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30774

"문재인 대통령 임기 안에 보 완전 철거를 위해 투쟁"
낙동강 창녕함안보, 1일 오후 2시 수문 개방 ... 시민들 '강은 흘러야 한다
17.06.01 16:05 l 최종 업데이트 17.06.01 16:05 l 윤성효(cjnews)

 1일 오후 2시 낙동강 창녕함안보 수문이 개방되자 물이 흘러 내리는 가운데, 교각 위에서 시민들이 "강을 흘러야 ㄹ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  1일 오후 2시 낙동강 창녕함안보 수문이 개방되자 물이 흘러 내리는 가운데, 교각 위에서 시민들이 "강은 흘러야 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 윤성효

"와, 드디어 수문이 열렸다. 이젠 보 철거 투쟁 시작이다."

6월 1일 오후 2시, 낙동강 창녕함안보(함안보) 수문 개방을 지켜본 시민들이 외쳤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문재인정부의 4대강 보 수문 개방 정책에 따라 함안보 관리수위를 5m에서 4.8m로 유지하기 위해 물을 흘러 보냈다.

함안보의 가동보 수문이 동시에 열리면서 물이 흘러내렸다. 보 상류에 있던 물이 보를 거쳐 흐르자, 하류 쪽에서는 시커먼 색깔을 보였다.

이 광경을 본 한 시민은 "물 색깔을 보니 시커멓다. 낙동강 물이 얼마나 썪어 있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보 위 교각에서 "강은 흘러야 한다"고 쓴 손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은 "보 수문을 개방하기는 했지만 미미하다"며 "지금부터 시작이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안에 보 완전 철거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 말했다.

 1일 오후 2시 낙동강 창녕함안보 수문이 개방되자 물이 흘러 내리고 있다.
▲  1일 오후 2시 낙동강 창녕함안보 수문이 개방되자 물이 흘러 내리고 있다. ⓒ 윤성효

 1일 오후 2시 낙동강 창녕함안보 수문이 개방되자 보 하류에 시커먼 물이 훌러내리고 있다.
▲  1일 오후 2시 낙동강 창녕함안보 수문이 개방되자 보 하류에 시커먼 물이 훌러내리고 있다. ⓒ 윤성효

"지난 겨울의 촛불이 보 수문을 열게 했다"

4대강사업 시작부터 반대 활동을 줄곧 해온 활동가와 시민들이 모여 수문 개방 광경을 지켜보았다. 이들은 수문 개방 2시간 전부터 함안보 좌안(강 상류에서 하류로 볼 때 왼쪽) 주차장에 모였다.

차윤재 낙동강경남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새 정부가 보 수문 개방을 결정했다. 이것이 정상을 되찾아 가는 길이다. 지난 10년간 4대강 적폐세력과 싸워 나갈 것"이라 말했다.

이경희 전 4대강사업저지대책위 공동대표는 "그동안 시민들은 4대강사업을 막기 위해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다 했다. 그러나 막지 못했다. 어떤 활동가는 목숨을 걸고 싸우기도 했다"며 "이제 시작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했다. 4대강을 파괴한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허문화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앞으로 더 열심히 싸워서 4대강 보 완전 철거해야 할 것"이라고, 구대활 구미YMCA 사무총장은 "원래 생명의 강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백남해 신부(천주교)는 "이 자리에서 희망을 확인하러 왔다"고, 자흥 스님(불교환경연대)은 "4대강사업 반대를 외치다 먼저 간 문수 스님과 정원 스님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1일 오후 2시 낙동강 창녕함안보 수문이 개방되자 물이 흘러 내리는 가운데, 교각 위에서 시민들이 "강을 흘러야 ㄹ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  1일 오후 2시 낙동강 창녕함안보 수문이 개방되자 물이 흘러 내리는 가운데, 교각 위에서 시민들이 "강은 흘러야 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 윤성효

농민 곽상수(창녕)씨는 "고령 객기리 들녘은 대표적인 수박 단지였는데 4대강사업이 된 뒤부터 옛 명성을 잃어버렸다. 수문 개방을 계기로 농촌이 살아나는 생명의 강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지난 겨울의 촛불이 모여서 결국 강을 흐르게 만들었다"고, 한희섭 한국어촌사랑협회 사무국장은 "4대강 이후 강은 재앙 수준이다. 이번 수문 개방으로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창균 신부(천주교)는 "4대강사업은 하지 말았어야 할 사업이었다. 많은 국민들이 반대했지만 몇몇 사람과 토건업자들이 강행했다"며 "결국 원위치로 돌려놓아야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1일 오후 2시 낙동강 창녕함안보 수문이 개방되자 물이 흘러 내리는 가운데, 교각 위에서 시민들이 "강을 흘러야 ㄹ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  1일 오후 2시 낙동강 창녕함안보 수문이 개방되자 물이 흘러 내리는 가운데, 교각 위에서 시민들이 "강은 흘러야 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 윤성효

"4대강 살리기 실천은 계속"

 낙동강네트워크는 1일 오후 낙동강 창녕함안보 좌안 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은 흘러야 한다"고 했다.
▲  낙동강네트워크는 1일 오후 낙동강 창녕함안보 좌안 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은 흘러야 한다"고 했다. ⓒ 윤성효

이날 현장 참가자들은 "4대강에서 보가 사라지고 뭇 생명들이 펄떡이는 그날까지 우리 낙동강 주민들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는 제목의 회견문을 발표했다. 여영국 경남도의원과 노창섭 창원시의원, 한은정 창원시의원, 박현주 마산YWCA 사무총장이 회견문을 읽었다. 

이들은 "오늘 낙동강 8개보 중 4개보의 수문이 상시 개방되었다. 2009년 4대강사업이 시작되면서 영남 주민의 젖줄 낙동강은 포크레인에 난도질 당하고 콘크리트와 쇳덩어리에 절단되었다"며 "2017년 6월 1일, 오늘 10여년 만에 낙동강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하여 숨통을 틔우는 물줄기를 찾았다"고 했다.

이들은 " 지난 10여 년간 우리 낙동강 주민들은 생명줄 낙동강을 지키고 되살리기 위한 처절한 투쟁을 이어왔다"며 "모든 이들이 지난 투쟁들을 잊지 못하며 함안보 수문이 열리는 순간을 지켜본다"고 했다.

시민들은 "또 다시 각오를 다진다. 4대강에서 모든 보가 사라지고 강물이 자유롭게 흘러가는 모습을 볼 것"이라며 "경북에서 부산까지 모래가 강바닥을 채우고 깊은 물, 얕은 물이 골고루 만들어져 1300만 영남주민들의 식수가 맑게 흐르고, 그 물로 농민들은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며, 흰수마자, 붕어, 잉어, 가물치, 귀이빨대칭이, 동자개, 장어, 게, 재첩이 공생하며 수달, 너구리, 족제비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라 했다.

시민들은 "이런 강에서 다시 낙동강 어민들이 그물을 힘차게 내던지는 날, 그날까지 우리의 4대강 살리기 실천은 계속될 것"이라 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1일 오후 낙동강 창녕함안보 좌안 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은 흘러야 한다"고 했다.
▲  낙동강네트워크는 1일 오후 낙동강 창녕함안보 좌안 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은 흘러야 한다"고 했다. ⓒ 윤성효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