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앞 붉은 물결..."BBK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
[현장] 정봉주 서울중앙지검 출석..."꼼수식으로 끝까지 싸우겠다"
11.12.26 11:04 ㅣ최종 업데이트 11.12.26 15:33  이주연 (ld84) / 남소연 (newmoon) / 홍현진 (hong698)

▲ 'BBK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실형이 확정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26일 검찰 출두에 앞서 BBK 진상조사위원장 자격으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동료의원들로부터 꽃을 받으며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 남소연

[2신 보강 : 26일 오후 3시 30분]
 
"오늘 우는 분들 한나라당 프락치다. 울면 즉시 적발해서 같이 교도소에 가자(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조현오 경찰청장 성대모사를 하며) 우는 사람들, 물대포 쏴!(김용민 시사평론가)"
 
"웃으면서 보내주자"고 했지만, 26일 오후 1시께 <나는 꼼수다> 팬 3000여 명의 배웅을 받으며 서울중앙지검 정문 안으로 들어간 정봉주 전 의원을 비롯한 <나꼼수> 멤버들의 눈시울은 이미 붉어져 있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2일 BBK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형이 확정됐다.
 
김어준 "다음에 교도소 오실 분 위해 지도방문하는 것"
 
낮 12시께,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열린 환송회는 온통 붉은 물결이었다. 정봉주 전 의원의 팬클럽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을 비롯한 <나꼼수> 팬들은 빨간 코트, 빨간 목도리, 빨간 장갑, 빨간 가방, 빨간 신발 등으로 '드레스코드'를 빨간색으로 맞추고 정 의원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이들의 손에는 흰색 풍선과 빨간 장미가 들려 있었다. <나꼼수> 팬들은 정 의원을 위해 영화 <러브 액츄얼리> O.S.T인 'All you need is love'를 부르며 "정봉주는 달려야 한다"고 외쳤다.
 
무대 차량 위에 올라선 정 전 의원과 <나꼼수> 멤버들은 밝은 표정을 지으며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애썼다.
 
정 전 의원이 "교도소에 쥐가 많다. 제가 쥐 잡겠다. 제가 쥐 잡는 것 '쥐지' 하시겠습니까"라고 외치자, 주진우 <시사인> 기자는 "무슨 소녀시대도 아니고"라며 핀잔을 줬다. 주 기자를 향한 환호성이 자신보다 더 크게 나오자, 정 전 의원은 주 기자의 말을 끊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노원구 공릉동 월계동을 지역기반으로 하다가,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지역기반을 넓히고 있는 18대 응응응 정봉주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에 주 기자가 "응응응이 뭐냐"라고 묻자, 정 전 의원은 "묻지마"라며 답변을 피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정 의원은 구속 수감되는 것 아니다. 무상급식 현장 시찰하고, 다음에 오실 분을 위해서 지도방문하는 것이다"라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김근태 전 의원, 조현오 경찰청장 성대모사를 한 김용민 시사평론가는 "정봉주 의원이 들어갔다 나온 뒤, 검찰청 근처에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누군가가 교도소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전 의원을 배웅하기 위해 민주통합당 소속 국회의원을 비롯한 여러 인사들이 무대차량 위에 올랐다. 정 전 의원, 김현미 의원과 함께 'BBK 저격수 3인방'으로 활동한 박영선 의원은 "오늘 정봉주 의원과 제가 '정봉주법'을 만들기로 했다"면서 "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가 그 범위가 모호하다. 그대로 놔두면 정치검찰이 양산될 수밖에 없다"면서 "명예훼손죄 역시 진실을 말해도 정 의원처럼 잡혀갈 소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원혜영 민주통합당 공동대표는 "오늘 민주당이 BBK 진상조사위를 만들었다"면서 "정봉주 의원을 위원장으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천정배 전 의원은 "제가 노무현 대통령 때 법무부 장관이었는데 우리는 이런 치사한 짓 안 했다"면서 "내년 4월, 12월 선거를 통해 정치보복이 없는 세상을 만들자"라고 외쳤다. 그러자 <나꼼수> 팬들은 "보복해, 보복해"라고 외쳤다.
 
노회찬 "박근혜 위원장도 자진출두 해야"
 
노회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정봉주가 유죄라면 박근혜 의원도 유죄"라며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자진출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꼼수> 팬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노 공동대표는 "정 의원과 박 위원장이 같이 감옥가면 우리가 구해주겠다"면서 "오늘부터 한 달 내로 정봉주 의원을 사면복귀 시키지 않으면 그 자리에 이명박 대통령이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3일 정 전 의원에게 영치금을 전해준 명진 스님은 "지난번에 만났을 때 정 의원에게 '탈옥하라'고 했는데 오늘 탈옥 말리러 왔다. 정 의원은 탈옥하면 안 된다"면서 "MB와 그 친인척들이 감옥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감옥 들어오면 얼차려 시키고 혼을 내서 다시는 잡범짓을 못하도록 훈련을 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꼼수> 4인방이 다시 차량 위에 올랐다. 출석 시간이 가까워 올수록 이들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주진우 기자는 "다음 파도는 저한테 온다고 한다. 검찰과 법원은 이전까지 상대해보지 못한 잡놈들을 만났다"면서 "꼼수식으로 끝까지 싸우겠다. 반드시 이기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어준 총수는 "정봉주 의원을 보낸 사람들은 웃고 있을 것이다. 그 웃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며 다음과 같이 외쳤다.
 
"실컷 웃어둬라. 그 웃음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꼭 이기겠다."
 
정봉주 전 의원이 마이크를 받았다. 눈가가 촉촉해진 정 의원은 "지금은 우리가 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길 날이 멀지 않았다. 오늘은 진실이 갇히지만 내일은 거짓이 갇힐 것이다"라면서 "정봉주가 구속됨으로 인해 BBK 판도라 상자가 국민여러분께 열렸다"라고 말했다. "돈 워리, 비 봉주"를 외친 정 의원이 중앙지검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나꼼수 팬들은 '정봉주'를 연호하며 그에게 빨간 장미를 던졌다.
 
 
[1신 : 26일 오전 11시]
 
"정봉주 파이팅."
 
'BBK 의혹'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형이 확정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의 구속 수감을 몇 시간 앞두고, 26일 민주통합당은 당 차원의 환송회를 열었다.
 
'잊지 않겠다,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장미꽃도 전달됐다. 꽃을 한아름 안아 든 정 전 의원은 "감옥가는 걸 환영하는 이런 인간적인 정당이 어디있냐"며 "교도소에 고양이가 없어서 쥐가 많다, 내가 고양이 역할을 하겠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오늘(26일) 구속 수감 된다, 국민 여러분이 나를 구해달라"며 "나를 구하는 길은 여러분의 적극적 참여와 관심이다, 다음 달 15일 있을 민주당 전대에 선거인단으로 모두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정 전 의원은 "오늘 진실의 재단에 바쳐지지만 내가 구속 수감됨으로써 BBK 판도라 상자가 다시 열릴 것"이라며 "오늘은 진실이 구속되지만 다음에는 거짓이 구속될 차례다, 그 거짓의 주범이 누구인지 국민들은 분명히 알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그는 "나는 구속되지만 BBK 진실을 위한 투쟁은 이제 시작됐고 이 투쟁의 끝은 총선 승리, 정권 탈환으로 이뤄지리라 굳게 믿으며 감옥에서 당당하게 굽히지 않고 쫄지 않고 진실을 위해 정권 탈환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며 "나를 구해달라, 여러분의 참여가 나를 구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민주통합당, 정봉주 구명위원회 설치 및 정봉주 법 국회 제출
 
▲ 'BBK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실형이 확정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26일 검찰 출두에 앞서 BBK 진상조사위원장 자격으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오늘은 진실이 구속되지만 다음 차례는 거짓이 구속될 차례"라며 "나는 구속되지만 진실을 향한 투쟁은 이제 시작됐다"며 "감옥에서도 굽히지 않고 쫄지 않고 정권 탈환을 위해 싸우겠다"고 공언했다. ⓒ 남소연

정봉주의 억울함과 분노를 상징하는 빨간색 넥타이로 '드레스 코드'를 맞춘 원혜영 공동대표는 "BBK의혹을 가장 먼저 가장 강력하게 제기한 사람은 박근혜 집권여당 비대위원장인데 정봉주만 차디찬 감옥에 갇혀야하는 현실 참담하다"며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정봉주를 감옥에 가두는 게 아니라 BBK 진실을 밝히는 것이다, BBK 진상규명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며 정봉주를 국민과 함께 건져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선 공동대표는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실형 판정은, 원인이 된 사실 유무에 대한 규정도 없이 허위 사실 유포로 제재한 것으로 국내외에 이런 사례가 없다"며 "이 판결을 극복하는 길은 BBK 진상을 명백히 드러내서 그것이 사실임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진실은 잠시 가둘 수 있을지 몰라도 영원히 가둘 수는 없다, BBK는 실체적 진실 드러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이고 실소유주 의혹도 해소되지 않았다"며 "민주통합당은 진실이 승리하는 날까지 BBK 진상조사위원장과 함께 국민과 함께 끝까지 진실을 밝혀내 정봉주가 하루 속히 우리 곁으로 돌아오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민주통합당은 이날 정봉주 구명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장에 천정배 전 최고위원을 임명했다. 더불어 '정봉주 법'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정봉주가 구속되는 배경이 된 법은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유포와 명예훼손에 관한 법이다, 그동안 해석의 범위와 방법을 두고 여러차례 논란이 있었다"며 "따라서 민주통합당은 두 법에 대한 개정안을 정봉주법으로 명명하고 이를 국회에 제출할 생각이고 한나라당 의원들과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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