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811465.html?_fr=mt2

문체부와 예술위, 블랙리스트도 모자라 연극협회 선거 개입까지
등록 :2017-09-18 17:17 수정 :2017-09-18 17:32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18일 1차 대국민보고
선거개입 방침 담은 문체부 예술위 기밀문건 공개
‘연극계 친정부 우호세력화 추진’ 등 명시
문예진흥기금공모-선거 연계 정황도 드러나 

2017년 1월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박근혜 퇴진과 김기춘 조윤선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전국 1만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 시민 노동자 직접문화행동 블랙리스트 버스 참가자들이 침묵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세종/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017년 1월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박근혜 퇴진과 김기춘 조윤선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전국 1만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 시민 노동자 직접문화행동 블랙리스트 버스 참가자들이 침묵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세종/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박근혜 전 정부의 블랙리스트 공작을 실행했던 문화체육관광부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가 2016년 2월 치러진 한국연극협회(이하 협회) 25대 이사장 선거에 친정부적인 ‘우호세력 확보’를 위해 사전 개입을 꾀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달초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가 최근 밝혀낸 내용이다. 조사위는 18일 오후 서울 종로3가 인디스페이스에서 1차 대국민보고회를 열어 이런 내용 등을 담은 문체부 기밀문건들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문건들 가운데 문체부의 협회선거 개입시도를 보여주는 직접적인 물증은 2015년 5월13일치에 작성된 ‘서울연극제 관련 보고’다. 당시 문체부쪽은 산하 예술위의 2015년도 공공극장 대관 심사에서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서울연극협회(이하 서협)의 ‘2015 서울연극제’를 배제한 것과 관련해, 이 문건에 예술위의 대응방안으로 ‘서협 공세에 방어적 대응 및 연극계 우호 세력화 추진’ 등을 적시했다.

실제로 문체부는 그뒤 진행된 ‘2016 문예진흥기금공모사업’ 때 신청단체 지원 여부를 한국연극협회장 선거와 연계해 검토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진상조사위는 설명했다. 이를 보여주는 것이 문체부가 2016년 1월21일치에 작성한 ‘문예진흥기금 공모사업 추진상황’이란 문건이다. 이 문건 내용에는, 공모사업중 일부에 대한 검토의견란에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선거와 연계(정대경 위원 협조요청)’란 구절이 나와 선거과정 전반에 노골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일으킨다고 조사위는 짚었다. 문건에 나온 정 위원은 지난해 협회 선거에서 다른 후보 2명과의 경선을 거쳐 이사장에 당선됐다.

조사위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협회장 선거 때 정 이사장과 경쟁했던 다른 후보자가 “정부기관 관계자의 개입이 있었다”며 진상조사를 신청해 현재 조사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사위는 2015년 서울연극제 대관 배제를 위해 문체부가 그 전해 10월 청와대와 이미 계획을 꾸려 작업을 진행했으며, 2016년 서울연극제 대관신청을 원천적으로 막기위해 ‘대한민국연극제’ 신설과 지역행사 대관불허 방침을 세웠다는 사실 등을 담은 기밀문건도 찾아내 이날 처음 공개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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