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70616215015426

北무인기 남하, 1대 아닌 여러대?..풀리지 않는 의문들
김관용 입력 2017.06.14. 17:57 

北 관연매체, 지난 달 사드 기지 관련 사진 공개
위성촬영 사진이라 밝혔지만 北 위성없어
무인기에 카메라 달아 저고도 비행하며 촬영한듯
지난 8일 사드 기지서 총성도, 무인기 대응 가능성
2014년 北 무인기 남하 이후 軍 부실 대응 도마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 당국은 북한군 무인기로 추정되는 소형 비행체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촬영 사진이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서 북한이 관영 매체를 통해 사드 기지 관련 사진을 보도한 바 있고 사드 기지에서 총성이 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내려보낸 무인기는 1대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여러 대의 무인기가 후방지역인 경북 성주까지 아무런 제지없이 왔다 되돌아갔다는 얘기여서 군 당국의 지지부진한 대응이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다.

◇北, 사드 기지 사진 공개…위성 아닌 무인기로 촬영한듯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8일 ‘도발적인 사드 배치 강행 책동으로 명백히 드러난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의 침략적 정체’라는 제목의 시사대담을 통해 사드 기지가 찍힌 사진 2장을 공개했다. 당시 조선중앙TV는 이 사진이 위성으로 촬영한 사진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사진은 도로의 경계나 숲의 디테일이 ‘구글 어스’ 등의 위성사진보다 더 선명하다. 북한은 이 정도의 해상도를 갖는 정찰 위성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무인기로 촬영한 사진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성주골프장의 사드 배치 전경을 담은 위성사진이라며 지난 5월 8일 공개한 사진. 조선중앙TV는 사드 발사대 2기(검은 원 표시)가 성주골프장의 북쪽 능선 부근에 배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군은 이번에 발견된 북한 무인기에 장착된 카메라는 일본 소니사의 DSLT(미러리스) 카메라였다고 밝혔다. 소니의 DSLT 카메라 중 가장 노후하고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은 2010년 출시된 ‘소니 DSLT α-33’이다. 화소수는 1420만 화소다. 저공비행을 통해 촬영했다면 북한이 공개한 사진과 해상도가 비슷하다는 게 일각의 분석이다.

북한 주장대로 해당 사진이 위성을 통해 촬영된 것이라면 북한이 고해상도 촬영 능력을 보유한 정찰위성을 갖고 있거나 임대하고 있는 사실을 우리 군이 파악하지 못했었다는 얘기가 된다.

현재 북한은 인공위성이 없어 정찰 목적으로 300여 대의 무인기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으로 군은 판단하고 있다. 한민구 장관은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북한이 지상을 촬영하는 위성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위성 이용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사드 기지 사격 훈련, 새 떼 쫓는 훈련이었다?

특히 이번 무인기 발견 시점과 사드 기지에서의 화망 사격훈련 날짜가 겹친다는 점에서 1대 이상의 북한 무인기가 내려왔을 가능성이 있다.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소형 비행체를 발견한 주민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발견 시기를 지난 8일 오전 10시께라고 했다. 이 주민은 하루 늦게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 8일 오후 4시경 경북 성주골프장에서 10여발의 탄약이 공중에 발사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군은 기지 안에 드론이나 새 떼가 날아든 상황을 가정해 이를 쫓아내는 사격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탄 사격을 하면서 사전에 주민들에게 공지도 없었다. 비행장 활주로의 경우 항공기와의 충돌 가능성 때문에 총으로 새 떼를 쫓지만 방공포대는 새 떼를 쫓아낼 이유도 없다. 또 다른 무인기를 격추하기 위한 총격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지난 9일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소형 비행체가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됐다. [출처=합동참모본부]

북한은 2014년 3~4월에 걸쳐 3대의 무인기를 내려보낸 바 있다. 당시 연료부족으로 추락해 파주, 삼척, 백령도에서 우리 군이 이를 수거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군은 당시 무인기 대응책을 마련했지만 아직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크기 3m 이하의 소형 무인기는 레이더반사면적(RCS)이 작아 탐지가 쉽지 않다. 군은 이에 대비해 차세대 국지방공레이더, 신형 대공포, 레이저 대공화기 등을 개발 중이지만 실전배치에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 무인기 탐지를 위한 이스라엘산 ‘라다’ 전술 저고도 레이더를 일부 전력화 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보고에서 “무인기에 사격 체계와 생화학 무기 등을 탑재해 우리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면서 “무인기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은 적절치 않다. 우리 군은 가용 능력 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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