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70815213929107?s=tv_news

[앵커브리핑] 여전히 전투를 계속하는..'불쌍한 독립군!'
손석희 입력 2017.08.15 21:39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영하 사십도 시베리아 추위에 여름 모자 쓰고서 홑저고리로 밑 빠진 메커리에 간발하고서 벌벌 떨고 다니는 우리 독립군."

1920년대 러시아에서 항일무장투쟁을 이끌었던 김경천 장군이 지은 '불쌍한 독립군!' 중에 한 구절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당시 독립군들이 신고 추위를 견뎠다던 바로 그 메커리, 즉 짚신의 사진입니다.

영하 40도를 밑도는 혹한. 비록 다른 나라에서지만 잠깐이나마 영하 40도를 직접 겪어 봤던 저의 경험으로는 그것은 잔뜩 껴입고도 견딜 수가 없는 문자 그대로의 고통이었습니다.

그런데 얇은 저고리와 짚신을 신고 그것도 전쟁터에 나섰다니…

"낙엽이 떨어지기 전에 어서 무기를 준비하여 압록강을 건너는 것이 소원"

영화 <암살>에 등장하는 이 문구 역시. 이 시를 지은 김경천 장군의 일기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그는 실은 일본 육군사관학교 출신이었습니다. 보장된 미래가 있었겠지만 그는 황량한 동토 러시아에서 항일무장투쟁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이름조차 없이 스러져간 수많은 조선의 청년들과 여성 독립운동가들…

우리 모두는 역사에 빚이 있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 "독립운동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 사라지게 하겠다"

대통령은 말했다지만 논란은 또다시 불거졌습니다.

"국가가 성립하려면 국민·영토·주권이 있어야 한다. 1948년 건국은 자명한 일"이다.

그 주장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시작됐고 바로 직전 정부에선 예산까지 받아가면서 계속되어 온 일이었습니다.

추위와 굶주림. 죽음의 공포와 싸우던 그때의 청년들은 나라를 되찾은 지 72년이 지났지만 독립군과 임시정부가 아닌 48년 남한정부수립이 이 나라의 뿌리라 말하는 사람들과 여전히 전투를 계속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산에 지는 해는 쓸쓸도 하다. 너의 고향 이곳에서 몇 천리더냐. 널 기르신 부모 이곳 있으면 너의 모양 보고서 어떠하리오"

그리고 나라를 되찾은 지 72주년. 정부수립 98주년이 되는 오늘(15일) 하늘에선 굵고 거센 비가 종일 내렸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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