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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고대 국가는 언제부터?
오태진의 한국사 이야기
오태진 아모르이그잼 경찰학원 한국사 강사 | gosilec@lec.co.kr 승인 2014.08.13  16:56:23
 
고구려! 우리 민족이라면 누구나 자랑스럽고 벅찬 감동을 받을 그 이름. 이러한 고구려가 현재 우리에게 시사하고 있는 바는 매우 크다.  

북한이 정통성을 자부하고 있는 것까지는 인정할 수 있다. 왜! 그 대부분의 땅을 지금 차지하고 있으니까(물론 남한에도 고구려의 유적이 있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그 자랑찬 역사를 찬탈하고자 하는 것까지는 학자의 양심상, 도저히 용납을 못하겠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논의는 차후에 하겠지만, 북한의 저명한 고대사학자 중의 한 분은 1990년대 북한과 중국의 고구려사 논쟁 자리에서 중국의 비양심적인 학자들을 비판하고 탁자를 뒤엎으며 뛰쳐나왔다고 한다.  

그러한 울분은 비단 북한학자들만이 아니다. 같은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남한의 저명한 학자들도 가슴 저편에 울분을 갖고 논리적으로 중국의 주장에 비판을 가하고자 한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우리가 소홀히 하여 작금의 이와 같은 결과를 야기한 정부의 무능함을 탓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이제라도 정부 차원에서 대입에서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삼은 정도에 만족하면서 고구려를 여러 회에 걸쳐 해부하고자 한다. 우선 고구려 성립에 대한 여러 논고 가운데에서도 ‘부체제 성립론’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1. 고구려는 언제 고대 국가로 발전했나? 

중앙 집권적 고대 국가로서의 고구려의 형성과 관련해서는 『삼국사기』, 고구려 본기 초기 기사를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2가지 입장이 있다. 

① 대무신왕 혹은 태조왕 대 고대 국가 성립 

고구려가 ‘부족국가 → 부체제’라는 단계를 거쳐왔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 견해는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부족국가 → 연맹왕국 → 고대국가’라는 입장에서, 고구려가 기원전 2세기 이래 부족국가를 그 원초적 형태로 하는 ‘부족연맹’ 단계를 거쳐, 2세기경에는 ‘고대국가’로 성립, 발전하였다고 본다.  

이를 토대로 재구성해보면,  

㉠ 기원전 75년, 졸본이라는 지역의 고구려족이 현도군을 요동 방면으로 축출시켰다.
㉡ 고구려왕을 대표로 하는 ‘고구려연맹체’를 형성하였다. 
㉢ 부여에서 남하한 주몽 집단의 등장을 계기로 연맹장이 소노부에서 계루부로 교체되었다.
㉣-1 대무신왕 대, 5부 체제 형성 
㉣-2 태조왕 대, 5부 체제 형성

기원전 40여년 경 주몽 집단이 한군현에 대한 투쟁을 하면서 구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대무신왕 15년 이후 태조왕 이전 주몽 집단의 계루부 왕권을 중심으로 5나부, 즉 5부 체제를 구성하는 고구려 연맹체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기원후 2세기 태조왕 대에 이르러 강력한 중앙 집권적 고대 국가로 발전하였다.

로 나누어진다.  


② ‘고구려족 사회’ → ‘나국’ → ‘계루부가 나국을 통합’ → 귀족 국가

㉠ 기원전 3세기 - 구려족 사회가 형성 
㉡ 기원전 2세기 - 이들 가운데서 ‘나(那)’가 성장 
㉢ 기원전 1세기 - 현도군 축출 과정에서 ‘나국(那國)’ 및 이들이 뭉친 ‘나국연맹’ 형성
㉣ 1세기 이후 - 계루부 집단이 ‘나국’을, ‘나부’라는 하위 단위체로 편제
㉤ 3세기 - 나부가 해체되기 시작 
㉥ 4세기 - 집권적 귀족국가로 확립  


③ 송양의 비류국이 연맹체 결성 → 현도군 축출 → 졸본부여(주몽)이 연맹장 획득

㉠ 한군현과의 항쟁 과정에서 지도적 역할을 하던 송양의 비류국을 대신하여 졸본(환인)부여의 주몽이 연맹장의 지위를 획득하였다고 한다.  
㉡ 유리왕이 ‘고구려왕’으로서 자신의 지배권을 견고히 하면서 고구려 연맹체 안에서 지위를 확고히 다졌다고 한다.  
㉢ 대무신왕대에 와서 ‘연맹왕국의 장(張)’이 아닌 명실상부한 ‘고구려왕’으로서의 성격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대무신왕대에 나부통치체제의 기본틀이 형성되었다고 보았다. 
이 견해는 나부통치체제의 성격을 독자성이 있으며, 중앙이 각 부족에 대한 간접 통치 및 합의에 의한 공동 정치 운영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대무신왕대에 기초가 마련된 나부통치체제는 태조왕대에 완성한 것으로 본다.  


④ 주몽의 고구려 건국 자체가 이미 고대 국가다. 

한편,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초기기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고구려의 국가 형성에 대해서 사료에 보이는 바와 같이 주몽이 고구려를 건국하면서 비롯되었을 것으로 보았다. 

이는 고구려 형성 이전에 압록강 유역에 존재하고 있던 ‘나(那)’와 같은 작은 정치체는 군장사회였음을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고구려 건국이라는 시점을 국가 형성기로 보는 것이다. 

이 견해는 고구려 초기의 기사에 주목하여 고구려왕을 중심으로 하여 국가가 발전하였으며, 초기의 왕권이 비록 강력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중심으로 고구려가 발전했음을 고찰하였다. 또 국상과 같은 관직도 왕권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회에 계속>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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