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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서 우리 대통령 환영 집회하는 날 올 줄이야"
2017-06-29 14:19 워싱턴=CBS 노컷뉴스 장규석 특파원 

"백악관 앞에서 대통령 환영 촛불 집회는 처음"..워싱턴서 문재인 환영 교민행렬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미 상공회의소 건물 앞에서 교민들이 손수 만든 환영 손팻말을 들고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고 있다. (워싱턴=장규석 특파원)

“우리가 여기서 대통령 환영 집회를 하는 날도 다 있네요.” 1995년 미국에 정착해 현재 메릴랜드 주에 거주 중이라는 김순영(51) 씨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기자에게 말했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28일 오후 8시 30분,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 미 상공회의소에서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 참가하고 있던 시각, 김순영 씨는 건물 밖에서 50여명의 교민들과 함께 환영 손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이라도 볼 수 있을까 거리로 앞다퉈 나온 교민들의 무리를 보면서 난감한 표정을 지은 것은 미국 측 경호원들이었다. 반면, 한국 측 경호원들은 이제는 익숙하다는 듯 ‘대통령이 여기 계시느냐’는 교민들의 물음에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여유를 보였다.  

이재수 미주희망연대 사무총장은 “얼마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백악관 앞에 집회를 하러 나왔다가 경호원들에게 밀려나왔던 경험을 생각하면 정말 세상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30여분 뒤 행사가 끝나고 문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나오자 교민들은 일제히 ‘문재인’을 연호하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문재인 대통령이 탄 차량이 지나가자 손을 흔들고 있는 교민들 (워싱턴=장규석 특파원)

김 씨는 “새 대통령이 당선되고 국격이 올라간 것 같다. 마중하러 나온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한 참석자는 “지금 여기 대통령과 한 공간에서 호흡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개무량하다”고 거들었다.  

이날 문 대통령 환영 집회에 나온 교민들 상당수는 과거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백악관 앞에서 반대 집회를 했던 경험을 떠올렸다. 사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조차도 과거 이라크 파병 문제와 한미FTA 문제 등으로 교민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교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문 대통령의 일정을 공유하고, 서로 카풀까지 하면서 워싱턴으로 달려왔다. 워싱턴 인근의 버지니아 주와 메릴랜드 주는 물론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주에서 왔다는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교민들이 들고 온 손팻말에는 그동안 익숙했던 ‘반대’라는 말 대신 ‘환영’이라는 말이 적혔다. “워싱턴에서도 꽃길만”, “We love Moon Jae-In”, “이게 다 문재인 덕분이다”, “Proud of my president”, "Moon rising in USA" 등 다양한 내용의 손팻말이 문 대통령을 가는 곳마다 반겼다. 

첫 일정인 장진호 전투기념비 참배와 헌화 때도,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 도착했을 때도, 미 상공회의소 앞에서도 어김없이 환영 행렬이 이어졌다. 이들은 스스로를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는 워싱턴 촛불 동포들’이라고 불렀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앞 공원에서 교민들이 문재인 대통령 환영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워싱턴=장규석 특파원)

이들 '촛불 동포'들은 저녁 9시가 넘어 해가 기운 뒤에도 문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블레어 하우스 앞에서 촛불을 켜고 그의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기원했다. 

1973년에 미국에 정착했다는 김환희(69) 씨는 “지난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미국에 살면서 백악관 앞에서 대통령을 환영하는 촛불집회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동안 우리나라에 민주주의의 기초가 놓였다면 이제는 민주주의라는 건물을 올릴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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