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8936

[단독] ‘무도’ 김태호PD “노조탈퇴 제안 받았지만 거절했다”
MBC경영진, 지난해 보직간부 제안하며 노조 탈퇴 요구…“노조가 풍전등화였기 때문에 탈퇴할 수는 없었다”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2017년 09월 16일 토요일

MBC <무한도전> 김태호PD가 지난해 경영진으로부터 보직간부 제안을 받았으나 노조 탈퇴를 요구하자 제안을 거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디어오늘은 복수의 MBC 관계자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김태호PD 또한 MBC 총파업 돌입 이전인 8월2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회사에서 업무 효율성을 이유로 간부를 제안했고 수락했더니 다음날 (회사가) 노조 탈퇴서를 가져왔다. 간부가 되기 위해선 노조를 탈퇴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태호PD는 “내가 스스로 간부자리를 원한 적도 없었을 뿐더러, 그때만 해도 노조가 회사의 부당한 인사와 징계로 맞서 싸울 힘이 부족한 풍전등화 같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탈퇴할 수는 없었다”고 전한 뒤 “탈퇴할 생각을 해본적도 없었기 때문에 (당시 제안에) 당황스러웠다”고 털어놨다.  

김PD는 “회사 측에 노조 탈퇴를 할 수 없다고 말했고 그 후 나는 MBC에서 1노조에 가입되어 있는 유일한 회사 간부가 됐다”고 말했다.  

▲ 김태호 MBC &#039;무한도전&#039; PD. ⓒMBC
▲ 김태호 MBC '무한도전' PD. ⓒMBC

김PD는 올해 초 조합원 신분을 유지한 채 팀장직을 맡았다. 그는 팀장을 수락하게 된 배경에 대해 “<무한도전>이 인적구성 규모와 회사 내 중요성이 커지면서 제작의 효율성과 독립성을 위해 사내외 협력업무 및 후배들 근퇴를 관리하는 팀장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김PD는 그러나 올해 팀장직 수락 당시에도 “하루하루 어렵게 일하는 후배들을 등급으로 줄 세우는 인사평가만큼은 못 받겠다”는 조건을 걸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복수의 MBC 내부관계자에 따르면 김태호PD는 MBC경영진이 회유를 위해 가장 애를 썼던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소속 조합원이었다. 경영진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김태호PD를 노조에서 탈퇴시켜 훗날 노조의 파업 영향력을 최소화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보직간부를 맡다가 현재 MBC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한 PD는 “팀장은 원래 보직이 아니다. 김태호PD가 제안 받았던 케이스는 팀장을 보직화 시킨 것으로 매우 이례적이었다”며 “김태호PD의 케이스는 조합탈퇴라는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MBC 파업으로 인해 시청자들이 실질적으로 느끼는 불편함은 <무한도전>밖에 없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MBC에서 <무한도전>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김PD는 본인이 노조를 탈퇴할 경우 노사관계를 비롯해 동료들에게 미칠 파급력을 고려해 조합원 신분을 어떻게든 유지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 MBC &#039;무한도전&#039;. ⓒMBC
▲ MBC '무한도전'. ⓒMBC

이 같은 회유작전은 비단 김태호PD에게만 가해졌던 것은 아니었다. 앞서 안광한 전임 사장 시절 MBC경영진은 보직 간부를 늘리며 MBC본부 집행부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전략을 구사했다. 전직 MBC본부 노조 간부는 “사측이 보직을 갖고 조합원들을 많이 흔들어서 올해 2월 새 집행부에서 보직을 맡아도 조합에 가입이 가능하게 규정을 바꿨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는 보직을 맡으면 조합 자동탈퇴였다. 그럼에도 경영진은 조합원에게 보직간부를 제안하며 ‘먼저 노조 탈퇴서를 작성해야 보직을 주겠다’는 식으로 노노 갈등을 유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김태호PD처럼 보직간부 자리를 위해 노조를 버리지 않았던 조합원들이 존재했다.  

김태호PD는 “언론장악의 긴 세월동안 수많은 동료 선후배들은 본 업무와 관련 없는 곳으로 몇 년째 유배되어 있는데, 나는 아무 저항도 못하고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계속 같은 일을 하고 있었다는 미안함이나 죄책감이 어찌 보면 이번 파업에 참가하는 대부분 사람들의 마음가짐인 것 같다”고 밝혔다.  

김태호PD는 “이번 파업은 단순히 누군가를 내보내는 싸움이 아니라 지금까지 제작현장을 비롯한 MBC의 체질을 바꾸고 MBC를 재건하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