기로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 민주주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각인시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봉하마을을 찾았다"고 했다.

방문객 증가에는 지난 7월 준공한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봉하마을에는 생태문화공원(노 전 대통령 묘역 옆 논)이 조성된 이후 그동안 보기 드물었던 어린이 단체 방문객들이 대거 찾아와 공원 내 광장과 쉼터에서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김해시 한 관계자는 "연간 65만 명에서 최대 80여만 명까지 찾는 봉하마을에는 최근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날아온 수백 마리 철새가 봉하 생태 논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돼 장관을 이루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 귀향 이후 봉하마을은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성지에다 생태학습장으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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