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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대선’에 맞은 4.19, 박정희가 무너뜨린 ‘미완의 혁명’
김세운 기자 ksw@vop.co.kr 발행 2017-04-18 16:15:08 수정 2017-04-18 16:15:08


눈에 최루탄이 박혀 숨진 채 발견된 고 김주열 학생.ⓒ자료사진

초유의 봄철 대선 시기에 4.19 혁명이 57주년을 맞이하면서, 시민과 학생들의 힘으로 독재정권을 물러나게 만든 이 혁명의 의미와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반독재 민주주의 운동인 4.19 혁명은, 민주주의 이념을 기치로 독재자 이승만 전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 내린 역사적인 운동이자 항거다.

4.19 혁명에 불을 붙인 사건은 이승만 정권 당시 자행된 1960년 3월 15일의 부정선거였다.

이날 ‘제4대 정 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가 실시됐다. 당시 12년 동안 정권을 이어온 이승만은 집권을 연장하기 위해 혈안이 됐다. 이승만 정부는 야당참관인 축출, 득표수 조작 발표, 투표함 바꾸기 등 온갖 수법을 동원했다. 전국적으로 유령 유권자를 조작하기도 했으며 입후보 등록을 폭력적으로 방해하기도 했다. 부정선거에는 공무원도 다수 동원됐다.

이승만 정권은 독재를 일삼으며 집권 연장에만 열을 올릴 뿐 정작 경제 발전과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엔 소홀했다. 그러면서 특정 재벌에겐 특혜를 제공했다. 다수 국민은 배고픔조차 면치 못할 지경이으나 부정부패가 만연했다.

이승만 정권을 향한 시민들의 분노가 3.15 부정선거를 도화선으로 터져 나왔다. 시민들과 학생들은 마산에서 부정선거를 규탄하고 독재타도를 촉구하며 시위를 일으켰다. 반정부 시위가 번져갈 조짐을 보이자 당국은 폭력으로 일반 시민과 학생의 시위를 강제로 진압했다.

부정선거 규탄 움직임이 차츰 번져갈 즈음,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4월 11일 항구도시 마산에서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사망한 16세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김주열 열사는 부정선거 규탄 시위 도중 실종됐었다. 김주열 열사의 처참한 모습에 시민들은 분노했고, 전국에서 시위가 들끓었다.

이승만 정권은 아랑곳 하지 않고 마산 시위에 대해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고무되고 조종된 것”이라고 왜곡했다. 18일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나서 선언문을 낭독하고 평화적인 행진을 하다 반공청년단의 폭력배들로부터 습격을 당해 다수가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19일 3만 명의 대학생과 어린 학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청주, 목포, 광주, 부산 등에서도 학생들이 가세해 힘을 실어줬다. 뿐만 아니라 분노한 전국 일반 시민들도 총궐기 하여 “이승만 하야”를 촉구했다.


4.19혁명ⓒ자료사진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고 정부는 주요 도시에 계엄령을 선포하기도 했다. 무차별 총격으로 학생.시민183명의 사상자와 625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한번 불붙은 혁명의 불길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학생들의 시위에 이미 시민들이 합류했고, 대학 교수들도 선언문을 채택하고 시위에 동참했다.

마침내 4월 26일 오전 10시 이승만 대통령은 하야 성명을 발표하고 사퇴했다.

4.19혁명은 독재정권을 국민의 힘으로 끌어내린 민주혁명으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 헌법 전문에도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명시해 우리 민주주의가 4.19혁명에 근거함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 혁명 이듬해인 1961년 박정희 당시 제2군 부사령관과 일당은 5.16 군사쿠데타를 일으켰다. 같은 해 7월에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된 박정희는 다음해인 1962년 대통령권한대행을 거쳐 1963년 제5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이후 이승만 정권과 마찬가지로 부정선거와 장기독재를 저질렀다. 결국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에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결국 4.19 혁명은 시민들의 힘으로 이승만 독재정권을 물러나게 했으나, 박정희의 쿠데타에 쓰러진 미완의 혁명으로 남아 있다. 올해 4.19 혁명 기념일은 지난 2016년 말부터 올초까지 전국을 타오르게 만들었던 촛불항쟁과 맞물려 의미가 크며, 대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각별하다.

이에 맞춰 4.19혁명을 기념하는 행사도 열렸다. 강북구는 13일부터 19일까지 4·19 민주묘지 및 강북구 일원에서 ‘4·19혁명 국민문화제 2017’을 열고 있다. 4·19 민주묘지는 4·19혁명 희생 영령 199위를 모신 국립묘지다.

4.19 기념일 당일인 19일 오전 10시에는 4·19민주묘지에서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정부 공식 기념행사인 ‘제57주년 4.19혁명 기념식’이 열린다 당시 투쟁이 거셌던 부산 민주공원 4․19혁명희생자 위령탑 앞 광장에서 기념식이 개최되는 등 전국에서 관련 행사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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