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38015

백남기 직사 경찰 "운용 지침, 사고 전날 처음 봐"
민변, 경찰 청문조사보고서 검토... "야간 살수도 처음"
17.06.28 18:17 l 최종 업데이트 17.06.28 18:17 l 손지은(93388030)

백남기 농민에 물대포를 직사 살수해 쓰러뜨린 경찰이 '살수차 운용 지침'을 사고 전날 처음 본 것으로 드러났다. '살수차 운용 교육을 충분히 했다'는 경찰 측의 기존 주장에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아래 민변)은 28일 '경찰 청문조사보고서 및 진술서 제출에 관한 변호인단의 입장'을 내고 "지금까지 경찰은 살수차 운용 교육을 충실히 해왔고, 살수차 운용지침을 준수하였다는 입장을 계속하여 밝혀왔으나, 실제 현장에 처음 투입된 경찰이 전날 운용지침을 숙지하고 살수차를 운용했다"고 밝혔다.

민변이 살펴본 자료는 지난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직후 서울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실이 작성한 보고서와 해당 살수차에 탄 경찰 두 명의 진술서다. 이 자료는 국가배상 소송을 진행 중인 민변 '고 백남기 농민 변호단'이 요청해 재판부가 제출 명령까지 내렸지만 경찰이 불복해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23일 경찰이 항고를 취하하고 자료를 제출하면서 알려졌다.

"야간 살수도 처음"... 충분한 교육·훈련 없었다

살인적 물대포에 쓰러진 농민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14일 오후 서울 종로1가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던 69세 농민 백남기씨가 경찰이 쏜 강력한 수압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경찰은 쓰러진 농민에게 한동안 계속 물대포를 쐈다. 입에서 피를 흘리는 이 농민은 시민들의 도움으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살인적 물대포에 쓰러진 농민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14일 오후 서울 종로1가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던 69세 농민 백남기씨가 경찰이 쏜 강력한 수압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경찰은 쓰러진 농민에게 한동안 계속 물대포를 쐈다. 입에서 피를 흘리는 이 농민은 시민들의 도움으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2015년 11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1가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던 69세 농민 백남기씨가 경찰이 쏜 강력한 수압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 권우성

자료에 따르면 백남기 농민을 직사 살수한 최윤석 경장은 사고 다음날인 2015년 11월 15일 서울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실 조사에서 "살수차 운용지침은 집회 전날인 11월 13일 처음 봤다"고 답했다. 그는 사건 당일 '충남살수 9호차'에서 물대포 방향을 조작하는 역할을 했다. 또한 실전에 처음 투입됐으며, 야간 살수 역시 이날이 처음이었다.

또한 최 경장은 "노인, 장애인, 어린이 등에겐 살수하면 안 된다는 교육을 받았기에 노인이라는 걸 알았다면 절대 살수하지 않았다"라면서도 "(살수차에 달린 CCTV)화질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 상태로 밤에 비추니까 남녀노소 구분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라고 답했다. 최 경장이 억울함을 토로하는 대목이지만, 역으로 경찰이 무분별하게 살수를 했다는 걸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에 민변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살수차를 집회 현장에서 사용하면서, 충분한 교육과 훈련 없이 살수차를 운용하도록 한 것"이라며 "당시 동원된 살수차의 수, 사용된 물과 최루액의 양에 비추어보면 그 심각성은 더욱 크다"고 비판했다.

사건 이후 경찰의 자체 조사도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변은 "청문조사 보고서가 작성된 날은 2015년 11월 15일이었는데, 당시는 살수차 조작 요원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는 살수행위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확인도 하기 전에 (해당 경찰이)고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상황을 모른 채 직사살수 한 것으로 판단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당일 살수의 지휘체계는 4기동단장-4기동단경비계장-살수요원 순인데, 직접 지시했던 경비계장에 대한 조사 역시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수행위에 대한 지시가 이루어졌는지 보고서만으로는 이를 충분히 확인할 수도 없다"며 청문조사의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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