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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정책감사]“4대강 진상규명” 약속한 박근혜 정부…김기춘 부임 후 ‘침묵’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입력 : 2017.05.23 22:37:02 수정 : 2017.05.23 22:43:15

ㆍ박, 대선후보 시절부터 집권 초까지 “철저히 점검” 잇단 강공
ㆍ2013년 하반기 급변…“김기춘, 집권층 분열 우려한 듯” 관측

[4대강 사업 정책감사]“4대강 진상규명” 약속한 박근혜 정부…김기춘 부임 후 ‘침묵’

“4대강 사업은 원래 대운하를 하려다 축소돼 치수 쪽으로 간 것입니다. … 보완할 점, 잘못된 점이 있다면 위원회를 구성해서라도 검토해서 바로잡아야 합니다.” 

2012년 12월16일 대선후보 3차 TV토론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는 4대강 사업의 시정과 책임 추궁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당시 문재인 후보가 “적어도 수문은 상시적으로 열어서 수질을 회복시키고, 보 철거까지는 검증이 필요하고 국민 동의를 얻어야 하겠다”고 말하자, 박근혜 후보는 “제가 드린 말씀과 비슷한 말씀”이라고 맞장구까지 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여러 차례 피력한 만큼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시민사회에서도 4대강 사업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기대가 컸다. 감사원은 2013년 1월 4대강 사업에 대한 2차 감사를 통해 “총체적 부실”이라는 결론도 낸 터였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취임 첫 해인 2013년 7월 ‘4대강 사업은 대운하 재추진용’이라는 치명적인 감사결과가 나왔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국토교통부가 추후 운하 재추진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대통령실 요청에 따라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을 대운하 안과 유사하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4대강은 곧 대운하’라는 의혹을 사실로 확인시켜 줬기 때문에 폭발력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2013년 7월 감사결과 발표 직후까지만 해도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감사결과가) 사실이라면 국민을 속인 것이고 국가에 엄청난 손해를 입힌 큰일”이라며 “전모를 확실히 밝히고, 진상을 정확히 알아야 할 것 같다. 국민에게 잘못된 부분은 잘못된 대로 사실대로 알리고, 바로잡아야 할 것은 바로잡고 고쳐야 할 것은 고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2013년 말을 기점으로 박 전 대통령은 야당의 4대강 국정조사 요구에 침묵했고 더 이상 4대강 사업을 정면공격하지 않았다. 그해 9월 총리실 산하에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가 꾸려졌으나 중립성 논란으로 내홍을 겪었고 면죄부를 주는 듯한 두루뭉술한 보고서를 내 오히려 ‘부실 평가’ 논란에 휘말렸다. 

박 전 대통령의 ‘침묵 모드’로의 변화에 어떤 계기가 있었던 것일까.

“2013년 하반기, 허태열 비서실장이 물러나고 김기춘 비서실장이 청와대에 들어가면서 국정기조가 변화한 사실”(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김기춘씨가 비서실장으로 오면서 기존의 (4대강에 관한) 청와대의 뜻이 사라졌다고 본다”며 “당시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 때문에 수세에 몰렸고 여권의 한 축인 이명박 전 대통령을 건드린다는 것은 집권층 자멸을 가져올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고려를 김기춘씨가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도 “4대강은 곧 대운하를 위한 사업이라는 문제가 드러났음에도 청와대에서 갑자기 말이 없어지면서 이 이슈가 사실상 가라앉았다”면서 “이 대목은 정치적인 문제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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